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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은 필수불가결 투자처…성과는 아직

[4대그룹 미래사업 보고서] ④
인공지능이 미래 경쟁력과 직결…관련 투자 활발
반도체·자율주행 등 활용도 높아…별도 조직 운영
SI업체 등 일부 업종 제외하고는 사업화 제한적

AI관련 이미지. [게티이미지 뱅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삼성과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그룹이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공지능(AI) 역량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AI 역량이 반도체와 자율주행, 로봇 등 미래사업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당장 실적에 반영되지 않더라도 AI가 혁신의 키를 잡고 있는 만큼 4대그룹의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4대그룹은 장기적으로 AI를 필두로 한 첨단사업에 천문학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란 계획을 밝힌 상태다. 별도로 AI만 분리해 투자계획을 발표한 그룹은 없지만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은 물론 미래 먹거리까지 인공지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 규모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삼성·LG, AI 활용 가장 적극적

세부적으로 보면 삼성은 향후 5년간 4차산업혁명의 근간이 될 반도체, 바이오, AI, 6G 통신 등에 45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중 AI의 경우 전 세계 7개 지역의 글로벌 AI 센터를 통해 선행 기술연구에 나서고 인재 영입과 전문인력 육성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으로 국내 신진연구자들의 혁신 AI 연구에 대한 지원을 늘릴 예정이다. 

삼성은 이를 통해 주력인 반도체는 물론 다양한 사업에 AI를 적용해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당장 삼성 그룹의 맏형인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만 보더라도 ▲세계 최초 AI엔진을 탑재한 HBM-PIM 개발 ▲AI 탑재 메모리 제품군 확대 ▲온디바이스 AI성능강화 자체 AP 등 AI와 관련한 연구개발(R&D) 과제가 다수 포함돼 있다.

LG는 지난 2021년 인공지능 분야 인재 확보를 위해 3년간 2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AI연구원 주도 아래 올해까지 그룹 계열사에 1000명의 인공지능 전문가를 둘 예정이다. 

LG AI연구원은 그룹 내 16개 계열사가 참여한 AI 조직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이 AI 조직을 만든 것은 LG가 처음이다. 현재 AI연구원은 시각지능 및 언어지능의 주요 딥 러닝(Deep Learning) 알고리즘과 데이터 처리 기술, 인공지능 응용 영역 관련 시스템 인프라에 대한 R&D를 진행 중에 있다. 

이와 함께 LG는 글로벌 AI기업에 대한 투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LG가 운영하고 있는 기업형 벤처캐피탈(CVC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투자한 AI 관련 글로벌 기업은 총 14곳으로 투자 규모는 약 4400만 달러(한화 약 576억원)다. 

SK ICT 계열사들이 제작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사피온(SAPEON)’. [사진 SK]


SK·현대차도 투자 활발

SK그룹은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등 핵심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의 주도하에 AI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통신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과 AI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SK는 향후 AI를 통해 각 사업들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SK의 AI 투자 결과물로는 대표적으로 국내 최초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사피온(SAPEON)’이 있다. SK스퀘어와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SK ICT 3사는 공동 투자를 통해 미국법인 ‘SAPEON Inc.’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주로 미국에 거점을 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삼아 AI 반도체 사업을 확장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맡는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소프트웨어(SW)가 중심이 되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AI 역량을 키우고 있다. 실제 현대자동차그룹은 싱가포르에 세운 ‘현대 모빌리티 글로벌 혁신센터’ 내에 AI 연구조직 ‘에어 센터’를 설립했다. AI가 자율주행과 도심항공교통(UAM), 로봇 등 현대자동차그룹이 사활을 걸고 있는 미래사업에서 핵심역할을 하는 만큼 투자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4대그룹의 AI 투자 성과가 직접적인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생산 효율 증대와 기능 확대 등 AI 활용에 따른 이점은 확실하지만 AI를 앞세워 사업화할 수 있는 업종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SDS와 SK C&C, LG CNS 등 일부 SI업체들을 제외하고는 사업모델에 AI를 적극 활용하는 사례를 찾기 어렵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AI 관련 시장 규모가 올해 1조9010억달러(약 2000조원)에서 2022년 3조9230억달러(약 4000조원) 수준까지 급팽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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