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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실적 났다는데 우리는 왜”…'성과급' 동상이몽에 속 끓는 MZ

같은 기업 내서도 사업부문별 차이 크자 상대적 박탈감 ‘불만’

최근 연구에서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이상적인 연봉액이 9만5000달러로 추산됐다. [사진 HILLERY SMITH GARRISON-AP-NEWSIS]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를 중심으로 기업들의 성과급을 두고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최대 실적을 낸 같은 회사에서도 사업부별 성과급이 차등 지급되는 등 상대적 발탁감이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 기업들도 노조 갈등을 넘어 노노 갈등으로 번질까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계열사별 성과급이 차등 지급되면서 불협화음을 겪었다. 기존에는 계열사별 차등 없이 성과급을 지급해왔는데, 각 계열사의 전년도 성과에 따라 기본급 기준으로 각각 0∼800%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SK이노베이션 전체로 보면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계열사별 실적은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호실적을 이끈 SK에너지 등은 두둑한 성과급을 챙겼지만, 1조원 가까운 적자를 낸 SK온 등은 아예 성과급을 받지 못했다. 성과급 지급 방식이 바뀌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에 속했다면 아무래도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상전자도 비슷한 불만이 터져 나오며 노사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사업부별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지급했는데, 반도체 사업부인 DS 부문 직원들에게는 연봉의 50%가 지급됐다. 실적 부진에 빠진 생활가전사업부의 지급률은 7%에 그쳤다. 

성과급 차이가 벌어지자 올해 초 삼성전자 DX 부문에서는 별도 노조가 출범했다. DS 부문과의 성과급 격차 등 부문별 차등 대우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새 노조에는 생활가전사업부 직원들이 주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도 사업부별로 성과급 차이가 컸다. 연간 흑자 달성에 성공한 전장(VS) 사업본부에는 기본급의 550%가 지급됐지만, TV 수요 부진 여파로 HE사업본부에는 기본급의 100∼130%가 지급됐다.

성과급 차등 지급에 불만을 품고 노조가 실력 행사에 나선 경우도 있다. 현대모비스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특별 격려금이 다른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보다 적다며 지난달 22일 현대모비스 본사 1층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성과를 고려하지 않고 일괄 지급할 경우 되레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실제 많은 기업이 개인이나 사업부별로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인 HR연구소가 기업 341곳을 대상으로 ‘2022년 귀속 성과급 지급 현황’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성과급 지급 방식으로 ‘개인·부서 실적에 따른 차등 지급’(41.7%)이 가장 많았다. 이어 ▲연봉 비례 정률 지급(16.1%) ▲연봉 비례 차등 비율 지급(15.1%) ▲실적·직급·연봉 등과 무관하게 고정 금액 지급(13.6%) ▲직급·연차에 따른 차등 지급(11.6%) 등 순이었다. 

또 응답 기업의 36.7%는 올해 성과급 지급 방식을 개편하거나 성과급 지급을 신설할 것이라고 답했는데 이중 절반 이상인 55.2%가 개인·부서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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