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지 않은 길’ 한미 금리차 1.75%p…한은 고민 깊어진다
미 연준 FOMC 정례회의서 기준금리 5.00∼5.25%로 올려
한은 기준금리, 2월 동결 후 3.50% 지속
시장에선 “韓美 금리 인상 끝났다” 분석 지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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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금리 인상 끝났다고 보면 잘못된 판단”
미 연준은 지난 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0.25%p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미 기준금리는 이전 4.75∼5.00%에서 5.00∼5.25%로 올랐다. 연준은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중소 은행들의 파산 위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물가 상승으로 인한 불안 요인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가계와 기업에 대한 엄격한 신용 상황은 경제활동, 고용, 인플레이션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고 그 영향의 정도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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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우려대로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금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5.0% 올랐다.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목표 물가 상승률인 2%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1년 전보다 4.6% 상승하며 전월보다 0.3%p 올랐고, 월가 전망치인 4.5%도 상회했다. 근원물가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어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2월부터 금리 동결…‘금융안정’에 무게추
이번 미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는 1.75%p로 벌어졌다. 한은은 지난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한 이후 4월에도 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은 가계부채에 따른 국내 금융안정 리스크 확대와 경제 성장 둔화가 심화하고 있어 금융안정을 찾아야 한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4월 금통위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그간의 금리인상 영향 등으로 성장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수출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1분기 중 성장률은 소폭으로 상승 전환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총재는 지난 2월과 4월 금통위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3.75% 기준금리 가능성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금통위원들의 입장을 전하며 물가가 다시 높아지면 이에 대응할 가능성도 남겨놨다.
시장에선 한은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 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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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 따르면 3월 국내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상승했다. 전월보다 0.5%p 떨어진 수치다. 3%대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월 3.7% 이후 처음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3월에 4.6%를 기록해 전월 4.8%보다 상승폭이 둔화했다. 이런 이유로 시장에서는 오는 5월 25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한은이 다시 금리를 동결하고 시장 추이를 지켜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연준의 금리 인상도 마무리됐다고 보고 있다. 미국 은행 사태 여파와 경기침체 우려에 미 연준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태도가 완화됐다는 설명이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이 적절하다고 예상한다’는 문구를 삭제함으로써 6월 금리인상 중단을 시사했다”며 “연준의 첫 금리 인하는 내년 2분기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도 이 같은 전망이 우세해 FOMC 후 장단기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은 없고 연말 정도에 인하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며 “미 연준이 물가 부담과 고용 여건을 감안해 비둘기(통화완화 선호)로 전향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중론이나 SVB 파산 후 신용 여건 제약으로 긴축 카드는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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