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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보-메리츠증권, 2년만에 펀드판매 공방 불거진 이유 [이코노Y]

2021년 기업회생 마친 ‘텍사스 발전소 펀드’
롯데손보 “메리츠증권이 위험성 숨기고 판매”
메리츠證 “실사도 같이 해놓고…몰랐을 수 없다”

롯데손해보험이 미국 텍사스 프론테라 발전소 관련 펀드를 판매한 메리츠증권을 상대로 금융감독원에 위법 여부 조사를 요청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롯데손해보험(000400)이 메리츠증권(008560)을 상대로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메리츠증권이 롯데손보에 미국 텍사스 프론테라(Frontera)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관련한 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핵심 위험요소를 사전에 듣지 못 했다는 지적이다.

메리츠증권 측은 롯데손보와 현지 실사까지 같이 진행한 만큼 위험성을 알리지 않았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6일 금감원에 메리츠증권의 텍사스 발전소 판매 위법 여부 조사를 요청했다. 앞서 롯데손보는 지난해 11월 이 펀드 판매사인 메리츠증권과 운용사인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에 부당이득금을 청구하는 소송도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함께 지난 2018년 12월 1억6000만달러(2080억원) 규모 ‘하나대체투자미국발전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2호’를 조성했다. 롯데손보는 2019년 2월 해당 펀드의 후순위 메자닌대출에 약 5000만달러(650억원)을 투자했다. 

메자닌대출이란 주식을 통한 자금조달이나 대출이 어려울 때 대출기관이 배당우선주,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등 주식연계 채권 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메리츠증권은 자기자본과 대출 등으로 텍사스 발전소 투자 대체자산을 총액인수한 뒤, 롯데손보 등 투자자에게 다시 판매했다.

그러나 2020년 미국 블랙스톤운용 등 해당 펀드와 관련된 기업들이 채무불이행(디폴트)를 선언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2020년 10월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블랙스톤의 선순위 대출이 투자금액을 갚을 권한이 말소될 수 있다”는 내용의 기한이익상실(EOD) 발생 우려를 고지했고, 같은해 12월 실제로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하면서 해당 펀드는 2021년 8월 기업회생절차를 종료했다. 

롯데손보는 펀드 투자 2년 6개월만에 투자금 650억원 전액 손실을 기록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은 내부적으로 이 투자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안정적인 투자인 것처럼 투자자들을 기만했다”며 “투자자들에게 담보구조의 취약성, 발전소 현금흐름의 심각한 변동성 등 특수한 위험성에 대해 전혀 고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메리츠증권 측은 “해당 펀드는 미국 블랙스톤운용 자산을 가지고 모건스탠리가 주간하고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주도적으로 롯데손보를 섭외했다. 당사는 셀다운을 목표로 받아온 물건으로 총액인수 역할만 수행했을 뿐 운용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롯데손보,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현지 실사도 다녀왔다. 실사에도 직접 참여했던 기관이기 때문에 계약의 변동성이나 구조를 모르고 투자했다고 주장하는 건 상식에 맞지 않는다”며 “담보와 관련된 내용은 법률 실사보고서 등에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어 투자자 모두 해당 내용을 알고 투자에 참여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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