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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D 부담 떠안는 증권사…또 하한가에 2분기 실적 ‘깜깜’

[SG發 ‘주가 폭락’의 그림자]①
1분기 호실적 냈지만 2분기 ‘빨간불’
CFD 미수 채권‧신용융자 물량 리스크
디와이피앤에프 등 하한가 추가 발생
“대손비용 늘고 고객 이탈 우려도”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증권사 2분기 실적 우려로 번지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 여파가 증권사 2분기 실적 우려로 번지고 있다. 증권사들이 1분기 거래대금 증가로 호실적을 냈지만 투자자 신뢰도 하락으로 고객 이탈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특히 반대매매 폭탄으로 CFD(차액결제거래)와 신용거래에서 발생한 투자자들의 빚을 증권사가 떠안을 수 있어 실적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신용평가사들도 실적은 물론 증권사 신용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292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한 수치다.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리테일 브로커리지(중개) 수익 등이 늘어난 덕이다. 

이외에도 한국투자증권(2621억원), 삼성증권(2526억원), 미래에셋증권(2382억원), 메리츠증권(1998억원), NH투자증권(1841억원), KB증권(1406억원), 신한투자증권(1194억원), 하나증권(834억원) 등도 양호한 실적을 냈다. 

다만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 전망은 불투명하다. SG증권발 폭락 사태의 원인으로 꼽힌 CFD 거래로 인한 손실로 증권사 부담이 커져서다. 주가가 급락한 종목 중 신용융자가 많은 증권사의 손실 규모가 더욱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FD는 주식이 없어도 기초자산에 레버리지로 투자할 수 있는 장외 파생상품 거래다. 최대 2.5배 레버리지 투자를 할 수 있어 증거금 1억원이 있다면 2억5000만원어치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셈이다. CFD 거래를 위해선 위탁증거금을 예탁해야 하고 유지증거금도 필요하다. 8개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해 증거금이 부족해지자 반대매매가 발생했고 투자자들이 증거금을 납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CFD 투자자가 손실을 정산하지 못해 미수 채권이 발생하면 증권사가 최종적으로 부담을 진다. 증권업계에선 미수 채권 발생 규모를 수천억원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직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끝나지 않은 점도 불안 요소다. 앞서 8개 종목이 하한가를 찍은 이후 지난 12일 신대양제지(016590)와 디와이피엔에프(104460) 등 하한가 종목이 추가로 등장했다. 여전히 CFD 반대매매 물량 폭탄 우려가 남아있는 셈이다. 

CFD 잔액은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13개 증권사들의 CFD 거래 잔액은 2조7697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3254억원) 대비 19.11% 증가했다. 

증권사별로는 교보증권이 6180억원으로 잔액이 가장 많았고 키움증권(5576억원), 삼성증권(3503억원), 메리츠증권(3446억원), 하나증권(3400억원) 순이었다. 이외에도 유진투자증권(1485억원), DB금융투자(1400억원), 한국투자증권(1126억원) 등 CFD 거래 잔액이 1000억원을 웃돌았다. 

증권업계에선 일찍이 CFD 신규 계좌 개설을 중단하고 관련 이벤트를 모두 종료했다. 2016년 국내에서 CFD 거래를 처음 시작한 교보증권을 시작으로 키움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유진투자증권, DB금융투자, SK증권, 메리츠증권 등 13개 사 중 11개사가 서비스를 제한했다. 금융당국에서도 CFD 계좌 약 3400개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에 들어갔다. CFD 계좌를 활용한 주가 조작, 유사한 혐의 거래 등 불공정거래 연루 여부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무더기 하한가 사태 전까지는 증권업계에서 CFD 관련 마케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었지만 종료하고 리스크 관리에 들어갔다”면서 “향후에도 CFD 거래 한도를 비롯해 레버리지 등 신용 상품을 보수적으로 살펴볼 것 같다”고 설명했다. 

“CFD 고객 채권 미회수로 증권사 실적 저하 가능성”

신용평가사들도 CFD 미수 채권 물량이 향후 증권사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하한가 관련 종목에 대한 CFD와 신용융자 잔액이 많은 증권사 손실 규모가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단기적으로는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도 채무상환 능력 등 변화가 나타난다면 신용등급 역시 변경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사태가 증권사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는 점도 치명적일 수 있다. 리테일 사업 비중이 높은 증권사일수록 고객 유지가 중요한데, 향후 고객 이탈 등 추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무더기 하한가 전 다우데이타 주식을 미리 매도해 현금화하면서 일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키움증권 불매 운동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신용융자금 부실화 위험은 CFD 관련 증권사뿐 아니라 전 증권사에 걸쳐있다”며 “이번 사태와 연관된 종목에 대한 손실 가능성과 평판 위험에 따른 재무영향을 중장기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가 하락 종목의 신용융자금 부실화 위험 등 간접적인 손실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데다가 최근 추가적인 주가 폭락 종목도 있어 향후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규희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증권사가 직면하는 직접적인 위험은 CFD 관련 고객 채권 미회수로 인한 실적 저하 가능성”이라며 “사업 구조상 투자자가 손실 정산을 회피하면서 미수채권 회수 리스크는 국내 증권사가 부담하게 된다. 정확한 손실 금액은 고객 회수율 등에 따라 달라지지만 회수가 어려운 채권은 증권사의 대손 부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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