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HD현대중공업(329180)이 쿠웨이트 해양플랜트 공사 하자배상 중재 재판에서 패소해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 가운데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HD현대중공업의 재무적 상태가 양호한 만큼 손해배상액 지불에 따른 부담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9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HD현대중공업이 중재 패소에 따른 현금 유출과 추가 비용 인식에 따른 재무적 영향은 부정적”이라면서도 “재무구조 및 보유 유동성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대응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유의미한 규모의 중재 건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번 패소가 HD현대중공업의 본원적인 사업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며 향후 비경상손실의 추가 발생 가능성도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HD현대중공업은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인 KOC가 지난 2020년 런던 국제중재재판소(LCIA)에 제기한 중재재판에서 패소해 배상액 1107억원 중 기반영된 충당부채 159억원을 뺀 948억원을 지난 1분기 비용으로 반영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탄탄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성장이 예상됐던 HD현대중공업은 424억원의 손실을 입게 됐다. 

증권가에서도 HD현대중공업의 수주잔고와 업황 등을 고려했을 때 이번 배상 판결이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실제 교보증권은 목표주가를 14만6000원으로 기존보다 5% 올렸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해양플랜트 공사 하자배상 청구에 대한 중재 결정에 따라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면서도 “큰 그림은 변화 없다. 고선가 물량 매출인식 본격화와 엔진부문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1년 4분기 이후 수주한 LNG선, 21년 1분기 이후 수주한 대형 컨테이너선의 매출인식이 본격화되면서 원재료와 저장품 사용액, 경상적인 판매비와 관리비를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톱라인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에서는 HD현대중공업의 품질 이슈 발생에 대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기평은 “인플레이션 압력은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며 “향후 인건비, 외주비, 강재가 등 주요 원가의 추가적인 상승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건 외 프로젝트에 대한 하자배상 등 품질 이슈 관련 추가 리스크 발생 여부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감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기평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은 'A-(긍정적)'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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