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일본은행 총재 교체 예정…日 금융완화 기조 바뀔까
구로다 총재, 역대 최장수 일본은행 총재…'아베노믹스' 10년 가까이 유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4월 임기가 끝나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를 교체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기시다 총리는 22일 일본 민영방송에 출연해 일본은행 총재 인사와 관련해 “우선 사람은 바뀐다”고 말했다. 오는 4월 8일 두 번째 임기가 끝나는 구로다 총재의 재연임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기시다 총리는 다음 달에 구로다 총재의 후임자를 국회에 제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구로다 총재의 후임자로는 일본은행 출신인 나카소 히로시 전 부총재와 아마미야 마사요시 현 부총재, 재무성 출신인 아사카와 마사쓰구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 등이 거론된다.
지난 2013년 3월에 취임한 구로다 총재는 역대 최장수 일본은행 총재다. 대규모 금융완화로 대표되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를 10년 가까이 뒷받침해온 인물이다.
일본은행은 전 세계적인 금리 상승 압박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마이너스(–)0.10%를 줄곧 유지해왔다. 최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도 유지를 선택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18일 대규모 완화 정책 유지를 발표했다. 구로다 총재는 필요할 때까지 완화 정책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의에서 일본은행은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했다.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도 0% 정도로 유도하기로 유지하고, 지난달 장기 금리 허용 변동 폭을 '±0.5% 정도'로 확대 수정한 것도 유지하기로 했다.
구로다 총재는 장기 금리 허용 변동 폭을 '±0.5% 정도'로 동결한 데 대해 “일본은행으로서는 기동적으로 시장조절을 실시해나갈 방침이다. 장기 금리 변동폭을 추가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이 목표로 하고 있는 2% 물가 목표에 대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 안정 목표를 지속적, 안정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을 내다볼 수 있을 정도가 됐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앞으로의 금융 정책 방향성에 대해 “2% 물가 안정 목표 실현을 목표로 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시점까지 장단기 금리 조작과 함께 양적·질적 금융 완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많은 증권가의 예상을 빗나간 것이었다. 전문가들은 7년 만에 일본은행이 저금리 기조를 깨고 정책 정상화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을 했지만 일단 유지한 것이다.
다만 결정의 시기가 늦춰진 것일 뿐 정책 변화 가능성은 구로다 총재가 퇴임하는 4월을 전후해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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