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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정 CSO “5년 내 가입자 1000만명 달성, 웨이브 흑자 전환이 목표” [거침없는 K-콘텐츠]③

최소정 콘텐츠웨이브 최고전략책임자 [이코노 인터뷰]
‘적자’ 웨이브, 미주플랫폼 코코와 인수로 글로벌 진출

최소정 콘텐츠웨이브 최고전략책임자(CSO·전략본부장)가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 본부장은 코코와 인수 후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사업에 대해 “두려움과 설렘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넷플릭스의 성공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 이를 지켜본 국내 사업자들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성장 기회’라 판단,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9년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KBS·SBS·MBC)가 손잡고 설립한 콘텐츠웨이브의 OTT 플랫폼 웨이브(Wavve)도 이 중 하나다.

콘텐츠웨이브는 출범 당시부터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뒀다. K-콘텐츠의 세계적 인기와 국내 OTT 시장의 빠른 성장세에 기반해 짠 사업 계획이다. ‘글로벌 진출’은 비단 콘텐츠웨이브뿐 아니라 ‘한국판 넷플릭스’를 표방하며 서비스를 시작한 토종 OTT(티빙·왓챠 등) 모두가 핵심 사업 전략으로 내걸기도 했다.

국내 OTT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된 지 약 5년이 지났다. 비대면 문화를 타고 빠르게 가입자를 모았던 토종 OTT 사업자들은 이제 ‘생존’을 걱정한다.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 되면서 성장에 제동이 걸렸고, 디즈니·애플·파라마운트 등에서 운영하는 글로벌 OTT도 국내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가입자가 늘어나는 속도보다 콘텐츠 제작비 상승이 더 가팔랐고, 토종 OTT 사업자 모두 적자 행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OTT 사업자 중 흑자를 내는 곳은 넷플릭스 한국법인이 유일하다.

토종 OTT의 ‘글로벌 진출’은 그렇게 ‘허공에 외침’이 되는 듯했다. 해외 진출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기도 빠듯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국내 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야 해외 진출이 가능한데, 지금으로선 사업자의 의지가 있어도 여건이 안 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콘텐츠웨이브는 그런데도 세계 시장에 발을 내딛는 결단을 최근 내렸다. 적자 상황에서도 미주지역에서 사업을 꾸리고 있는 콘텐츠 플랫폼 코코와(KOCOWA·Korean Content Wave)를 인수, 글로벌 사업자 전환의 신호탄을 쐈다. 서비스 시작 후 약 3년 만에 이룬 성과이자, 토종 OTT 중 처음으로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 기업이란 타이틀도 얻었다.

‘생존’이 2023년 국내 OTT 시장에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떠올랐음에도 콘텐츠웨이브는 왜 세계 시장에 눈을 돌렸을까. 이를 묻기 위해 콘텐츠웨이브에서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최소정 최고전략책임자(CSO·전략본부장)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최근 만났다. 최 본부장은 지난 2006년 SK텔레콤에 입사해 2021년 상무로 승진, 구독미디어 사업을 담당해왔다. 음악 플랫폼 ‘플로’에서 CSO로도 활약하며 전문성을 쌓았다. 2022년 6월부턴 콘텐츠웨이브의 글로벌 진출을 전담하고 있다.

최 본부장은 “국내 OTT 사업자 중 가장 먼저 글로벌 진출에 나서 뿌듯하면서도, 세계 수준에 맞는 콘텐츠 제작에 부담을 느낀다”며 “두려움과 설렘을 동시에 느끼며 사업적 시너지 마련을 위한 전략 수립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소정 콘텐츠웨이브 최고전략책임자(CSO·전략본부장)가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코코와를 ‘글로벌 진출’ 발판으로 삼은 이유

최 본부장은 코코와를 글로벌 진출의 발판으로 삼은 배경으로 ▶미주 플랫폼 ▶주주 구성의 동일성 ▶K-콘텐츠 특화 서비스를 꼽았다. 그는 “웨이브 사업 초기엔 동남아를 포함한 아시아 시장을 글로벌 진출의 발판으로 검토했으나, 이곳은 유료 구독 모델의 안착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직접 사업 진출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글로벌 OTT도 동남아 시장에선 다른 국가 대비 낮은 구독료로 서비스하는 중”이라며 “반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시장은 구독 경제에 익숙해 수익 구조 마련에 더 적합하다고 봤고, 코코와는 이곳에서 K-콘텐츠를 무기로 자체적으로 100만명 수준의 구독자를 확보한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코코와는 지상파 3사가 2016년 설립한 코리아콘텐츠플랫폼(KCP)의 미주권 OTT 브랜드로, 자체 서비스 ‘코코와플러스(+)’를 운영 중이다. 2021년 SK스퀘어 아메리카가 KCP 지분 20%를 인수하고, 회사 이름을 ‘웨이브 아메리카’로 변경했다. 코코와는 현재 직접 유통은 물론 제휴 방식으로 미국·캐나다·멕시코·브라질 등 미주지역 약 30개국에 K-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OTT·케이블TV 등 현지 주요 제휴사는 ▶아마존프라임비디오 ▶구글TV(Google TV) ▶라쿠텐 비키(Rakuten Viki) ▶로쿠(Roku) ▶컴캐스트 엑스피니티(Comcast Xfinity) ▶주모(Xumo) ▶콕스(COX) 등이다. 영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의 자막과 더빙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최 본부장은 K-콘텐츠의 세계적 인기에 따라 코코와의 성장세가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도 인수 결정의 긍정적 요소가 됐다고 했다. 그는 “미국 대형 통신사가 글로벌 OTT 약 20개를 묶어 서비스하는 플랫폼을 출시하는데, 코코와가 이 중 하나로 포함됐다. 글로벌 톱티어 협력사도 K-콘텐츠에 주목하고 상황에서 코코와가 그 대안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라며 “코코와는 해외에서 K-콘텐츠를 대표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다양한 곳에서 파트너십 논의 요청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소정 콘텐츠웨이브 최고전략책임자(CSO·전략본부장)가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5년 내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가입자 1000만명을 달성, 흑자 전환을 이루는 게 가장 시급한 목표”라고 말했다. [신인섭 기자]

“현지 코코와 가입자 데이터로 서비스 고도화”

콘텐츠웨이브는 코코와가 확보한 해외 가입자도 ‘시장 확대’에 주요 발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미주지역뿐 아니라 세계 모든 시장 진출을 바라보고 있어서다. 코코와는 현재 가입자 100만명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최 본부장은 “OTT의 핵심은 단연 콘텐츠 차별화인데, 현지 가입자를 통해 얻는 데이터로 ‘더 선호하는 K-콘텐츠’가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고, 이는 제작 경쟁력으로 직결될 것”이라며 “또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 추천 기능이나, 글로벌 확장에 기본 요소인 사용자 환경·경험(UI·UX) 고도화에도 이들의 사용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접근은 비단 해외 서비스에만 국한하지 않고 역으로 웨이브의 국내 서비스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코코와의 사업 확장 측면에서도 콘텐츠웨이브와의 합병은 긍정적 요소가 된다. 최 본부장은 콘텐츠웨이브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도 순차적으로 코코와를 통해 해외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지상파 3사가 제작하는 드라마·예능으로 사업적 기반을 형성하고, 오리지널 콘텐츠로 가입자의 충성도를 높이는 식으로 수익성 증대를 이루겠단 전략이다.

최 본부장은 이 같은 시너지 효과 사례로 오리지널 콘텐츠 ‘약한영웅 Class1’를 꼽았다. 해당 콘텐츠가 코코와에서 공개된 후 가입자 수나 시청 시간 등의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최 본부장은 “자회사인 스튜디오웨이브를 통해 2021년부터 자체 콘텐츠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고, 뚜렷한 성과를 냈다”며 “이는 해외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 본부장은 이 밖에도 콘텐츠웨이브와 코코와 간 시너지 창출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는 “코코와와 웨이브를 통합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제작할지, 글로벌은 다르게 운영할지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플랫폼 전략을 짜고 있다”며 “우선은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통해 기반을 확보하고, 고객형(B2C)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코와를 중심으로 유럽·중동 등 현지 사업자와 제휴를 확대, 인지도를 높인 후 자체 플랫폼 확대가 이뤄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단 설명이다.

콘텐츠웨이브는 코코와 인수 등 글로벌 진출을 위해 최근 901억3263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웨이브아메리카 지분 맞교환을 단행했다. 적자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규모 배팅인 셈이다. 콘텐츠웨이브는 설립 후 단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영업손실은 2019년 137억원에서 ▶2020년 169억원 ▶2021년 558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2022년 3분기 기준 당기손실은 982억원을 기록했다. 최 본부장은 “효율적인 방식으로 매력적인 자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은 물론 국내 서비스를 확대해 적자를 극복할 것”이라며 “5년 내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가입자 1000만명을 달성, 흑자 전환을 이루는 게 가장 시급한 목표이고 코코와 인수는 이를 달성할 수 있단 자신감의 방증”이라고 힘줘 말했다.
최소정 콘텐츠웨이브 최고전략책임자(CSO·전략본부장)가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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