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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재개→검토조차 없다”…공매도 재개 선 그은 이복현

3월말 외신 인터뷰선 '완전 재개' 가능성 시사
며칠만에 번복…개미 눈치에 입장 선회했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공매도와 관련해 시장 불안정이 계속되면 전면 재개를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공매도와 관련해 시장 불안정이 계속되면 전면 재개를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불과 며칠 전 까지 이 원장이 연내 공매도 완전 재개를 시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급격하게 입장을 선회한 셈이다. 

이 원장은 3일 대구 수성구 DGB대구은행 본점에서 열린 ‘DGB대구은행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매도 전면 재개의 경우 원칙적으로 국제기준에 맞춰 전면 재개를 해야 하지만 금융시장 불안 완화 없이는 검토 대상조차 되기 어렵다는게 현재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금융시장 불안의 이유는 고금리 상황이 근본적 원인이라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당국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등 금융시장 불안의 근본적인 원인이 제거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매도 전면재개는 검토조차 꺼내기가 어렵다는 점을 다시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매도는) 시장 접근성, 담보비율 등을 포함한 시장 참여 조건이라든가 개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의 차입 조건 등 불평등 이슈가 있다”며 “이런 불공정 요건 개선 없이는 공매도 전면 재개는 신중하게 검토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설사 기준금리가 인하돼도 차익규제, 청산기간, 시장 접근성 개선 등 시범적 제도 시행과 시장 참여자의 의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의 이날 발언은 그간의 태도와 정반대되는 입장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 원장은 지난달 29일 진행한 외신 인터뷰에서 “한국을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한 조치들을 분명히 취할 것”이라며 그중 하나로 공매도 금지 조치의 전면 해제, 완전 재개를 언급한 바 있다. 

현재 국내 증시에선 코스피200·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에 한해 공매도가 허용되고 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종목 공매도 금지가 됐지만 2021년 5월부터 부분적으로 공매도가 재개됐다. 그러나 정부는 공매도 완전 재개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시사해왔다. 코로나 이후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매도 금지가 해제돼 현재는 전종목에 허용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당시 이 원장의 발언을 두고 금융위원회에 대한 ‘월권’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공매도 전면재개 여부는 금융위 소관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공매도 완전 재개와 관련해 “시기와 방법은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있으니 계속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원장의 발언이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이다. 

이 원장은 “이번 정부 출범 이후 정부의 방침은 시장이 급락할 땐 공매도 전면 금지 등을 포함한 선진국 수준의 시장 안정화 조치를 주저 없이 취하고, 시장이 안정화될 때는 외국 자본 유치 등의 차원에서 국제 기준에 맞는 시장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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