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경고에도 확대된 5대 은행 ‘예대금리차’…이유는?[이코노Y]
2월 5대 은행 예대금리차 전월보다 0.16%포인트↑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가 더 낮아진 영향
시장 불안 영향에 시장금리 앞으로도 더 떨어질 수도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상에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은행의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금리 차이)는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대출금리보다 예·적금 금리 인하 속도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은행권은 불안한 시장 탓에 시장금리가 하락하며 이에 연동되는 예·적금 금리 하락이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금리 하락 영향에 예금금리 하락 이어져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의 2월 예대금리차는 평균 1.74%포인트로 전월보다 0.16%포인트 높아졌다.
이 뿐 아니라 기업대출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도 같은 기간 0.13%포인트 확대된 1.44%포인트를 기록했다. 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도 0.18%포인트 높아진 1.36%포인트를 보였다.
예대금리차가 가장 높은 은행을 보면, 예대금리차의 경우 하나은행이 1.91%포인트로 가장 높았고, 가계예대금리차는 우리은행이 1.55%포인트,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는 KB국민은행이 1.48%포인트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은행권의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이유는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가 더 낮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높아지자 시장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예·적금 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더 빠르게 시장금리를 반영하면서 예대금리차가 확대됐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시중금리의 지표가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월 22일 기준으로 3.292%를 기록해, 지난달 말의 3.810%보다도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 외에 1년물은 3.281%, 2년물은 3.361%, 5년물은 3.280%, 10년물은 3.305% 등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3.50%를 밑돌았다.
이런 이유로 국고채 금리 영향을 받는 은행채 금리도 떨어졌는데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 22일 기준 3.759%로, 2월 말의 4.333%과 비교해 큰 폭으로 하락한 모습이다.
은행채 하락이 대출금리 하락에도 영향을 주지만, 한 달에 한 번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을 취합해 고시되는 코픽스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변하기 때문에 그만큼 대출금리 변동이 느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은행업계는 앞으로도 채권금리가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VB가 뱅크런을 맞아 파산 이후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의 유동성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금리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는 3월 초까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2일(현지시간)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높았는데, 최근 미국 중소 은행 파산에 따라 베이비스텝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란 기대가 확산하며 채권금리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가산금리는 제각각…“당국 눈치에 오르기 어려운 상황”
대출금리의 가산금리 책정에서는 각 은행이 다른 정책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은행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에 영향을 받는 기준금리에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책정한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제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가산금리는 각 은행이 고객 신용도 조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분할상환식 주담대 가산금리와 일반신용대출 가산금리를 모두 내린 은행은 신한은행이 유일했다. 신한은행의 3월 분할상환식 주담대 가산금리는 2.99%로 전월의 3.24%보다 떨어졌고, 일반신용대출 가산금리도 같은 기간에 2.96%에서 2.93%로 낮아졌다.
국민은행은 분할상환식 주담대 가산금리를 0.49%포인트 낮췄지만, 신용대출에서는 0.14%포인트 높였다. 반면 우리은행은 분할상환식 주담대 가산금리를 0.35%포인트 높였고, 신용대출 가산금리는 0.03%포인트 낮췄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고객의 신용도와 경제지표 분석, 리스크 평가가 모두 다를 것”이라며 “다만 당국이 대출금리를 내릴 것을 압박하고 있어 당분간 가산금리가 크게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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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 하락 영향에 예금금리 하락 이어져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의 2월 예대금리차는 평균 1.74%포인트로 전월보다 0.16%포인트 높아졌다.
이 뿐 아니라 기업대출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도 같은 기간 0.13%포인트 확대된 1.44%포인트를 기록했다. 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도 0.18%포인트 높아진 1.36%포인트를 보였다.
예대금리차가 가장 높은 은행을 보면, 예대금리차의 경우 하나은행이 1.91%포인트로 가장 높았고, 가계예대금리차는 우리은행이 1.55%포인트,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는 KB국민은행이 1.48%포인트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은행권의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이유는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가 더 낮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높아지자 시장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예·적금 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더 빠르게 시장금리를 반영하면서 예대금리차가 확대됐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시중금리의 지표가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월 22일 기준으로 3.292%를 기록해, 지난달 말의 3.810%보다도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 외에 1년물은 3.281%, 2년물은 3.361%, 5년물은 3.280%, 10년물은 3.305% 등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3.50%를 밑돌았다.
이런 이유로 국고채 금리 영향을 받는 은행채 금리도 떨어졌는데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 22일 기준 3.759%로, 2월 말의 4.333%과 비교해 큰 폭으로 하락한 모습이다.
은행채 하락이 대출금리 하락에도 영향을 주지만, 한 달에 한 번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을 취합해 고시되는 코픽스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변하기 때문에 그만큼 대출금리 변동이 느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은행업계는 앞으로도 채권금리가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VB가 뱅크런을 맞아 파산 이후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의 유동성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금리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는 3월 초까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2일(현지시간)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높았는데, 최근 미국 중소 은행 파산에 따라 베이비스텝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란 기대가 확산하며 채권금리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가산금리는 제각각…“당국 눈치에 오르기 어려운 상황”
대출금리의 가산금리 책정에서는 각 은행이 다른 정책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은행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에 영향을 받는 기준금리에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책정한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제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가산금리는 각 은행이 고객 신용도 조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분할상환식 주담대 가산금리와 일반신용대출 가산금리를 모두 내린 은행은 신한은행이 유일했다. 신한은행의 3월 분할상환식 주담대 가산금리는 2.99%로 전월의 3.24%보다 떨어졌고, 일반신용대출 가산금리도 같은 기간에 2.96%에서 2.93%로 낮아졌다.
국민은행은 분할상환식 주담대 가산금리를 0.49%포인트 낮췄지만, 신용대출에서는 0.14%포인트 높였다. 반면 우리은행은 분할상환식 주담대 가산금리를 0.35%포인트 높였고, 신용대출 가산금리는 0.03%포인트 낮췄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고객의 신용도와 경제지표 분석, 리스크 평가가 모두 다를 것”이라며 “다만 당국이 대출금리를 내릴 것을 압박하고 있어 당분간 가산금리가 크게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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