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진옥동 시대' 개막…행장 이어 회장까지 ‘샐러리맨 신화’
23일 주총서 진옥동 사내이사 선임 통과
재일 주주 지지 얻으며 국민연금 반대 넘어서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신한금융지주의 '진옥동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진 신임회장은 신한은행에 이어 신한금융 회장직에 오르며 성공신화를 이어가게 됐다.
23일 오전 10시 신한금융지주 본점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진옥동 사내이사 선임 건은 출석 의결권수 과반수와 발행주식 총수 4분의1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진옥동 신임회장은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신한금융을 3년간 이끌게 됐다.
진 신임회장은 주총 이후 열린 임시이사회가 끝난 후 주주들에게 "신한금융은 업계 최초 분기배당을 실시하고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 등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해왔다"며 "신한과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한다"고 회장 선임 인사말을 건냈다.
1961년생인 진 신임회장은 서울 덕수상업고등학교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고학력자가 많은 금융권에서 오로지 실력만으로 초고속 승진을 이뤄온 대표적인 케이스다.
1980년 중소기업은행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이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인력개발실, 고객지원부, 종합기획부 등에서 근무했다. 특히 일본 오사카지점장으로 재직할 때 신한은행의 일본 법인인 SBJ은행 출범을 주도한 뒤 SBJ은행 부사장, SBJ은행 법인장을 맡을 만큼 일본 영업에 강점을 보였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신한은행 경영지원그룹장 부행장과 신한금융지주 운영담당 부사장 등을 거쳤다. 지주 부사장 시절에는 조 회장의 강한 신임을 받으며 이때부터 사실상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돼왔다.
앞서 신한금융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진 신임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내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글로벌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기관주주서비스)가 최근 진 신임회장 선임에 찬성한 데다가 그룹 내 영향력이 큰 재일교포 주주들도 지지를 보내고 있어 사내이사 선임 건은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었다.
진 신임회장은 올 초 신한금융 회장에 내정된 이후 "내부통제, 고객 보호, 소비자 보호에 중점을 두고 경영을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라임사태 등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로 실추된 은행권 신뢰 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체계와 소비자보호 강화에 보다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정상혁 신임 신한은행장의 선임안도 통과됐다. 정 신임행장은 2년 간 신한은행을 이끌게 됐다.
이밖에 곽수근·배훈·성재호·이용국·이윤재·진현덕·최재붕·윤재원 등 8명의 사외이사 유임 안건도 통과됐다. 연간 배당금은 전년 대비 105원 오른 2065원으로 의결됐다.
또 조 전 회장은 주총이 끝난 후 주주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내기도 했다. 조 회장은 "그동안 주주분들이 보내주신 과분한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진 회장은 지난 4년간 신한은행장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역량과 리더십을 두루 갖춘만큼 신한금융을 잘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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