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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G전자, 왓챠 끊고 웨이브 품는다…스마트TV ‘핫키’ 변경

활성 이용자 5배 차이…왓챠 밀어낸 웨이브
4K 콘텐츠 늘리는 웨이브, 스마트TV 공략

LG전자가 2023년 3월부터 국내에 본격적으로 판매하는 스마트TV 리모컨 버튼이 왓챠에서 웨이브로 교체된다. 사진은 2021년형 LG전자 스마트TV 인공지능 리모컨 제품 이미지를 활용해 재구성. [그래픽 이코노미스트]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LG전자가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와의 동거를 끝내고 웨이브를 품는다.

 LG전자는 올해 3월 국내 시장에 2023년형 TV 신제품을 본격적으로 판매한다. 이와 함께 출시되는 스마트TV 인공지능 리모컨에 웨이브 전용 버튼(핫키)이 탑재되는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했다. 그 버튼은 2021년부터 왓챠가 이용했던 자리였는데, 이번에 웨이브로 교체되는 것이다. 

왓챠는 이로써 5년간 이어온 LG전자 TV와의 접점을 축소하게 됐다. 왓챠는 2019년 LG전자 스마트TV 리모컨을 통해 자사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기능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핫키 이름은 당시 ‘영화’였으나, 2021년 이를 ‘왓챠’로 변경했다. 왓챠가 핫키에서 제외됐지만, 여전히 LG전자 스마트TV 운영체제인 웹OS(webOS)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버튼 한 번으로 서비스에 접속하는 기능이 빠지면서, 왓챠 이용자 입장에선 접근성이 떨어지게 됐다.

반면 웨이브는 이번 협업을 통해 신규 가입자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웨이브 역시 그간 LG전자 스마트TV 웹OS를 통해 이용이 가능했다. 다만 핫키와 달리 LG 스마트TV에서 웨이브를 이용하기 위해선 별도의 접속 과정이 필요했다. 웨이브가 핫키 자리를 차지하면서 이용자 편의성이 향상, 콘텐츠 접근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LG전자·웨이브 모두 ‘윈-윈’

TV 접근성을 대폭 높일 수 있는 OTT 전용 버튼은 통상 ‘제조사의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 이번 웨이브의 핫키 마련은 양사 모두에 ‘윈-윈’ 전략으로 평가된다. LG전자 입장에선 왓챠 대비 높은 가입자를 보유한 웨이브의 협업을 통해 자사 제품의 매력을 높일 수 있다. 웨이브 역시 LG전자 제품을 통해 자사 플랫폼 접근성을 높일 수 있어 사업적 시너지를 내는 게 가능하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2년 12월 기준 웨이브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08만2493명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왓챠는 81만7386명에 그쳤다. 웨이브가 약 5배 정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1월 23일부터 29일까지 집계된 주간활성이용자수(WAU) 기준으로도 웨이브(243만3163명)가 왓챠(38만2968명) 대비 압도적으로 높다. LG전자 입장에선 웨이브의 접근성 향상으로도 스마트TV 매력을 높일 수 있는 셈이다. 웨이브는 지상파 3사(KBS·SBS·MBC)의 콘텐츠를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시청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플랫폼이다.

웨이브 입장에서도 LG전자 TV 제품 이용자를 ‘잠정적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누적 기준 LG전자의 세계 TV 시장 점유율은 17%(금액기준)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 수량 기준으로도 12%를 차지했다.
왓챠는 2021년 LG 스마트TV 인공지능 리모컨에 전용 버튼을 마련했으나, 2023년 제품부터 이 자리를 웨이브에 내줬다. 사진은 왓챠가 전용 버튼 출시 당시 진행한 이벤트 이미지. [사진 왓챠]

웨이브 4K 콘텐츠, OLED TV로 쉽게 시청

웨이브가 TV 접근성을 높인 배경으론 국내 OTT 시장의 경쟁 심화가 꼽힌다. KBS 공영미디어 연구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OTT 시청은 스마트폰에 집중돼 있다. 스마트TV 시청 비율이 가장 높은 넷플릭스도 39.6%에 그친다. 이를 달리 말하면 포화 상태인 스마트폰보다 스마트TV에선 ‘성장 여력’이 남아있단 의미다.

웨이브가 4K 해상도(3840x2160)의 콘텐츠를 늘리고 있다는 점도 이런 지점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웨이브는 최근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4K 화질로 독점공개 했다. 헌트·갱스 오브 런던2·라자루스 프로젝트 등도 4K로 서비스하며 ‘고화질 콘텐츠’ 영역을 넓히고 있다. 웨이브 가입자 입장에선 이 같은 콘텐츠를 LG전자 TV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패널을 적용한 스마트TV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TV 대비 명암비와 화질 측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평가돼, 4K 콘텐츠 시청에 적합하다. LG 올레드 TV는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인 ‘소비자가전쇼(CES) 2023’에서 최고 혁신상 2개를 포함, 모두 12개의 혁신상을 받았다. 지난 2013년 첫 출시 이래 한 해도 빠짐없이 11년 연속 CES 혁신상을 받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한편, 내달 출시되는 LG전자 스마트TV 리모컨엔 웨이브 외에도 넷플릭스·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디즈니플러스(+) 등을 접속할 수 있는 핫키가 마련될 전망이다. 글로벌 OTT의 핫키의 경우 지난해와 변동 없이 탑재된다.

왓챠 관계자는 이번 핫키 변화에 대해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스마트TV를 통한 자사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비용을 지급, 해당 기간 판매된 LG 스마트TV 리모컨 내 버튼 탑재를 진행 한 바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기를 통해 왓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웨이브는 성장이 정체된 OTT 시장에 대응해 고화질 콘텐츠를 늘리고 있다. [사진 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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