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서둘렀나…카카오판 GPT 챗봇 ‘다다음’ 하루 만에 ‘멈춤’
“소비자 기대 고려 못한 아마추어적 실수”
GPT 챗봇 ‘다다음’ 베타 하루 만에 재정비
프로토타입에 1만5000명 몰려…간극만 확인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챗봇 형태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서비스 ‘다다음’(ddmm)이 소비자와의 간극을 줄이지 못했다. 오픈베타(시범 서비스) 하루 만인 20일 오후 4시 일시 중단을 결정했다. 해당 서비스는 카카오그룹 내 인공지능(AI) 전문 연구 계열사 카카오브레인이 개발해 선보였다.
카카오브레인은 지난 19일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사전 훈련된 생성 변환기) 기술 기반의 챗봇 다다음의 베타 서비스 사용자 모집을 시작했다. 공개된 다다음 챗봇은 프로토타입(Prototype·시제품) 버전으로, 회사는 이용자의 대화 정보 등의 데이터를 통해 정식 서비스 출시 전 기능의 고도화를 목적으로 베타 서비스를 내놨다.
간극은 여기서 발생했다. 미국 스타트업 오픈AI(OpenAI)가 지난해 11월 본격적으로 서비스한 챗GPT(ChatGPT) 등장 후 ‘한국 특화 서비스’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졌다. 카카오 역시 자사 AI 모델 코(Ko)GPT를 기반으로 ‘버티컬(전문 영역 특화) 서비스’ 출시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베타 서비스 하루 만에 다다음 카카오톡 채널을 친구 수는 1만5000명을 넘어섰다. 전일 오후 6시 550명 수준에서 24시간 만에 사용자가 급증한 셈이다. 다다음 서비스는 카카오톡 채널을 친구 추가하면 채팅방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브레인 측도 다다음 서비스 일시 중단 안내 글을 통해 “소규모 사용자 테스트를 위해 베타 서비스를 오픈했다”며 “당초 내부 기대를 넘어서는 폭발적인 사용자 증가로 인해 20일 오후 4시를 기점으로 프로젝트 재정비에 들어가게 됐다”고 했다. 이어 “오픈베타 참여와 오픈챗을 통해 전달한 피드백을 반영해 이른 시일 내 더 발전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겠다”며 “재오픈 예상 시기는 추후 공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형 GPT에 호평과 혹평 이어져
회사의 이 같은 결정을 두고 엇갈린 이용자 반응이 나온다. 프로토타입임에도 카카오브레인이 구현한 기능이 다양해 ‘재정비한다면 충분히 매력이 있을 것’이란 후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다음은 ‘검색의 다다음’을 콘셉트로 기획된 챗봇 서비스다. 챗GPT와 마찬가지로 대화 형태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해 접근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회사는 서비스를 공개하며 ▲기사·논문 등 콘텐츠 요약 기능 ▲텍스트를 통한 이미지 생성 ▲맛집·여행지 등의 정보 추천 ▲정보 검색 ▲번역 등의 기능이 특화된 서비스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일부 기능은 챗GPT에선 구현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카카오톡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4800만명에 달한다. 사실상 모든 국민이 사용하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이 그 영향력을 고려하지 못하고 서비스를 섣부르게 내놓았단 지적이 나온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어떤 형태일지라도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다면 소비자에 밀접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지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프로토타입’이라 할지라도 부적절한 답변부터 서비스 완성도까지 부족한 점이 보여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서비스 일시 중단에 대해선 “카카오의 기업 규모에 비해 상당히 아마추어적인 실수가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다음 서비스 일시 중단에 대해 “서비스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재정비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기능을 개선한 서비스를 이른 시일 내 재개할 예정”이라며 “일시 중단이 사업 철수 등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다다음과 별개로 일정 관리와 메일·캘린더의 서비스 알림 기능을 갖춘 ‘톡비서 죠르디’에 AI 기술을 접목, 개인화된 서비스로 개선할 방침이다. 새로운 형태의 죠르디 서비스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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