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자사주 매입 덕에 주가 올랐지만…효과 언제까지?
지난 15일 NH투자증권과 신탁계약 종료
1185원 불과했던 주가 1520원으로 상승
핵심 계열사 적자 등 실적 악화는 불안요소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웅진(016880)이 지난해 말 NH투자증권과 진행한 자기주식(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주가가 30% 가까이 상승하며 주주가치 제고라는 목적을 달성했다. 다만 웅진씽크빅을 비롯한 핵심 계열사의 부진 등 웅진의 상황이 좋지 못한 만큼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은 지난 15일 NH투자증권과 체결한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끝내고 해당 주식을 모두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웅진은 지난해 12월 NH투자증권과 30억원(199만5764주) 규모의 자사주 신탁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은 회사가 금융회사에 일정 규모의 돈을 맡기면 금융회사가 대신해서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주주안정을 꾀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대표적인 주주 친화 정책이다.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은 회사가 직접 매입하는 방법 대비 금융회사가 장기간에 걸쳐 자사주를 사들이는 만큼 자금 흐름과 주가 변동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NH투자증권도 웅진 주식을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지난 15일까지 매달 말 6회에 걸쳐 나눠 매입했다.
시장에서는 웅진의 자사주 매입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신탁계약 체결 직후인 지난해 말(12월 29일) 기준 1185원에 불과했던 웅진의 주가는 19일 종가 기준 1520원으로 28.3%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 증시가 침체에 빠지면서 덩달아 웅진의 주가도 하락세를 보였지만 자사주 매입 이후 회복세를 타며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그동안 웅진이 코웨이 재매각 등 숱한 문제로 주주가치가 크게 훼손돼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높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성과라는 평가다.
또 평소 웅진의 주주친화적이지 못한 정책에 불만을 느낀 소액주주들의 불만도 일정부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웅진은 지난 2007년 웅진씽크빅을 분리하고 지주사로 전환한 후 배당을 전혀 실시하지 않았다. 자사주 매입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웅진의 실적이 다시금 하락세로 돌아선 만큼 주가 향방을 속단하긴 이르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웅진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연결기준)은 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이 2561억원에서 2573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매출원가가 증가폭이 상회하며 매출총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계열사 중에는 매출의 60%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웅진씽크빅이 5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지주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매입했던 자사주에 대한 처분 여부를 아직 구체화하지 않은 점도 변수다. 자사주를 매입하더라도 소각하지 않을 경우 주식 유통량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주주가치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상장사 중 대다수가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기보다는 보유하거나 향후 처분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 경우 호실적 등 긍정적 요인이 전무한 상황에선 주가 방어가 어렵기 때문에 매입 당시 기대감으로 상승했던 주가가 다시금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이재명 “‘국장’ 떠나는 현실...PER 개선하면 ‘코스피 4000’ 무난”
2롯데바이오로직스 설립 2년 만 수장 교체…신임 대표는 아직
3상법 개정 되지 않는다면 “국장 탈출·내수 침체 악순환 반복될 것”
4열매컴퍼니, 미술품 최초 투자계약증권 합산발행
5‘펫보험 1위’ 메리츠화재, 네이버·카카오페이 비교·추천 서비스 동시 입점
6네이버페이, ‘펫보험 비교·추천’ 오픈…5개 보험사와 제휴
7카카오페이, ‘펫보험 비교’에 업계 1위 메리츠화재 입점
8'19세' 보아, 청담동 빌딩 차익만 71억.. '재테크의 별' 떴다
9삼쩜삼 “2019년 종부세 과다 납부분 환급 신청 기한 얼마 안 남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