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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그룹 대표 지주사…럭키금성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중꺾마’로 위기 극복…장신(長新) 기업을 찾아서]②-LG
화학‧전자 사업 주력으로 성장, 61개 계열사 거느린 지주사

이코노미스트 데이터랩(Data Lab)은 지난 2월 '111클럽' 기획을 발표한 바 있다. 데이터랩의 두 번째 기획은 국내 매출 상위 2000대 상장사 중 올해 기준으로 60년 전통을 가진 기업 177곳 중 (2021년 기준) 연 매출 5000억원, 영업이익 5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상위 10%의 기업을 선정하는 것이다. 총 46곳의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변화와 도전을 멈추지 않은 한국경제의 주역들이다. 이코노미스트 데이터랩은 이 기업을 '장수(長壽) 기업' 대신 '장신(長新)' 기업이라 이름 붙였다. [편집자]

락희화학은 1955년 '럭키치약'과 'LUCKY'를 상표로 등록하고 치약을 본격 생산·판매했다. 1958년에는 금성사(LG전자)를 설립했다. [사진 LG그룹 홈페이지]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가운데 60년 이상 업력을 자랑하는 ‘지주사’는 많지 않다. 재계 1~5위 그룹 지주사 (주)LG가 유일하게 장신 기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주)LG(LG)는 LG그룹 지주사로 61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LG그룹은 120개국에 157개 현지법인이 있는데, 글로벌 그룹으로 성장한 회사 정점에 LG가 있다는 뜻이다. 2003년 3월 국내 주요기업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화했고 이곳에서 전사적 차원의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와 인재 육성, 브랜드 관리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LG상사‧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화학‧팜한농‧LG생활건강‧LG유플러스‧LG헬로비전‧LGCNS‧LG경영개발원, LG스포츠 등이 주력 계열사로 꼽힌다.

2021년 기준 영업수익(매출액)은 9897억6000만원, 영업이익은 7403억 7300만원을 기록했다. 직전 해에는 1조 162억원의 영업수익과 7940억23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LG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1931년 구인회(具仁會)·구철회(具喆會) 형제가 경상남도 진주에서 세운 구인상회로 이야기한다. 다만 공식적으로 구인회 LG그룹 창업회장이 락희화학공업사(LG화학)를 설립한 1947년 1월을 효시로 삼는다.

락희화학은 국내 최초로 국산 화장품인 ‘럭키크림’을 생산했고 한국전쟁이 진행됐던 1952년 국내 최초의 플라스틱 빗과 비눗갑을 출시했다. 1955년에는 우리나라 대표 상품 중 하나로 꼽히는 ‘럭키 치약’을 본격적으로 생산‧판매하며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지금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를 설립한 것은 1958년이다. 금성사는 ‘GoldStar’ 상표를 부착한 국내 최초의 국산 라디오를 만들면서 우리나라 대표 전자회사로 발돋움했다. 1965년에는 국산 냉장고 1호를 생산했고 이듬해에는 국내 최초 19인치 흑백TV를 만들며 국내 전기·전자 사업을 이끌었다.

이후 석유화학‧정밀화학‧에너지‧반도체 등 첨단산업과 건설‧증권‧유통‧보험‧금융 등 서비스산업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세를 확장해나갔다. 4대를 거친 기업 승계 과정에서 LG그룹 오너 일가의 분리 독립 경영이 이뤄졌지만, LG그룹의 뿌리로 볼 수 있는 전자와 화학 사업은 LG의 주력사업으로 남았다.

사업 초기 ‘락희’(樂喜)라는 사명은 ‘럭키(Lucky)’에서 따왔다. 구인회 창업회장은 화장품 ‘럭키크림(Lucky Cream)’ 이름을 결정할 당시 즐거움과 기쁨을 주는 크림이 되라는 의미에서 럭키라는 단어에 주목했다고 한다.

이후 기업이 성장하면서 락희화학은 럭키화학으로, 그룹명은 럭키그룹으로 바뀌었다가 금성사의 존재가 커진 후 1983년 ‘럭키금성그룹’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지금의 LG 사명도 럭키(Lucky)와 골드스타(GoldStar)의 머리글자에서 유래했다.

LG는 지주사인 만큼 독자적인 사업보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수 있었던 배경이 중요한 관심사로 해석된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지 20년 남짓하지만, LG가 장신 기업에 이름을 올린 이유도 주목해볼 수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LG그룹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사진 LG]

LG화학이 뿌리, 지주사 전환으로 전통 계승 

LG가 장신기업이 된 것은 LG그룹의 효시인 LG화학의 뿌리를 계승했기 때문이다. LG그룹은 지주사인 LG를 만들기 위해 그룹 주력사인 LG화학과 LG전자를 인적분할하는 과정을 거쳤다. LG화학은 지주사인 LGCI·LG화학과 LG생활건강으로, LG전자는 LGEI와 LG전자로 분할했다. 2003년 3월 각각의 지주사 역할을 하던 LGCI와 LGEI가 합병하면서 LG가 탄생했다. 이 과정에서 LG화학의 공식적인 설립일은 기존의 (주)LG화학에서 분할됐던 2001년이 됐다.

LG는 별도의 사업을 하지 않는 순수지주사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수익은 LG전자, LG화학 등의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수익과 LG브랜드의 상표권 수익, 소유 건물의 임대수익 등이 있다. 2021년 말 기준 영업이익 중 배당수익 비중이 52.4%, 상표권 사용수익 34.4%, 임대수익이 13.2%를 차지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계열 분리 작업을 하면서도 분란이 없었던 배경도 지주사 체제로 전환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해석도 있다. 2004년에는 LG그룹의 공동 창업주였던 허씨 일가가 GS그룹을 분리해 나갔고 이후 GS와 LIG, LS, LF, LX, 아워홈, 일양화학, 희성그룹, LT그룹 등이 분리 독립했다. 이들 모두 LG와는 별개의 그룹으로 독자 사업을 하고 있지만 ‘범 LG家’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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