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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은 지지 않고 연봉만 수백억원’…이재현, 수년째 1위 ‘불명예’

[이코노미스트 데이터랩 보고서 - 미등기 고액연봉 오너 줌인] ④ 이재현 CJ그룹 회장
계열사 총 5곳 미등기 임원, 5년간 세 차례 ‘오너 연봉킹’
CJ 오너 연봉 탓에 직원 평균 보수 1억 이상 차이…연봉 거품 현상 심화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 CJ]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지난해 미등기 오너가 ‘연봉킹’ 자리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차지했다. 이 회장은 CJ(주)와 CJ제일제당, CJ ENM 등에서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며 221억36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연봉 외에 배당금 수입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연봉에 배당금까지 합한 소득은 500억원을 넘기며 유통업계 ‘소득왕’, 재계 총수 가운데서는 ‘소득 톱6’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5년(2018~2023년)을 놓고 보면 2018년(160억1100만원), 2021년(218억6100만원)에 이어 지난해까지 총 세 차례나 미등기 오너가 연봉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장이 지난해 CJ에서 받은 연봉은 106억4400만원이다. 이는 같은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김홍기 대표이사가 받은 34억2400만원보다 72억 이상 많은 액수다. 이 회장이 받은 연봉을 다시 구분해보면 급여 형태로 지급한 보수가 41억7300만원이었고, 상여금은 64억7100만원이나 됐다.

문제는 이 회장이 100억원이 넘는 보수를 혼자서 챙기다 보니 CJ 직원의 평균 보수에도 1억원 이상 차이가 생겼다는 점이다.지난해 CJ 직원에게 지급한 급여 총액은 379억9900만원이었다.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직원 평균 보수는 5억7900만원이다. 이 회장이 받아간 보수를 제외하면 평균 보수는 4억2070억원으로 낮아진다.

이 회장은 또 지난해 CJ제일제당에서 72억94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이는 직원 평균 보수 7600만원보다 무려 96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CJ ENM에서도 41억9800만원을 챙겨갔는데, 같은 회사 직원 평균 보수 8400만원의 50배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처럼 미등기임원인 오너가 고액 연봉을 받을 경우 다른 기업들과 달리 현실과 괴리감 있는 직원 평균 보수 등이 산출돼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직원과 다른 미등기임원들이 받은 보수는 실제 적은데 반해 수십억을 받은 미등기임원 오너 때문에 평균 보수가 사실과 다르게 지나치게 높을 경우 정보가 왜곡될 수밖에 없어서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책임 경영과도 거리가 멀다. 통상 사내이사를 비롯해 대표이사는 이사회에 참여하는 핵심 경영진이다. 이사회는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기업의 중요한 문제를 결정한다. 이와 달리 오너 경영자라 하더라도 등기임원이 아니면 이사회 참석 자체가 불가능하다. 공식적으로는 회사의 중요 문제를 결정하는 이사회 멤버가 아니라는 얘기다. 또 회사에 문제가 생길 경우 미등기오너는 법적 책임에서도 한 발 멀리 서 있을 수밖에 없다. 

CJ 측은 이 회장의 연봉과 성과급이 내부 평가 기준에 따라 합리적으로 이뤄진 보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CJ 관계자는 “이 회장은 K-푸드 사업적 성과가 높게 평가됐고, 현재 그룹의 사업 방향성을 잡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어 그만한 보상을 받는 게 합리적이라고 본다”며 “개인에 대한 급여 체계와 평가 항목에 따라 지급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의 경영 상황이나 환경을 고려해서 등기, 미등기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 이 회장의 미등기 상태에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거론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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