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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빼고 다 적자인데…시즌 품은 티빙, 수익성 문제 풀까

MAU 556만명 플랫폼으로 확장…토종 OTT 1위
3Q 누적 순손실 652억원…가입자 확대로 수익성 개선
시즌과 제작 영역 ‘시너지’…700편 콘텐츠 공개 예정

 
 
 
CJ ENM이 운영하는 티빙이 KT의 시즌(seezn)을 흡수합병했다. [사진 티빙]
CJ ENM이 운영하는 티빙이 KT의 시즌(seezn)을 흡수합병했다. 토종 OTT 중 가장 덩치가 큰 플랫폼의 탄생이다. 국내에서 OTT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중 넷플릭스를 제외하곤 모두 겪고 있는 ‘적자 행보’를 규모가 커진 티빙이 어떻게 풀어낼지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은 현재 시즌의 주요 콘텐츠를 자사 플랫폼에서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꾸리고 있다. 시즌을 전일 품으면서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 절차를 밟는 중이다. 시즌 서비스는 오는 31일 종료된다.
 
이번 합병은 지난 7월 14일 양사가 이사회를 열고 합병안을 결의하며 진행됐다. 1(티빙)대 1.5737519(시즌)로 합병 비율이 정해지면서 시즌의 모회사인 KT스튜디오지니가 사모펀드(PEF) 운용사 미디어그로쓰캐피탈제1호(JC파트너스)와 함께 티빙의 3대 주주로 올랐다. 현재 티빙의 1대 주주는 CJ ENM, 2대 주주는 스튜디오룰루랄라(SLL·옛 JTBC스튜디오)다.
 
티빙은 시즌을 품기 전에도 토종 OTT 1위 자리를 다투던 플랫폼이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은 10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 431만명을 기록했다. 9월 418만명으로, 웨이브(413만명)를 누르고 차지한 첫 1위 자리를 두 달 연속 유지했다. 웨이브의 10월 MAU는 416만명이다.
 
티빙은 여기에 10월 기준 MAU 125만명을 기록한 시즌을 온전히 품으면서 웨이브와의 격차를 더 벌리게 됐다. 티빙은 KT 요금제·부가서비스로 시즌을 이용하던 이들을 품기 위한 연동도 진행한다. 시즌 가입자는 전일부터 티빙 계정에 등록이 가능했다.
 
▶시즌 플레인 가입자는 ‘티빙 라이트’로 ▶시즌 믹스 가입자는 ‘티빙 베이직’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티빙은 ‘티빙 라이트’ 상품을 KT 전용 상품으로 꾸리기도 했다. 해당 상품 가입자는 ▶실시간 채널 ▶TV프로그램 ▶오리지널 콘텐츠 ▶독점 콘텐츠 등을 2023년 상반기까지 이용할 수 있다.
 
시즌 콘텐츠로 방영됐던 드라마 ‘신병’의 포스터. 시즌2 제작이 확정된 작품이다. [사진 티빙]

티빙, 수익성 잡을까

티빙이 토종 OTT 1위 자리를 견고히 했지만, 수익성 개선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국내에서 OTT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사업자 중 흑자를 내는 곳은 넷플릭스가 유일하다. 토종 OTT 모두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다.
 
넷플릭스 한국법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1년도에 매출 6316억7853만원, 영업이익 982억2182만원을 기록했다. 매출 4154억5004만원, 영업이익 88억2048만원을 올린 2020년과 비교해 사업 규모가 더 커졌다.
 
반면 티빙은 지난해 76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토종 OTT 중 1위를 달리고 있음에도 적자 규모는 올해 더 커질 전망이다. 티빙의 운영사 CJ ENM의 3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티빙은 현재 누적 순손실 65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CJ ENM은 최근 티빙의 적자 확대를 반영, 2022년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1550억원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는 당초 수치보다 1150억원 낮은 금액이다. 연간 매출 전망치는 4조8000억원으로 유지했다.
 
시즌을 종속사로 두고 있던 KT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KT가 발표한 3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시즌은 이 기간 매출 272억5800만원을 올렸으나, 영업비용이 673억4000만원 발생했다. 시즌의 적자 행보가 실적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한 셈이다.
 
CJ ENM은 그런데도 티빙이 시즌을 품도록 했다. 가입자를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한다면 흑자 전환이 가능하리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결정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넷플릭스의 10월 기준 MAU는 1136만명이다. 2021년 매출 중 6295억5041만원이 ‘스트리밍’에서 나왔다. 티빙 역시 시즌과의 합병을 통해 이 같은 사업 구조를 만들어 수익성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지난 10월 31일 이 같은 시장 상황을 티빙과 시즌의 기업결합 승인 근거로 삼기도 했다. 공정위는 당시 두 회사가 합병하면 유료 구독형 OTT 시장 점유율 2위 사업자가 되지만 1위인 넷플릭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란 점을 이유로 ‘단독으로 구독료를 인상하거나 콘텐츠를 독점적·배타적으로 공급할 가능성이 작거나 없다’고 판단했다.

“콘텐츠가 곧 경쟁력”…인수 시너지 기대

시너지 창출도 합병으로 인한 기대 요소로 꼽힌다.
 
티빙 측은 이번 합병에 대해 “시즌은 숏폼부터 미드폼까지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여 온 곳”이라며 “티빙의 플랫폼 경쟁력을 극대화해 국내 입지를 다지고 성장 동력을 구축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시즌의 주요 콘텐츠를 티빙 안으로 끌어들이면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단 설명이다.
 
티빙은 시즌이 유통하던 주요 콘텐츠를 자사 플랫폼에서 제공한다. [사진 티빙]
시즌이 보유하고 있던 ▶신병 ▶가우스전자 ▶굿잡 ▶얼어죽을 연애 따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스파이더맨 시리즈 등을 지속해서 티빙 내에 업데이트할 방침이다. 티빙에서 순차 공개되는 시즌의 콘텐츠는 약 700편에 달한다. 이와 함께 티빙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파라마운트와 ‘파라마운트+ 브랜드관’도 지난 6월 론칭하는 등 지속해서 콘텐츠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티빙 관계자는 “이번 시즌 합병을 계기로 국내 최대 K-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국내외 다양한 파트너 사와 양질의 콘텐츠 제작과 교류, 다각적 유통 전략, 시청 품질 서비스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두용 기자 jdy223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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