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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금주의 CEO]

SK온과 주식 교환 검토…주주 환원 정책 通할까

불확실성의 시대입니다. 기업의 생존은 선택과 집중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CEO(최고경영자)의 역량이 기업의 희비와 직결되는 이유입니다. CEO의 결정은 기업을 살리는 약이 될 수도 기업을 죽이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 주간 국내 CEO들의 선택을 들여다보고, 이목이 집중된 CEO를 소개합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사진 SK이노베이션]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처음으로 주주와의 대화에 나선 경영인이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배터리 자회사인 SK온 기업공개(IPO) 시점에 SK온과의 주식 교환을 검토한다고 밝혔죠. 주주 환원 정책이 공개되자 이 회사 주가는 13% 넘게 올랐습니다. 수백조원에 달하는 수주 잔고를 보유한 배터리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주가가 하락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다소 파격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내놓은 것이죠. SK이노베이션을 이끌고 있는 김준 부회장이 주인공입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열린 제16기 정기 주주총회 이후 주주와의 대화에 나섰습니다. 처음으로 주총 당일 별도의 시간을 마련해 주주와 소통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죠. 이 자리에서 SK온 기업공개(IPO) 시점에 SK이노베이션과 SK온의 주식 교환 추진을 검토하는 등 주주 환원 정책이 공개됐습니다. SK이노베이션이 공개매수를 통해 자기주식을 취득하고(추후 소각) 그 대가로 SK온의 주식을 교부하는 방식을 검토한다는 것인데, 주식 교환 규모는 유동적이지만 SK이노베이션 시가총액의 10% 수준을 고려한다고 합니다. SK이노베이션이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한 이날 SK이노베이션 주가는 13% 넘게 올랐습니다. 물론 다음날인 31일엔 하락세로 전환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 주변에선 이번 주주 환원 정책이 실제로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검토’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구체적인 주식 교환 규모 등을 수치로 밝힌 만큼, 시기와 규모의 문제일 뿐 주식 교환 자체는 이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김준 부회장은 주주와의 대화에서 “앞으로 모든 경영 활동은 기업 가치를 제고시키는 방향으로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주가 부양을 위해 할 수 있는 사실상의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시행한다는 뜻으로 읽혔습니다.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은 김 부회장의 약속이 허언에 그치지 않길 바랄 겁니다. 김 부회장이 내놓은 주주 환원 정책이 주가 부양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김 부회장은 SK그룹 내에서 손에 꼽히는 전문 경영인입니다. 오너가(家)를 제외하면 6명의 부회장 중 하나입니다. 1987년 SK이노베이션 전신인 유공으로 입사해 석유화학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고,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미래 사업도 이끌고 있죠. SK그룹 전체의 포트폴리오 관리, 전략 계획, 비즈니스 개발 관련 업무를 담당해왔습니다. 지난 2017년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에 취임했고, 2021년 12월에 부회장으로 승진했죠. 2021년 당시 SK이노베이션이 미국 현지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의 영업 기밀 침해 소송에서 패소, 2조원의 합의금을 내기로 하는 등 위기에 처했음에도 부회장으로 승진해 관심을 받았습니다. 올해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돼 향후 3년간 SK이노베이션을 이끌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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