470만명 끌어모은 토스증권, 흑자기조 이어갈까
핀테크 증권사 답게 직관적 MTS로 젊은 투자자들 흡수
해외주식 덕에 3분기 흑자전환 성공…4분기엔 글쎄
서학개미 열기 시들…“브로커리지 의존 탈피해야”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서 기자] 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핀테크 증권사 토스증권이 4분기에도 흑자기조를 이어갔을 지 주목된다. 직관적인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으로 젊은 층을 흡수하며 이용자수는 계속 불려가는 모습이지만, 주요 수익원이었던 해외 주식 중개 부문이 녹록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관 영업 없이 오로지 개인 고객 수수료 수익에 의존하는 사업 구조가 토스증권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 492억원, 영업이익 22억원, 당기순이익 21억원을 기록했다. 토스증권이 분기 흑자를 달성한 건 회사 출범 후 1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매출은 492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30%,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50% 증가했다.
고객 수도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토스증권 고객 수는 470만명을 돌파했다. 2021년 3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서비스를 정식으로 오픈한 지 3개월 만에 350만 명이 계좌를 텄다. 이후 지난해 3월 420만 명에서 9월 450만 명으로 증가하는 등 꾸준히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수도 200만명 이상을 꾸준히 유지했다.
토스증권의 성장 비결로는 사용자 중심 MTS가 꼽힌다. 토스뱅크와 ‘원 앱’으로 사용이 가능한 데다 직관적인 UI·UX로 연령대를 불문하고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앱 내에 ‘의견 보내기’를 운영해 지속적으로 고객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토스증권이 지난 12월 한 달간 ‘의견 보내기’ 창구를 통해 고객 의견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의견 8000여 건 중 70%가 토스증권 서비스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쉽고 직관적인 서비스에 만족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사용자들은 “주식 거래 시 알아야 할 지식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준다”. “UI가 직관적이어서 타 증권사 앱에 비해 빠르고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매수와 매도가 편하고 가볍게 접근할 수 있어 좋다”고 평가했다.
빠른 개발 능력과 해외 주식이 강점
해외 주식은 토스증권이 고객을 끌어모은 핵심 전략 중 하나였다. 국내 주식과 동일하게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힘썼다. 해외주식 종목명이 낯설 수 있는 투자자들을 위해 브랜드 및 키워드 검색 기능도 갖췄다. ‘구글’을 검색하면 구글을 서비스하는 ’알파벳’의 기업 정보는 물론, 해당 종목이 포함된 ETF(상장지수펀드), 관련 섹터(IT)의 종목, 최신 뉴스 등을 모두 한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해외주식 서비스는 토스증권의 실적 효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토스증권 해외주식 서비스 매출은 전체의 30% 수준을 기록했다. 2022년 1분기만 해도 37억원에 불과했지만 3분기 130억원으로 세 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 거래대금도 6조2000억원에서 13조5000억원으로 뛰었다.
또 IT 기반 증권사인 만큼 개발 능력도 강점이다. 해외 주식 서비스 출시 이후 토스증권 딥러닝 전문가들은 ‘해외뉴스 인공지능(AI) 번역 엔진’을 자체 개발했다. 언어가 달라 제한됐던 해외주식 정보에 대한 양과 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뉴스 번역에 대한 내부 논의 이후 바로 개발이 진행됐다”며 “빠른 개발로 바로 고객에게 번역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파른 성장세에도 과제는 남아있다. 증시 부진과 경기 침체로 전통 증권사들도 영업이익 ‘1조’ 클럽 자리가 위태로운 가운데, 토스증권 수익 구조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전통 증권사들의 수익은 규모가 큰 IB(투자은행) 또는 기관 영업이 차지하고 있다. 리테일 비중이 큰 토스증권은 증시 위축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토스증권이 강점을 가진 해외 주식 투자 열기도 사그라들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예탁원을 통한 국내 투자자의 2022년 연말 외화증권 보관금액(766억9000만달러)이 전년(1005억9000만달러) 대비 2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화증권 결제금액 역시 3천755억3천만달러로 전년(4천907억1천만달러) 대비 23.5% 감소했다. 이에 토스증권이 해외 시장의 거래 규모 축소에 대비하지 않을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고객 경험에 집중했지만 고객 관련 잡음도 있었다. 지난해 토스증권은 수익률 표기 오류, 매입 단가 표기 오류, 거래 먹통, 환율 오류 등 수차례 시스템 오류가 발생해 홍역을 치렀다. 당시 토스증권은 내부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 등을 통해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나은행과 ‘24시간 FX 거래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브로커리지 수수료 의존과 수익구조 다각화 역시 토스증권이 앞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 중 하나일 것으로 보인다.
토스증권은 앞으로 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계획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확보한 고객의 점유율 유지는 물론 주식 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는 '프로' 투자자들의 요구도 충족하겠다는 목표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타 증권사처럼 기관 영업, IB 등 증권업 전반에 대한 비즈니스적 확장은 고민하지 않고 있다”며 “초보 투자자부터 프로 투자자까지 투자자들이 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계획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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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 492억원, 영업이익 22억원, 당기순이익 21억원을 기록했다. 토스증권이 분기 흑자를 달성한 건 회사 출범 후 1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매출은 492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30%,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50% 증가했다.
고객 수도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토스증권 고객 수는 470만명을 돌파했다. 2021년 3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서비스를 정식으로 오픈한 지 3개월 만에 350만 명이 계좌를 텄다. 이후 지난해 3월 420만 명에서 9월 450만 명으로 증가하는 등 꾸준히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수도 200만명 이상을 꾸준히 유지했다.
토스증권의 성장 비결로는 사용자 중심 MTS가 꼽힌다. 토스뱅크와 ‘원 앱’으로 사용이 가능한 데다 직관적인 UI·UX로 연령대를 불문하고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앱 내에 ‘의견 보내기’를 운영해 지속적으로 고객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토스증권이 지난 12월 한 달간 ‘의견 보내기’ 창구를 통해 고객 의견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의견 8000여 건 중 70%가 토스증권 서비스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쉽고 직관적인 서비스에 만족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사용자들은 “주식 거래 시 알아야 할 지식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준다”. “UI가 직관적이어서 타 증권사 앱에 비해 빠르고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매수와 매도가 편하고 가볍게 접근할 수 있어 좋다”고 평가했다.
빠른 개발 능력과 해외 주식이 강점
해외 주식은 토스증권이 고객을 끌어모은 핵심 전략 중 하나였다. 국내 주식과 동일하게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힘썼다. 해외주식 종목명이 낯설 수 있는 투자자들을 위해 브랜드 및 키워드 검색 기능도 갖췄다. ‘구글’을 검색하면 구글을 서비스하는 ’알파벳’의 기업 정보는 물론, 해당 종목이 포함된 ETF(상장지수펀드), 관련 섹터(IT)의 종목, 최신 뉴스 등을 모두 한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해외주식 서비스는 토스증권의 실적 효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토스증권 해외주식 서비스 매출은 전체의 30% 수준을 기록했다. 2022년 1분기만 해도 37억원에 불과했지만 3분기 130억원으로 세 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 거래대금도 6조2000억원에서 13조5000억원으로 뛰었다.
또 IT 기반 증권사인 만큼 개발 능력도 강점이다. 해외 주식 서비스 출시 이후 토스증권 딥러닝 전문가들은 ‘해외뉴스 인공지능(AI) 번역 엔진’을 자체 개발했다. 언어가 달라 제한됐던 해외주식 정보에 대한 양과 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뉴스 번역에 대한 내부 논의 이후 바로 개발이 진행됐다”며 “빠른 개발로 바로 고객에게 번역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파른 성장세에도 과제는 남아있다. 증시 부진과 경기 침체로 전통 증권사들도 영업이익 ‘1조’ 클럽 자리가 위태로운 가운데, 토스증권 수익 구조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전통 증권사들의 수익은 규모가 큰 IB(투자은행) 또는 기관 영업이 차지하고 있다. 리테일 비중이 큰 토스증권은 증시 위축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토스증권이 강점을 가진 해외 주식 투자 열기도 사그라들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예탁원을 통한 국내 투자자의 2022년 연말 외화증권 보관금액(766억9000만달러)이 전년(1005억9000만달러) 대비 2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화증권 결제금액 역시 3천755억3천만달러로 전년(4천907억1천만달러) 대비 23.5% 감소했다. 이에 토스증권이 해외 시장의 거래 규모 축소에 대비하지 않을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고객 경험에 집중했지만 고객 관련 잡음도 있었다. 지난해 토스증권은 수익률 표기 오류, 매입 단가 표기 오류, 거래 먹통, 환율 오류 등 수차례 시스템 오류가 발생해 홍역을 치렀다. 당시 토스증권은 내부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 등을 통해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나은행과 ‘24시간 FX 거래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브로커리지 수수료 의존과 수익구조 다각화 역시 토스증권이 앞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 중 하나일 것으로 보인다.
토스증권은 앞으로 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계획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확보한 고객의 점유율 유지는 물론 주식 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는 '프로' 투자자들의 요구도 충족하겠다는 목표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타 증권사처럼 기관 영업, IB 등 증권업 전반에 대한 비즈니스적 확장은 고민하지 않고 있다”며 “초보 투자자부터 프로 투자자까지 투자자들이 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계획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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