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박지윤 기자]올해 한국의 대(對) 중국 수출이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크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경기가 악화하면서 대중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무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한국의 대중 수출액은 382억 달러(약 51조2000억원)로 지난해 1분기보다 28.2% 줄었다. 

이는 중국 해관이 분류한 주요 국가·지역 23곳 중에서 가장 큰 감소폭이다. 중국의 전체 수입이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7.1%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약 4배에 달한다. 반도체 수출 비중이 큰 대만도 대중 수출 감소율이 28%로 한국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일본과 미국의 대중 수출 감소율은 각각 19.5%, 1.7%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대만에 이어 대중 수출액 2위를 기록했던 한국은 올해 1분기에는 382억 달러로 5위에 그쳤다. 미국(463억5000만 달러), 대만(444억3000만 달러), 호주(391억2000만 달러), 일본(386억 달러)의 뒤를 이었다.

중국의 전체 수입액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분기 8.1%에서 올해 1분기 6.2%로 줄었다.

반도체 경기 악화로 수요 둔화, 메모리 단가 하락이 나타나면서 올해 1분기 한국의 전체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했다. 대중 반도체 수출은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31.7%에서 올해 1분기 -44.5%를 기록했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접고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나서고 있지만 파급 효과는 아직까지 제한적인 상황이다. 세계 수요 위축으로 중국 내 정보기술(IT) 관련 재고 수준이 여전히 높다. 서비스 등 내수 위주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휴대폰 등 내구재 소비가 감소하면서 최종재와 중간재 수입은 부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최근 ‘중국 리오프닝의 국내 경제 파급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중국 리오프닝 이후 수입 의존도가 낮은 음식·숙박 등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면서도 “휴대폰,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는 감소해 관련 최종재와 중간재 수입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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