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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실효성 ‘갑론을박’[서대문 오락실]

게임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오는 2024년 시행 예정
유저들은 ‘환영’…게임사들은 ‘우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IT·게임업계는 그 어떤 산업군보다도 변화의 속도가 빠릅니다. 흐름을 한번 놓치면 적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 이런 흐름을 정리해준다면 한결 이해하기 쉬울 테죠. 서대문 오락실에서는 지난 한주간 IT·게임업계에서 이슈가 됐던 일들과 그 비하인드까지도 정리해줍니다. 서대문 오락실만 잘 따라와도 흐름을 놓칠 일은 없을 것입니다. [편집자주]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해당 법안은 1년의 유예기간이 지난 후 오는 2024년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아울러 유예기간 동안 정부는 확률형아이템 정보 공개의 관리 주체를 선정하기로 했습니다. 

게임산업법 일부 개정안은 이상헌·유동수·전용기·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5개 안건을 통합 조정한 대안 법안입니다. 게임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를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는 게임물과 온라인 누리집(홈페이지), 광고·선전물마다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를 표시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입니다. 이번 개정안 통과를 통해 유저들은 본인이 이용하는 게임물에 포함된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종류별 공급 확률 정보 등을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됐습니다. 게임사가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시정권고나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위반 시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개정안의 핵심인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이자 게임 이용자들의 ‘꺾이지 않는 마음’이 맺은 결실”이라며 “제도 준비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민간의 창의성과 자율성이 최고로 발휘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컴플리트 가챠 금지와 게임사별 게임 이용자 위원회 설립은 이번 개정안에서 제외됐습니다. 아울러 이번 개정안은 게임산업의 기술 개발과 보안 강화를 위한 정부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게임 과몰입 문제와 관련해서는 ‘게임 과몰입’이란 표현만 남겨두고 ‘중독’이라는 표현을 삭제했습니다.

이번 게임법 개정안 통과와 관련해 유저들은 환영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동안 게임업계가 자율규제를 통해 확률을 공개해 왔지만, 홈페이지 구석에 확률표를 공개하는 등 편법을 쓰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유저들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게임사들의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들이 어느정도 줄어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게임사들은 개정안 통과전부터 확률형 아이템을 최대한 배제하고 ‘배틀패스’ 방식의 유료 아이템을 선보이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배틀패스란 과제 달성이나 출석 일수 등 게임 진척도에 맞춰 보상을 제공하는 일종의 비즈니스모델(BM)로, 최근 확률형 아이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사들은 정부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미 자율규제를 하고 있는 상황속에서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란 주장입니다. 특히 일부 중소 게임사들은 이번 개정안에 대해 걱정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기업과 비교해 인력이 부족한 상황속에서, 확률 공개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한 중소게임사 관계자는 “규제가 하나 생길때마다 중소 게임사들은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된다”며 “대형 게임사들이야 인력이 충분하기에 바로 전담팀을 꾸려 정부의 지침에 맞게 빠르게 대응할 수 있지만, 우리 같은 중소 게임사들은 항상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정확하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내려오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습니다.

해외 기업과의 역차별 문제도 해결 과제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자율규제의 경우 대다수 국내 게임사들은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반면, 중국 게임사를 비롯한 일부 해외 게임사들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주축이 돼 만든 사단법인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개정안의 취지와 국회의 법안 통과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협회는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글로벌 환경과 업계의 현실이 반영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그간의 자율규제 준수 경험을 바탕으로 법 시행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협력하고, 의무도 성실히 준수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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