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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손 못대는 식음료 M&A”…내실 다지기로 선회

날아다니던 F&B, 시장 여파에 인기 시들
“지난해 글로벌 F&B 투자 대폭 줄어”
매각 연기하고 내실 다지기 사례 속속
당분간 프랜차이즈 의지 있는 기업이 주도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지 기자] “요새 F&B(식음료) 딜(deal)은 성사까지가 참 어렵죠.”

최근 만난 국내 한 사모펀드(PEF)운용사 관계자는 F&B 딜에 대한 고민이 크다며 이같이 이야기했다. 밸류에이션(기업가치) 견해 차이가 여전한데다 현재와 같이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추가 성장을 꾀하기 어려운 F&B 매물에 굳이 공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세계적으로 버거와 맥주, 커피 등 다양한 F&B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에 장기간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중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보다 남들과 다른, 확실한 킬러 아이템을 보유한 곳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커지자 일부는 매각을 연기하고 내실 다지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버거킹은 올해 상반기부터 매각이 본격화하면서 일부 기업과 사모펀드가 인수 검토에 들어갔지만 대주주가 매각을 내년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


과거 날아올랐던 F&B, 지금은 시들 

국제 신용평가사 S&P글로벌에 따르면 지난해(11월 말 기준) 글로벌 PE 및 VC들은 약 705건의 딜에 총 97억 달러(약 12조 8185억 원)를 쏟았다. 유동성이 풍부했던 지난 2021년 1075건의 딜에 총 547억 달러(약 72조 2368억 원)가 모였던 것과 확연히 대조된다. 

잠잠했던 F&B 시장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을 기대하는 것보다 공존을 준비하는 것)’ 정책이 시행된 지난 2021년 다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우선 세계적 PE인 칼라일그룹은 앵커에퀴티파트너스가 보유하던 커피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 지분 100%를 약 1조 원 안팎에 인수하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이 밖에 최근 오스템임플란트 딜로 유명세를 떨친 UCK도 같은 해 1월 네오아티잔으로부터 브루클린더버거조인트와 효도치킨을 약 300억 원에 인수했다. 하반기에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테라로사’를 운영하는 학산 지분 35%를 700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기업발 인수도 속속 이뤄졌다. 대표적으로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BHC는 당시 아웃백 최대주주인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2700억 원 수준에 인수했다. 국내 대표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해당 인수를 추진한 BHC그룹은 그 효과로 지난해 매출 1조 원 클럽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말까지 글로벌 PE 및 VC들은 F&B에 97억달러를 쏟아부었다. [출처 S&P글로벌]


미동 없는 F&B 딜…내실 다지기로 시동 걸리나

지금은 시장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아무리 탄탄한 F&B 브랜드가 시장에 등장하더라도 투자사들은 손을 쉽게 대지 못하고 있다. F&B에 쏟을 시간과 비용을 다른 업종의 매물에 쏟으면 훨씬 큰 성장세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F&B 브랜드들은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 매각을 철회하고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버거킹과 맘스터치가 대표적이다. 약 1조 원의 몸값을 가진 버거킹은 지난해 말 매각 철회를 결정하고 최근 한국과 일본 버거킹 매각을 주도했던 이동형 부사장을 대표로 앉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버거킹이 영업이익을 늘려 이른 시일 내 매각을 재추진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 밖에 맘스터치도 미국과 태국에 지점을 내는 등 해외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대하며 수익성 제고에 나섰다. 

관련 업계에서는 F&B 업체들이 뚜렷한 수익률을 내는 것이 아닌 이상은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은 프랜차이즈 확장 의지가 뚜렷한 기업들이 관련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한국맥도날드만 해도 동원그룹과 1차 실사를 마치고 가격을 저울질하고 있다. 매각가는 5000억 원 안팎으로 전해진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오히려 노무와 가맹점, 위생, 성장성 이슈로 기업들이 F&B 매물에 손을 대지 않았다”면서도 “지금은 프랜차이즈 확장 의지가 있는 기업들이 관련 매물 인수로 역량을 강화하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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