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보다 아우’…코스피보다 두배 오른 코스닥
코스닥 올해 17% 올라…코스피는 7% 불과
SM·오스템 경영권분쟁, 새내기주 따상 여파
중소형주 강세…코스닥 추종 ETF도 ‘쑥쑥’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코스닥 지수가 반년만에 800선을 회복했다. 올해 들어 코스닥 수익률은 17%를 넘기며 세계 주요국 증시 중 2위를 기록했다. 2017~2018년 헬스케어 이후 2차전지업종이 코스닥 주도주로 떠오른 가운데 코스닥 상장사들의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치솟으면서다. 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개선 기대가 둔화되고, 금리 인상 전망이 강화되는 현 시점에서 코스닥 중소형주의 인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17.44% 올랐다. 연초 671.51로 출발한 지수는 3월 3일 802.42로 마감했고, 3월 6일엔 816.51까지 치솟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가 800선을 넘긴 건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여만이다. 코스피 지수가 올해 들어 7.59%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닥 상승률이 코스피의 2배를 넘긴 셈이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코스닥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1월 2~30일까지 상승률을 보면 코스피 10.10%, 코스닥 9.99%로 코스피 수익률이 더 좋았다. 그러나 1월 31일부터 코스피 지수가 24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동안 코스닥 지수가 740선에서 800선까지 상승세를 시작했고, 수익률은 곧 역전됐다.
코스닥의 상승세는 전세계 증시 중에서도 눈에 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주요 20개 국가(G20) 증시 가운데 코스닥 상승률은 1위 아르헨티나 메르발(19.19%)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두 지수는 지난 6일엔 G20 지수 가운데 유이하게 20% 이상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수익률 상위 10개 ETF 가운데 2~6위를 코스닥 레버리지 상품이 차지했다. ‘KOSEF’ 'TIGER' 'HANARO' 'KODEX' 등 4개 상품은 수익률 40%를 넘겼고 ‘KBSTAR' 역시 39.62%로 높은 수익률을 냈다. 7~10위에 오른 2차전지 ETF에도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코스닥 2차전지주가 수익률 상승에 제 역할을 했다.
2차전지, 2020년대 첫 코스닥 주도주로
코스닥의 상승세는 크게 세 가지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코스닥 주도주로 2차전지업종 등극 ▲코스닥 경영권 분쟁 ▲코스닥 새내기주의 ‘따상’ 행진 등이다. 2차전지는 올해 로봇, 인공지능(AI) 등과 더불어 국내 증시를 견인한 테마였다. 코스피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2차전지주가 20% 넘게 상승했다. 그러나 코스피보다 코스닥에서 2차전지 종목 비중이 더 높아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2차전지주의 상승은 코스닥 주도주 등극으로 이어졌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3월 8일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코스닥 시가총액 비중이 5%를 상회하며 주도주에 올랐다. 2005년 이후 코스닥 내 시총 비중 5%를 넘긴 기업은 서울반도체,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3개 종목에 불과하다. 특히 2010년대 헬스케어 이후 코스닥 주도주가 사실상 전무했다는 점에서 2020년대 2차전지가 첫 주도주로 등극한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전기차용 소재기업인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올해 들어 110% 넘게 급등했다. 엘앤에프(25.94%), 천보(13.53%) 등도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에코프로비엠 지주사 에코프로(229.09%)의 경우 지주사 할인율이 과도했다는 평가가 나오며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연초 이후 이어진 코스닥 상장사들의 경영권 분쟁도 지수 상승률을 끌어올렸다.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오스템임플란트, 휴마시스 등이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면서 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SM은 하이브, 카카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등이 참전한 경영권 분쟁 여파에 연초 7만원대에 거래되던 주가가 이달 장중 16만원까지 치솟았다. 오스템임플란트 역시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와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로 올해 들어 주가가 30% 넘게 뛰었다.
코스닥 새내기주들의 ‘따상(시초가를 공모가의 2배로 결정한 뒤 상한가)’ 행진도 한 몫 했다. 올해 따상을 달성한 꿈비, 스튜디오미르, 오브젠, 미래반도체, 이노진 등 5개 종목은 모두 코스닥 상장사다.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기업가치가 무거운 대형주는 실종된 대신 소형주가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데, 전반적인 증시 분위기가 공모주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모양새다.
대외 경기 전망 좋으면 코스닥도 좋다
코스닥의 상승세는 지속할 수 있을까. 증시 전문가들은 대외 경기 전망에 민감한 코스닥의 특성상 경기 개선 기대감, 금리 인상 전망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는 홀로 독야청청 오르기 어렵다. 코스피와 세계 주식시장 대비 코스닥의 상관계수는 각각 0.8, 0.9로 동행하는 관계”라며 “단 경기 개선 기대가 둔화하거나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이 강화되는 등 위험자산 선호 구간에서 코스닥이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코스닥 내 IT(정보기술), 2차전지 종목 비중이 과거보다 높아진 반면 중국 경기민감주 비중은 낮다. 2018년 중국 경제 개선에 따른 모멘텀이 코스피에는 크게 작용했으나 코스닥엔 미미했던 이유”라며 “중국 제조업 PMI 반등과 미국 금리 인상 사이클의 후반부라는 기대심리는 코스닥에 불리하지 않다”고 밝혔다.
코스닥 주도주로 올라선 2차전지업종에 대해선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지만, 크지는 않다고 봤다. 노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은 코스닥 상승 국면에서 역사에 남을 만한 주도주로 등극했다”며 “과거 코스닥 시총 비중 5%를 상회한 종목은 6~7.5%에서 반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에코프로비엠의 시총 비중은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 다만 바닥에서 올라온 속도를 고려하면 추가 상승 여력은은 있으나 비교적 작다”고 평가했다.
2차전지 이후의 코스닥 주도주로는 헬스케어(바이오), 신재생에너지가 후보군으로 꼽힌다. 노 연구원은 “2차전지 대안을 찾는다면 소외주를 찾아볼만하다. 한국 주식시장은 수익률 하위 10% 소외주들이 상위 10% 주도주보다 누적 수익률에서 앞선다”며 “작은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종목군을 후보로 추려볼만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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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17.44% 올랐다. 연초 671.51로 출발한 지수는 3월 3일 802.42로 마감했고, 3월 6일엔 816.51까지 치솟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가 800선을 넘긴 건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여만이다. 코스피 지수가 올해 들어 7.59%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닥 상승률이 코스피의 2배를 넘긴 셈이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코스닥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1월 2~30일까지 상승률을 보면 코스피 10.10%, 코스닥 9.99%로 코스피 수익률이 더 좋았다. 그러나 1월 31일부터 코스피 지수가 24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동안 코스닥 지수가 740선에서 800선까지 상승세를 시작했고, 수익률은 곧 역전됐다.
코스닥의 상승세는 전세계 증시 중에서도 눈에 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주요 20개 국가(G20) 증시 가운데 코스닥 상승률은 1위 아르헨티나 메르발(19.19%)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두 지수는 지난 6일엔 G20 지수 가운데 유이하게 20% 이상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수익률 상위 10개 ETF 가운데 2~6위를 코스닥 레버리지 상품이 차지했다. ‘KOSEF’ 'TIGER' 'HANARO' 'KODEX' 등 4개 상품은 수익률 40%를 넘겼고 ‘KBSTAR' 역시 39.62%로 높은 수익률을 냈다. 7~10위에 오른 2차전지 ETF에도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코스닥 2차전지주가 수익률 상승에 제 역할을 했다.
2차전지, 2020년대 첫 코스닥 주도주로
코스닥의 상승세는 크게 세 가지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코스닥 주도주로 2차전지업종 등극 ▲코스닥 경영권 분쟁 ▲코스닥 새내기주의 ‘따상’ 행진 등이다. 2차전지는 올해 로봇, 인공지능(AI) 등과 더불어 국내 증시를 견인한 테마였다. 코스피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2차전지주가 20% 넘게 상승했다. 그러나 코스피보다 코스닥에서 2차전지 종목 비중이 더 높아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2차전지주의 상승은 코스닥 주도주 등극으로 이어졌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3월 8일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코스닥 시가총액 비중이 5%를 상회하며 주도주에 올랐다. 2005년 이후 코스닥 내 시총 비중 5%를 넘긴 기업은 서울반도체,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3개 종목에 불과하다. 특히 2010년대 헬스케어 이후 코스닥 주도주가 사실상 전무했다는 점에서 2020년대 2차전지가 첫 주도주로 등극한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전기차용 소재기업인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올해 들어 110% 넘게 급등했다. 엘앤에프(25.94%), 천보(13.53%) 등도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에코프로비엠 지주사 에코프로(229.09%)의 경우 지주사 할인율이 과도했다는 평가가 나오며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연초 이후 이어진 코스닥 상장사들의 경영권 분쟁도 지수 상승률을 끌어올렸다.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오스템임플란트, 휴마시스 등이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면서 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SM은 하이브, 카카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등이 참전한 경영권 분쟁 여파에 연초 7만원대에 거래되던 주가가 이달 장중 16만원까지 치솟았다. 오스템임플란트 역시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와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로 올해 들어 주가가 30% 넘게 뛰었다.
코스닥 새내기주들의 ‘따상(시초가를 공모가의 2배로 결정한 뒤 상한가)’ 행진도 한 몫 했다. 올해 따상을 달성한 꿈비, 스튜디오미르, 오브젠, 미래반도체, 이노진 등 5개 종목은 모두 코스닥 상장사다.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기업가치가 무거운 대형주는 실종된 대신 소형주가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데, 전반적인 증시 분위기가 공모주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모양새다.
대외 경기 전망 좋으면 코스닥도 좋다
코스닥의 상승세는 지속할 수 있을까. 증시 전문가들은 대외 경기 전망에 민감한 코스닥의 특성상 경기 개선 기대감, 금리 인상 전망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는 홀로 독야청청 오르기 어렵다. 코스피와 세계 주식시장 대비 코스닥의 상관계수는 각각 0.8, 0.9로 동행하는 관계”라며 “단 경기 개선 기대가 둔화하거나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이 강화되는 등 위험자산 선호 구간에서 코스닥이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코스닥 내 IT(정보기술), 2차전지 종목 비중이 과거보다 높아진 반면 중국 경기민감주 비중은 낮다. 2018년 중국 경제 개선에 따른 모멘텀이 코스피에는 크게 작용했으나 코스닥엔 미미했던 이유”라며 “중국 제조업 PMI 반등과 미국 금리 인상 사이클의 후반부라는 기대심리는 코스닥에 불리하지 않다”고 밝혔다.
코스닥 주도주로 올라선 2차전지업종에 대해선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지만, 크지는 않다고 봤다. 노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은 코스닥 상승 국면에서 역사에 남을 만한 주도주로 등극했다”며 “과거 코스닥 시총 비중 5%를 상회한 종목은 6~7.5%에서 반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에코프로비엠의 시총 비중은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 다만 바닥에서 올라온 속도를 고려하면 추가 상승 여력은은 있으나 비교적 작다”고 평가했다.
2차전지 이후의 코스닥 주도주로는 헬스케어(바이오), 신재생에너지가 후보군으로 꼽힌다. 노 연구원은 “2차전지 대안을 찾는다면 소외주를 찾아볼만하다. 한국 주식시장은 수익률 하위 10% 소외주들이 상위 10% 주도주보다 누적 수익률에서 앞선다”며 “작은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종목군을 후보로 추려볼만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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