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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는 안 떨어지는데...1%대 車할부 가능한 이유[백카(CAR)사전]

고금리 시대 이자 부담 커져 신차 구매 등 미뤄
자동차 제조사 일부 마진 포기하며 저금리 할부

자동차 산업은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쉴 새 없이 신차가 쏟아지고, 하루가 다르게 기술 수준이 발전합니다. 이 과정에서 각종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자동차 관련 정보는 정말 방대합니다. 그래서 나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지식을 모아서 정리한 책인 백과사전처럼 ‘백카(CAR)사전’ 코너를 통해 자동차와 연관된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쌍용자동차 등은 마진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고객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저금리 할부 상품을 내놓고 있다. 사진은 쌍용차 토레스. [사진 쌍용자동차]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까지 올리면서 대출 이자 부담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직장인 문모씨(34·남)는 주택담보대출 이자로 생활이 어렵다고 한다. 문씨는 “신혼집 대출 이자가 너무 올라 버겁다”면서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타고 싶어도 중도상환 수수료 등이 버겁다”고 말했다. 맞벌이를 한다는 주모씨(35·여)는 “돈은 둘이 벌지만 한 명분이 오롯이 대출 이자를 감당하는 데 쓰인다”면서 “아이를 둘 키우고 있어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했다.

자동차 업계도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보통의 사람들은 자동차 구매 시 할부 상품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수억원에 이르는 자동차 가격을 오롯이 현금으로 구매하기 쉽지 않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동차 할부 금리도 치솟았다. 최근 자동차 할부 이율은 10%를 돌파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매 계획을 철회하고 있다. 올해 취업에 성공했다는 곽모씨(33·남)는 “소형 SUV 구매를 계획하고 있었지만 최근 높아진 금리로 전세대출 부담이 커졌다. 결국 자동차 구매를 다음으로 미뤘다”면서 “대중교통 요금이 인상된다고 해도 당분간 어쩔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기존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으로 신차 구매를 주저하는 소비자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판매 조건으로 저금리 할부 또는 무이자 할부를 내거는 이유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국내 완성차 업체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이달 QM6, SM6, XM3 등 전 차종에 대한 최대 12개월 2.9% 및 최대 24개월 3.3% 등 저금리 할부 상품을 선보였다. 쌍용자동차는 선수율(0~50%)에 따라 최대 60개월의 무이자부터 4.9% 할부가 가능한 프로그램을 내놨다. 제너럴 모터스(GM) 한국사업장은 3.9%의 이율로 최대 60개월 할부가 가능한 프로그램을 제공 중이다.

수입차 브랜드도 저금리 할부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BMW코리아는 지난달 5시리즈 일부 모델의 할부 이율을 1.9~2.9% 수준으로 낮췄다. 캐딜락은 최근 XT5, XT6 구매 고객에게 3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고금리 시대를 맞아 시중은행들은 대출금리를 꾸준히 올리고 있다. 그런데 자동차 업계는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인다. 어떻게 가능할 것일까. 이는 자동차 제조사와 캐피탈사의 관계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제조사는 캐피탈사와 할부 이율을 협의해 금융 상품을 만든다. 고객이 해당 상품을 선택하면 캐피탈사는 자동차 제조사에게 차 값을 지급한다. 이후 캐피탈사는 고객에게 이자를 받아 수익을 올린다. 저금리 할부 상품으로 인해 발생하는 캐피탈사의 이자수익 손실분은 일정 부분 자동차 제조사가 보상한다.

예를들어 기준금리가 3.5%인 상황에서 2% 할부 상품을 출시하면 감소 이율(1.5%)에 따른 손실 비용을 자동차 제조사가 캐피탈사에 지급한다는 얘기다. 물론 현대자동차·기아, 쌍용차, 르노코리아처럼 자체 캐피탈사가 있다면 자동차 제조사가 분담해야 하는 비용은 적어질 수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사가 저금리 할부 상품으로 인해 발생하는 캐피탈사의 이자 손실을 100% 부담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 “제조사 입장에서는 마진을 덜 남기더라도 차를 판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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