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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6000원 시대' 제동 나선 정부...가격 실태조사 착수

기재부-국세청, 주류업계 가격인상 정당성 조사
외식업계, 식당들에 가격 인상 자제 요청

2월 20일 서울 한 식당의 메뉴판.[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최근 소줏값이 인상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가 주류업계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원부자재값 인상 이후 식당들이 1000원씩 소줏값을 올려오다보니 서민들의 곡소리가 이어져왔기 때문이다. 최근 소줏값은 식당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 4000~5000원 수준인데 올해도 가격이 오르면 병당 6000원 판매 식당이 늘어날 전망이다. 

26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주류업계의 소주 가격 인상 움직임과 관련해 실태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소주의 원재료 격인 타피오카와 주정 제조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 병 가격 등이 상승했다. 이 여파로 주류업계가 소줏값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는 맥주에 붙는 세금인 주세가 리터(ℓ)당 30.5원 오른 885.7원이 된다. 소주의 경우 원료가 되는 주정(에탄올) 공급 업체들이 지난해 2월 주정 가격을 7.8% 올렸다. 소주병 공급 가격도 병당 180원에서 220원으로 뛰었다. 

이에 기재부는 소줏값 인상 요인을 점검한다는 입장이다. 원재료와 제품 공정에 필요한 에너지, 병 가격 상승 등 변수가 소줏값 인상으로 이어질 만큼 정당성이 있는지 우선 살핀다. 

또 주류 생산과 유통, 판매 등 과정에서 형성된 독과점 구조가 주류 가격 인상을 쉽게 하는 것은 아닌지도 살필 예정이다. 사실상 주류업체들의 부당한 가격인상을 막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국세청은 주류 생산과 유통, 판매 등 다양한 분야의 회사들로부터 목소리를 듣겠다는 입장이다. 외식업계 차원에서도 음식점들의 소줏값 인상 자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출고가가 10원 단위로 오르는데 음식점은 1000원씩 올린다며 불만을 제기해왔다. 지난해에도 2월 주정가격이 오르자 주류업계는 소주 출고가를 7%대 인상했다. 이후 많은 음식점들이 소줏값을 1000원씩 올려받았다.

다만 올해도 고물가, 고금리로 서민들이 시름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소줏값이 올라 병당 6000원이 되면 '5000원 인상' 때보다 더욱 거센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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