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피자·오이핫도그’ 먹어봤어?”...‘펀슈머’ 공략하는 유통가
독특한 네이밍부터, 이색적인 재료 ‘속속’
버거킹 총 39글자 ‘긴 네이밍’ 신메뉴 출시
MZ세대와 접점 높이는 새로운 시도 이어져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멜론 피자, 오이 핫도그에 이어 산딸기 고추 아이스크림까지. 얼핏 들으면 ‘누가 저런 걸 먹어?’ 싶은 독특한 음식들이 유통업계에서 줄지어 출시되고 있다. 절대 외울 수 없을 것 같은 39글자 짜리 메뉴에서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를 자음으로 만 이루어진 제품명까지 모두 최근 국내 유통업계에서 선보이고 있는 메뉴다. 음식에서도 맛을 넘어 즐거운 경험을 추구하는 ‘펀슈머’인 MZ 세대가 소비 세대의 주축으로 떠오르며 ‘펀슈머’ 마케팅이 업계의 새로운 마케팅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메뉴를 출시한 프리미엄 햄버거 브랜드 버거킹은 신제품의 긴 네이밍을 활용한 소비자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벤트는 총 39글자의 신메뉴 ‘콰트로 맥시멈…이하생략’의 풀네임을 빠르게 입력하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PC와 모바일을 통해 접속할 수 있는 버거킹 이벤트 페이지에서는 자신의 타이핑 속도를 확인할 수 있으며, 빠를수록 당첨 확률이 높아져 기록을 경신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벤트는 이달 28일까지 한 달간 진행되며, 버거킹은 플레이스테이션과 고급 키보드 등의 풍성한 경품을 증정한다.
SPC그룹 배스킨라빈스는 소비자들의 참여를 통해 신제품의 맛, 이름, 콘셉트를 정하고 출시 결정까지 소비자들에 맡기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배스킨라빈스는 지난 2014년부터 소비자 응모로 아이스크림 레시피를 만들어 응모하면 우승 제품을 출시하는 콘테스트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소비자 응모로 ‘내가 아인슈페너?!’, ‘ㅋㅋㅋ’, ‘잔망딸기’ 등의 독특한 네이밍과 플레이버의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맛은 물론, 화제성을 살린 이색적인 재료 조합의 신메뉴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핫도그 프랜차이즈 명랑핫도그는 지난 4월 만우절 이벤트로 핫도그에 소시지 대신 오이를 넣은 ‘오이핫도그’를 선보였다. 괴식과 특식 사이를 넘나드는 ‘오이핫도그’는 SNS 상에서 큰 화제를 모아, 명랑핫도그는 당초 지난달 13일까지 한정 판매하려는 계획을 변경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7일까지 추가 판매를 했다. 이외, 해태 아이스크림도 만우절 시즌을 맞아 기존 스테디셀러 밤 맛의 ‘바밤바’의 대신 쌀 맛의 ‘벼볌벼’를 한정 판매해 SNS에서 바이럴을 일으키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펀슈머 전략은 몇십 년의 전통을 지닌 장수 브랜드들이 MZ세대와의 접점을 넓히는 리브랜딩 효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롯데제과의 가나초콜릿은 작년 성수동 팝업스토어에 이어 최근 부산 진구 전포동에서 두 번째 가나초콜릿 하우스를 오픈했다. 해당 팝업은 낮에는 일반적인 디저트 카페로 운영하고 7시 이후에는 MZ 세대의 ‘위스키 열풍’을 반영해 몰트바(Malt Bar)로 운영한다.
매일유업 역시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서울의 서촌에서 독특한 분위기로 MZ 세대의 인스타 인증샷을 불러일으키는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한 11개 카페들과 협업했다. 자사의 귀리 음료인 ‘어메이징 오트’의 특장점을 살려 협업한 카페들에서 11가지 시그니처 메뉴를 선보인다.
한편, ‘펀슈머’ 마케팅을 이용해 지역 사회 살리기에 나선 영리한 지방자치단체도 등장했다. 충북 괴산군은 최근 올갱이와 고추 등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새로운 먹거리 개발에 나섰다. 지난달 열린 ‘괴산 특화 먹거리 시식회’에서는 ‘올뽕’(괴산 올갱이 짬뽕)과 ‘산딸기 고추 아이스크림’ 등 독특한 조합의 네이밍과 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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