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리딩금융’ 넘지 못한 5조 문턱…은행권 지각변동[격동의 금융지주 전쟁]①
신한금융 3년 만에 1위 탈환
하나은행 첫 ‘리딩뱅크’ 차지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지난해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등 4대금융그룹의 연간 순이익이 16조원에 달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이 가운데 왕좌 자리는 신한금융이 차지했다. 그룹의 실적을 견인했던 은행 계열사 중에선 하나은행이 새로운 1위 주인공에 올랐다.
신한, KB 누르고 ‘리딩금융’ 탈환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대금융의 연간 순익 합계는 15조850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9%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경신한 것이다. 금융그룹은 금리 인상 수혜로 이자이익이 늘면서 지난해 축포를 터뜨렸지만, 각 사별 사정은 조금씩 달랐다.
우선 금융그룹 중 순익 1위인 ‘리딩금융’ 자리는 신한금융이 차지했다. 지난 2019년 순익 1위를 차지했던 신한금융은 2020년, 2021년에는 1위 자리를 KB금융에 내줬던 바 있다.
지난해 신한금융은 전년보다 15.5% 증가한 4조6423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에 1위 자리를 뺏긴 KB금융의 작년 순익은 4조4133억원으로 전년보다 0.1% 증가하며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양 사의 희비를 가른 것은 비은행 부문이었다. 특히 금융그룹의 증권 계열사의 실적을 보면 신한투자증권 순익은 41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6% 늘었다. 주식시장 침체에 업황이 악화됐지만, 지난해 3분기에 반영된 사옥 매각 이익 세전 4438억원 등 일회성 요인이 돋보였다. 반면 KB증권 순익은 2063억원으로 전년보다 65.3% 대폭 줄었다.
지난해 금리인상 수혜에 연간 순익 5조원 이상을 달성하는 최초의 ‘5조 클럽’ 가입 금융사가 탄생할 것으로도 기대됐지만, ‘리딩금융’인 신한금융조차 5조원의 문턱은 넘지 못했다.
하나금융의 순익은 3조6257억원으로 2.8% 증가했다. 이 뒤를 우리금융이 바짝 쫓았다. 우리금융의 순익은 3조1693억원으로 22.5% 증가했다. 사상 최초로 ‘3조클럽’에 들었을뿐 아니라, 하나금융과의 순익 격차도 좁혔다. 양 사의 순익 차이는 2021년 9382억원에서 2022년에는 4564억원으로 절반 가량 줄었다.
그룹 효자 은행 계열사…하나은행이 1위
금융그룹의 호실적은 은행이 끌어 올렸다. 주식시장 침체 속에 금리가 인상되며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났다. 특히 2022년에는 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등 4대은행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새로운 순익 1위 주인공이 탄생했다.
지난해 하나은행은 전년보다 23.3% 증가한 순익 3조1692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리딩뱅크’ 자리에 오른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선제적인 대손충당금 적립에도 기업금융, 외국환, 자산관리 등 은행의 핵심 사업역량이 상호 시너지를 발휘하며 수익 기반이 다변화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3조450억원, 국민은행은 2조996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각 22.1%, 15.6%다. 이어 우리은행은 전년 대비 22.9% 증가한 2조9198억원을 기록했다.
4대은행 모두 사상 최대 호실적을 낸 배경으로는 이자이익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 4대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총 32조5229억원으로 전년 대비 23.1% 급증했다.
새로운 강자인 하나은행의 성장세는 올해도 지속된다. 지난 9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주성 하나금융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는 “지난해 4분기부터 신용대출 시장 등을 중심으로 대출 시장의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지만, 올해는 지난해 하반기와 유사하게 대기업 대출 중심으로 대출 자산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실적에 넉넉해진 인심…주주환원 눈길
이들 금융사는 ‘이자장사’ 비판을 인식한 듯 앞다퉈 이번에 주주환원책을 발표했다. 저마다 역대급 실적을 새로 쓰면서 배당 보따리도 크게 불어났다. 또한 금융그룹은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환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KB금융은 2022년 총주주환원율(순이익 대비 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 비율)을 33%로 결의했다. 작년 주당 배당금은 2950원으로, 배당성향은 전년과 같이 26%로 유지했다. KB금융은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한다고도 밝혔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주당 배당금은 2065원으로, 자사주 1500억원어치를 매입·소각해 총주주환원율을 30%로 맞추기로 했다.
하나금융의 작년 주당 배당금은 3350원이다.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은 전년 대비 1%포인트 증가한 27%로 상향됐다. 또한 하나금융은 올해 자사주 1500억원어치를 매입·소각한다. 중장기적으로 총주주환원율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우리금융도 주당 1130원의 배당을 실시한다. 이에 따라 총주주환원율을 30%로 상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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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KB 누르고 ‘리딩금융’ 탈환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대금융의 연간 순익 합계는 15조850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9%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경신한 것이다. 금융그룹은 금리 인상 수혜로 이자이익이 늘면서 지난해 축포를 터뜨렸지만, 각 사별 사정은 조금씩 달랐다.
우선 금융그룹 중 순익 1위인 ‘리딩금융’ 자리는 신한금융이 차지했다. 지난 2019년 순익 1위를 차지했던 신한금융은 2020년, 2021년에는 1위 자리를 KB금융에 내줬던 바 있다.
지난해 신한금융은 전년보다 15.5% 증가한 4조6423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에 1위 자리를 뺏긴 KB금융의 작년 순익은 4조4133억원으로 전년보다 0.1% 증가하며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양 사의 희비를 가른 것은 비은행 부문이었다. 특히 금융그룹의 증권 계열사의 실적을 보면 신한투자증권 순익은 41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6% 늘었다. 주식시장 침체에 업황이 악화됐지만, 지난해 3분기에 반영된 사옥 매각 이익 세전 4438억원 등 일회성 요인이 돋보였다. 반면 KB증권 순익은 2063억원으로 전년보다 65.3% 대폭 줄었다.
지난해 금리인상 수혜에 연간 순익 5조원 이상을 달성하는 최초의 ‘5조 클럽’ 가입 금융사가 탄생할 것으로도 기대됐지만, ‘리딩금융’인 신한금융조차 5조원의 문턱은 넘지 못했다.
하나금융의 순익은 3조6257억원으로 2.8% 증가했다. 이 뒤를 우리금융이 바짝 쫓았다. 우리금융의 순익은 3조1693억원으로 22.5% 증가했다. 사상 최초로 ‘3조클럽’에 들었을뿐 아니라, 하나금융과의 순익 격차도 좁혔다. 양 사의 순익 차이는 2021년 9382억원에서 2022년에는 4564억원으로 절반 가량 줄었다.
그룹 효자 은행 계열사…하나은행이 1위
금융그룹의 호실적은 은행이 끌어 올렸다. 주식시장 침체 속에 금리가 인상되며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났다. 특히 2022년에는 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등 4대은행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새로운 순익 1위 주인공이 탄생했다.
지난해 하나은행은 전년보다 23.3% 증가한 순익 3조1692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리딩뱅크’ 자리에 오른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선제적인 대손충당금 적립에도 기업금융, 외국환, 자산관리 등 은행의 핵심 사업역량이 상호 시너지를 발휘하며 수익 기반이 다변화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3조450억원, 국민은행은 2조996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각 22.1%, 15.6%다. 이어 우리은행은 전년 대비 22.9% 증가한 2조9198억원을 기록했다.
4대은행 모두 사상 최대 호실적을 낸 배경으로는 이자이익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 4대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총 32조5229억원으로 전년 대비 23.1% 급증했다.
새로운 강자인 하나은행의 성장세는 올해도 지속된다. 지난 9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주성 하나금융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는 “지난해 4분기부터 신용대출 시장 등을 중심으로 대출 시장의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지만, 올해는 지난해 하반기와 유사하게 대기업 대출 중심으로 대출 자산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실적에 넉넉해진 인심…주주환원 눈길
이들 금융사는 ‘이자장사’ 비판을 인식한 듯 앞다퉈 이번에 주주환원책을 발표했다. 저마다 역대급 실적을 새로 쓰면서 배당 보따리도 크게 불어났다. 또한 금융그룹은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환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KB금융은 2022년 총주주환원율(순이익 대비 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 비율)을 33%로 결의했다. 작년 주당 배당금은 2950원으로, 배당성향은 전년과 같이 26%로 유지했다. KB금융은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한다고도 밝혔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주당 배당금은 2065원으로, 자사주 1500억원어치를 매입·소각해 총주주환원율을 30%로 맞추기로 했다.
하나금융의 작년 주당 배당금은 3350원이다.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은 전년 대비 1%포인트 증가한 27%로 상향됐다. 또한 하나금융은 올해 자사주 1500억원어치를 매입·소각한다. 중장기적으로 총주주환원율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우리금융도 주당 1130원의 배당을 실시한다. 이에 따라 총주주환원율을 30%로 상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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