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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1년에 두 번 봤다고? 수능 30년 역사 [임성호의 입시지계]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
본고사 13년, 학력고사 12년, 수능 30년 역사
올해 중2 학생 부터 새 수능제도 도입
학생수 줄고 모집정원↑…반도체·의예과 탄력?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대비 첫 모의고사인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3월23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시험지를 받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 69학번부터 81학번까지 예비고사+본고사 과정이13년간 이어졌다. 82학번부터는 학력고사 세대다. 93학번까지 12년 간 학력고사를 봤고, 23학번까지 수학능력시험(수능)을 본 지 30년이 지났다. 대략적으로 현재 초·중·고 학부모들은 사실상 모두 수능세대로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고등학교 학부모들은 수능세대와 학력고사세대가 겹쳐져 있는 상황에서 각기 나름의 경험으로 입시를 이해했다고 볼 수 있다.

94학번부터 수능이 도입돼 초반기에는 주요 대학 본고사 실시 등 현재와 일부 달라진 점도 있지만 수능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일치돼 있다고 볼 수 있다.

학부모들의 경험이 곧 자녀들의 경험과 큰 틀에서는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교육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최고 책임자들은 아직도 학력고사세대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반면 학생과 학부모들은 수능세대인 셈이다. 

수능 역사 30년, 13번 수능 제도 바뀌어 
 
94학번부터 도입돼 지난해 2023학년도 입시까지 30년이 경과하면서 대략 13번의 수능 제도가 변경됐다. 사실상 2년에 한번 정도 제도가 변경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수능은 94학번 도입 당시에는 한 번의 시험으로 모든 결정되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연2회 실시로 변경됐다. 하지만 이에 따른 난이도 차이, 결과적으로 수험생은 1년에 두 번 모두 응시하는 시험 부담 등의 요인으로 그해만 실시되고 그 다음 해 95학번부터는 다시 연 1회로 변경됐다. 

08학번에는 수능에서 정해진 비율에 진입하면 모두 동일점수를 부여하는 등급제를 실시했다. 4% 안에 들어오면 점수에 상관없이 모두 1등급, 11% 안에 들어오면 모두 2등급을 부여했지만 1%와 4% 학생을 모두 동일점수를 부여하는 문제점으로 그해만 실시하고 폐지됐다. 

수험생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과목에서 쉬운 수능과 어려운 시험 문제를 출제하고 한 과목을 선택해서 보는 시험으로 14학번부터 새롭게 도입됐지만 시행 첫해부터 어느 과목에 선택이 집중되느냐에 따라 유, 불리가 달라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해연도만 실시하고, 15학번부터 이 제도는 폐지되고 사실상 원위치 됐다. 

대구 수성구 대구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학력평가를 치르고 있다. 이번 학력평가는 2024학년도 수능 체제에 맞춰 구성됐다. [사진 연합뉴스] 

18학번부터는 영어과목 90점은 1등급, 80점은 2등급 등을 부여하는 절대평가제로 전환됐다. 22학번부터는 문·이과가 통합된 통합수능이 실시되어 수학 과목에서 문과 학생들이 이과학생에 크게 밀리는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 이과 학생이 문과로 교차지원하는 문과침공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고, 서울대 인문계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이과 학생들이 차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문·이과 통합수능은 올해 중학교 3학년 학생까지 적용되고, 중학교 2학년학생부터는 새로운 수능 제도가 도입, 적용된다.

새롭게 도입되는 수능제도로 현재 중2학생이 불안하다고 볼 수 있지만 정작 불안한 것은 올해 중3 학생이다. 중3학생들은 재수를 염두에 뒀다가는 수능제도 변화 정도에 따라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다. 고교 과정에서 배우지 않았던 단원, 과목 등이 출제되기 때문이다. 중2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수능제도는 현재 수능이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수능이 최초 도입된 94학번들은 수능 응시생이 72만6634명이었다. 지난해 수능 응시생 44만7669명으로 94학년도 응시생에 비해 38.4% 감소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올해 고등학교 3학년 학생수는 39만8271명으로 역대 최저 수치이다. 

그러나 학령인구 감소는 올해 기준 고등학교 2학년부터 초등학교 5학년까지는 모두 40만 중반대 수치다. 현재보다 학령인구 감소에 영향은 크게 없다는 얘기다. 특히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47만397명으로 금년도 고3보다 7만2126명 정도 많다. 초등학교 5학년도 47만1996명으로 2020년 이후에 11년 기간동안 가장 많은 학생수이다. 

초4, 초3, 초2도 모두 42만명을 넘어가 올해 고3 학생보다 많다. 하지만 초1부터 37만 명대로 떨어지는 상황이다. 올해 고3부터 초2까지 11년간은 현재보다 학령인구수가 감소돼 입시가 더 수월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2023학년도 기준으로 10년 전에 비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주요 10개 대학 모집인원이 3만381명에서 3만1757명으로 오히려 4.5% 모집인원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에 학생수는 약 30% 가까이 줄어든 상황이다. 

또한 10년 사이에 의대, 치대, 약대 등 전문대학원에서 모두 고교 졸업후 선발하는 학부 선발로 전환되어 의약학계열 모집인원이 10년전 2980명(2013학년도)에서 6596명(2023학년도 기준)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학생수는 줄어들고, 주요 상위권대 모집정원 늘어나 상위권대 진학하고자 하는 이들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도 반도체 학과 모집정원 확대, 의대 모집 정원 확대 노력 등으로 이러한 현상은 더 심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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