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무신사의 패션 외도, 무슨 일일까
오프라인 영역 확대로 부동산 투자 규모 증가
뷰티 사업 확대 통한 패션 전문성 강화 나서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패션플랫폼이 주 무대인 무신사가 영역확장에 한창이다. 부동산 투자를 늘리고 있을 뿐 아니라 패션이 아닌 뷰티사업 등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매출액이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하며 외형확대에는 성공했지만 공격적인 마케팅 등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하며 수익성 개선에 힘을 쓸 모양새다.
3일 금융감동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신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7083억원으로, 전년 4612억원 대비 53.5% 성장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생초기인 2020년 매출액 3319억원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몸집 불리기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성에는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무신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2억원으로 전년 585억원 대비 95%나 감소했다. 당기순손실 55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 감소는 신규 서비스 구축을 위한 초기 투자비용이 반영되서다. 특히 무신사가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리셀(재판매) 플랫폼 ‘솔드아웃’의 손실 영향이 컸다. 솔드아웃을 운영하는 무신사의 자회사 에스엘디티(SLDT)의 마케팅을 강화한 결과 지난해에만 427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조만호 창업자가 임직원에게 무상증여한 것을 포함해 약 268억원의 주식보상비용도 일회성으로 반영됐다.
무신사는 2001년 온라인 커뮤니티로 시작해 2009년 무신사 스토어를 열고 사업을 본격 확장했다. 남성 패션 플랫폼에서 출발한 무신사는 2021년 여성 패션 플랫폼 ‘스타일쉐어’와 온라인 셀렉트샵 ‘29CM’을 3000억원에 인수하며 고객층을 확대했다.
오프라인 영역·뷰티 사업 확대…“패션 연계성 강화”
올해 무신사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전략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무신사 스탠다드 플래그십 스토어를 비롯해 29CM, 솔드아웃, 엠프티 등 다양한 무신사 연관 서비스를 통해 운영하는 오프라인 공간 속에서 입점 브랜드와 파트너사가 고객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무신사는 지난해 서울 홍대, 강남 등에 자체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을 열었다. 성수와 한남을 중심으로 무신사 테라스, 무신사 스튜디오, 이구성수, 이구갤러리 등 오프라인 공간도 열었다. 서울 외 지역 거점 도시에도 입점하며 오프라인 매장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무신사는 최근 부산 서면, 대구 동성로와 같은 지방 광역시에서도 건물 임대차 계약을 진행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서울 성수동, 연남동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을 잇달아 매입하고 있다. 현재 성수동1가 성신화학 부지, 성수역 3번 출구 인근 315-108번지, 271-22 동부자동차 부지, 324-2번지 대한통운 부지 등이 무신사 소유다. 신사옥이나 오프라인 공간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부지가 필요해 일부 매입 또는 임대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오프라인 영역 확대에 치중하면서 실제 투자부동산 규모도 늘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신사의 투자부동산 규모는 2021년 78억원에서 지난해 440억원으로 6배가량 급증했다. 이에 대해 무신사 관계자는 “부동산 투자를 늘렸다기 보다는 오프라인 공간을 확대하는 측면에서 임대하고 있는 부동산들의 임대비가 포함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신사의 영역확대는 뷰티시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2021년 11월 뷰티 전문관을 도입한 무신사는 지난해 말 입점 화장품 브랜드를 1200여개로 늘렸고, 메인 화면 상단 메뉴에 ‘뷰티판’을 추가했다. 자체 브랜드(PB)상품도 론칭해 차별화에도 힘쓰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컬러와 표현 방식을 기반으로 한 메이크업 브랜드 ‘오드타입’도 지난 4월 처음 선보였다. 봄 시즌을 맞아 향수 브랜드와 함께 팝업 스토어를 열고 오프라인 마케팅 강화에도 나섰다.
무신사가 온라인 패션 플랫폼 한계에서 벗어나 오프라인 마케팅강화와 뷰티사업 등 신사업에 눈을 돌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회사 측은 이를 패션 영역에서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오프라인 공간 확대는 브랜드와 고객의 소통 확대 목적이며, 뷰티 전문관 강화는 뷰티와 패션의 연계성 등을 위함이다”며 “모두 핵심 사업군인 패션 영역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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