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대표 “코GPT 개발 참여 없어…향후 카카오헬스 사업서 적용 검토”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 취임 후 첫 미디어 앞에
“코GPT 개발, 카카오브레인 주도…우리와 방향 달라”
당뇨 관리 솔루션 3분기 출시…데이터 사업도 확대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초거대 인공지능(AI) 코(Ko)GPT 구축에 카카오헬스케어가 현재 참여하는 것은 없다. 그러나 해당 기술이 완성되면 향후 우리 사업에 적용 가능지점을 살펴볼 계획이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2일 경기 성남 카카오 판교 아지트 사옥에서 ‘2023년 사업 목표와 서비스 출시 계획’을 공유하는 행사 직후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회사 설립과 동시에 수장에 오른 황 대표가 미디어 앞에 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지난 2021년 12월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진출을 위해 카카오 사내독립기업(Company In Company·CIC)으로 설립됐다. 지난해 3월에는 독립법인으로 출범하고 1년간 사업을 정비하는 과정을 밟았다.
“코GPT 개발은 카카오브레인 담당…헬스케어 분야 협업 가능”
카카오헬스케어는 한때 코GPT 기술이 처음으로 적용될 계열사 중 하나로 꼽혔다. 코GPT는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최근 2022년 연간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투자자 설명회)을 통해 개발 계획을 공개한 한국어 특화 생성형 AI(Generative AI) 모델이다. 코GPT는 카카오 AI 전문 연구 계열사 카카오브레인이 지난 2021년 출시한 후 기능을 지속해 고도화하고 있다.
홍 대표는 해당 모델을 기반으로 한 버티컬(전문 영역 특화) AI 서비스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챗GPT 출시 후 굵직한 빅테크서 생성형 AI 모델을 선보이고 있는 흐름과 관련해선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기보다 코GPT를 활용,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날카로운 서비스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카카오의 신규 성장 동력으로 AI와 함께 헬스케어를 내걸었다. 그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기 위해 AI와 헬스케어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며 “헬스케어의 경우 의료기관들이 보유한 임상데이터와 그 외 다양한 의무 기록을 표준화하고 디지털화할 수 있도록 카카오헬스케어에서 솔루션과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헬스케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진 이유다. 코GPT 적용 분야로 ‘전문 영역’을 꼽았다는 점과 ‘헬스케어 강화’ 방침이 맞물리며 ‘코GPT의 적용 첫 모델이 카카오헬스케어를 통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시장 일각에서 제기됐다. 코GPT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카카오브레인도 코GPT의 향후 적용 분야로 ‘헬스케어’와 ‘대화형 서비스’를 꼽으면서 이 같은 견해엔 더욱 힘이 실리기도 했다.
황 대표는 다만 구축 단계인 코GPT와 자사 서비스와의 연관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코GPT는 현재 카카오브레인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는 모델”이라며 “코GPT가 완성되면 카카오 공동체가 이를 활용할 수 있고, 그 영역 중 하나로 헬스케어가 꼽히지만 현재로선 구체화된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코GPT 개발 단계에서의 연관성은 부정했지만, 카카오브레인과의 협업은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카카오헬스케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인데, 이 과정에서 대규모 AI 기술이 필요하다면 협업이 가능하다”며 “내부에 AI 팀이 있지만, 이와 별개로 카카오 공동체에서 필요한 AI 엔진을 보유했으면 협업할 수 있다. 이는 카카오브레인에만 국한된 게 아니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다양한 계열사에도 해당하는 얘기”라고 말했다.
카카오브레인이 추진하고 있는 진단 관련 AI 기술 개발과 카카오헬스케어의 사업 방향성 간의 차이점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카카오헬스케어가 ‘병원 특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카카오브레인은 나름의 철학으로 AI를 헬스케어 서비스에 적용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한 회사가 디지털 헬스케어의 모든 분야를 다 잘할 순 없다고 보는데, 각자 잘하는 분야에 주력하는 구조라 경쟁 관계로 보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당뇨 관리 솔루션과 데이터 사업 ‘핵심’
황 대표는 또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헬스케어의 두 가지 핵심 사업을 공개했다. 당뇨 관리를 위한 혈당 측정 솔루션을 3분기에 출시, 본격적인 이용자 대상 사업에 진출한다. 또 의료기관·연구기관·기업 등에 헬스케어 데이터 공유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인에이블러(Data Enabler)’ 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범용성이 높은 사업(B2C)은 ‘프로젝트 감마’란 이름으로, 병원 등 고객사 기업(B2B) 대상 사업은 ‘프로젝트 델타’란 이름으로 추진한다.
프로젝트 감마의 첫 모델인 당뇨 관리 솔루션은 이용자 스스로 혈당 관리를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 구축을 목표로 한다. 연속혈당측정기(CGM)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연동하는 기능이 핵심이다.
카카오헬스케어가 공개할 연속혈당측정기는 1회 착용으로 최대 15일 동안 실시간으로 혈당 정보를 수집하는 기능이 탑재된다. 사용자는 카카오헬스케어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을 통해 혈당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인 운동·수면·식사·스트레스·체지방·근육량 등의 데이터를 입력할 수 있다. 카카오헬스케어가 구축한 AI는 해당 정보를 분석, 이용자에게 가이드를 제공한다. AI는 혈당과 각 변수 간 상관관계를 분석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갖춘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황 대표는 “2021년 기준 한국 당뇨 환자는 570만명이고, 혈당이 정상보다 높지만 당뇨 진단 기준에 못 미치는 ‘전당뇨’ 인구도 1500만명이나 된다”면서 “이들이 능동적으로 건강을 관리하면서 당뇨·전당뇨 유병률을 낮춰 연간 2조∼3조 원대에 달하는 진료비를 줄이고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관련 질환인 고혈압·고지혈·비만 등을 예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출시할 계획이다.
고객사 중심의 사업 계획인 ‘프로젝트델타’의 핵심으론 데이터 활용 지원 사업을 꼽았다. 의료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양질의 임상데이터와 다양한 의무 기록을 표준화해 데이터 데이터 저장소(레이크)를 구축할 방침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국내 대형병원을 대상으로 파일럿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를 기반으로 2분기 내 대규모 병원 데이터를 처리하는 시스템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헬스케어 측은 “지속해 병원과 헬스케어 관련 스타트업 등과 활발한 업무협약을 맺을 방침”이라며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기술 공동체들과도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 대표는 다만 카카오헬스케어가 국내 비대면 진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비대면 진료는 아직 사회적 합의가 안 됐고, 법적으로 가능한 범위가 명확하지도 않을뿐더러 이미 스타트업이 진출해 있어 굳이 카카오가 뛰어드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미국 등 세계 전체로 보면 기회가 주어지고, 명확하게 합의가 이뤄진 시장에서는 비대면 진료 가능성이 열려 있어 해외 진출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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