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원빵은 간식일 뿐인데”…화폐 활용 어디까지 되나요[김윤주의 금은동]
저작권 침해…신뢰성 저하 우려
“빵틀 다시 제작 상인에 부담될 듯”
장난감·황금지폐 등 여전히 판매 중
금융‧은행 산업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글로벌 확장 등 내부 목표는 물론, 주요국 금리인상 등 외부 요인도 영향을 끼칩니다. 횡령, 채용 비리와 같은 다양한 사건들도 발생합니다. 다방면의 취재 중 알게 된 흥미로운 ‘금융 은행 동향’을 ‘김윤주의 금은동’ 코너를 통해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윤주 기자] 관광지의 먹거리는 해당 지역을 대표해 여행객을 끌어들이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이런 역할을 해왔던 경주의 ‘십원빵’을 두고 소동이 일었다. 십원빵이 화폐 도안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십원빵은 앞면에 불국사 다보탑, 뒷면에 숫자 10이 새겨진 빵이다. 1966년 발행된 10원짜리 동전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화폐 도안을 사용하려면 ‘한국은행권 및 주화의 도안 이용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특히 영리 목적으로 화폐 도안을 사용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한국은행의 승인을 받는다고 해도 도안 이용 기간은 6개월이다.
한국은행은 십원빵에 대해 화폐 저작권 침해를 문제 삼으며 디자인 교체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영리 목적의 무분별한 화폐도안 오·남용이 사회적으로 확산될 경우 위변조 심리 조장, 화폐의 품위 및 신뢰성 저하 등으로 국가 근간인 화폐유통시스템이 교란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십원빵 제조업체는 제품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다보탑 대신 첨성대나 불국사 등을 새겨 실제 10원 동전과 다르다는 점을 부각해 제재를 빗겨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화폐 도안을 둘러싼 공방은 십원빵만의 문제는 아니다. 경남 통영의 ‘백원빵’과 서울 신사동 ‘오백원빵’ 등 십원빵과 유사한 ‘동전빵’ 제품도 같은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십원빵에 대한 조치가 과도하다는 의견도 있다. A씨(32)는 “얼마전에도 경주 여행을 갔다가 유명한 간식인 십원빵을 먹었던 추억이 있다”면서 “십원빵이 실제 돈으로 사용되는 것도 아닌데 이번 조치로 빵틀을 다시 제작하는 것도 (소상공인들에게) 부담일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 B씨는 “경주에서 파는 십원빵은 외국 관광객들한테 한국화폐 홍보가 되고 좋은 기회라고도 생각된다”면서 “십원빵에 다보탑 대신 첨성대‧불국사를 넣으면 오히려 한국화폐 도안만 변질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한 화폐 도안 활용 범위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인터넷에 검색해봐도 장난감 돈이나 화폐가 프린트 된 방석, 황금 지폐 등은 여전히 판매 중이다.
우선 장난감 돈은 영리를 목적으로 생산·판매되지만, 금융 교육 목적으로 해석해 한국은행이 따로 제재하지 않고 있다. 온·오프라인 곳곳에서 판매 중인 돈방석·황금지폐 등 제품에 대해선 한국은행이 감시 인력 부족 등으로 일일히 제재하지 못했거나, 업체측에서 미처 시정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화폐 도안 이용 기준 등 필요한 사항을 안내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화폐 도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십원빵의 경우 2020년경부터 사업화하면서 규모가 커져 충분한 준비를 통해 대응해왔던 사안”이라면서 “다른 영리 목적의 화폐 도안 활용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지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화폐 도안을 영리 목적에 쓰면 안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건전하게 사용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윤주 기자] 관광지의 먹거리는 해당 지역을 대표해 여행객을 끌어들이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이런 역할을 해왔던 경주의 ‘십원빵’을 두고 소동이 일었다. 십원빵이 화폐 도안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십원빵은 앞면에 불국사 다보탑, 뒷면에 숫자 10이 새겨진 빵이다. 1966년 발행된 10원짜리 동전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화폐 도안을 사용하려면 ‘한국은행권 및 주화의 도안 이용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특히 영리 목적으로 화폐 도안을 사용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한국은행의 승인을 받는다고 해도 도안 이용 기간은 6개월이다.
한국은행은 십원빵에 대해 화폐 저작권 침해를 문제 삼으며 디자인 교체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영리 목적의 무분별한 화폐도안 오·남용이 사회적으로 확산될 경우 위변조 심리 조장, 화폐의 품위 및 신뢰성 저하 등으로 국가 근간인 화폐유통시스템이 교란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십원빵 제조업체는 제품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다보탑 대신 첨성대나 불국사 등을 새겨 실제 10원 동전과 다르다는 점을 부각해 제재를 빗겨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화폐 도안을 둘러싼 공방은 십원빵만의 문제는 아니다. 경남 통영의 ‘백원빵’과 서울 신사동 ‘오백원빵’ 등 십원빵과 유사한 ‘동전빵’ 제품도 같은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십원빵에 대한 조치가 과도하다는 의견도 있다. A씨(32)는 “얼마전에도 경주 여행을 갔다가 유명한 간식인 십원빵을 먹었던 추억이 있다”면서 “십원빵이 실제 돈으로 사용되는 것도 아닌데 이번 조치로 빵틀을 다시 제작하는 것도 (소상공인들에게) 부담일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 B씨는 “경주에서 파는 십원빵은 외국 관광객들한테 한국화폐 홍보가 되고 좋은 기회라고도 생각된다”면서 “십원빵에 다보탑 대신 첨성대‧불국사를 넣으면 오히려 한국화폐 도안만 변질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한 화폐 도안 활용 범위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인터넷에 검색해봐도 장난감 돈이나 화폐가 프린트 된 방석, 황금 지폐 등은 여전히 판매 중이다.
우선 장난감 돈은 영리를 목적으로 생산·판매되지만, 금융 교육 목적으로 해석해 한국은행이 따로 제재하지 않고 있다. 온·오프라인 곳곳에서 판매 중인 돈방석·황금지폐 등 제품에 대해선 한국은행이 감시 인력 부족 등으로 일일히 제재하지 못했거나, 업체측에서 미처 시정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화폐 도안 이용 기준 등 필요한 사항을 안내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화폐 도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십원빵의 경우 2020년경부터 사업화하면서 규모가 커져 충분한 준비를 통해 대응해왔던 사안”이라면서 “다른 영리 목적의 화폐 도안 활용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지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화폐 도안을 영리 목적에 쓰면 안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건전하게 사용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서학 개미에게 희소식…하루 23시간 거래 가능한 미 증권거래소 내년 개장
2 오세훈 시장 "동덕여대 폭력·기물파손, 법적으로 손괴죄…원인제공 한 분들이 책임져야”
3미·중 갈등 고조되나…대만에 F-16 부품 판매 승인한 미국의 속내는
4"나도 피해자” 호소…유흥업소 실장, 이선균 협박으로 檢 징역 7년 구형
5배우 김사희 품절녀 된다...두살 연상 사업가와 결혼
6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의 바이오 진출 이어진다…신약개발 자회사 ‘에이엠시사이언스’ 설립
7공동 사냥한 게임 아이템 ‘먹튀’ 소용없다…”게임사가 압수해도 정당” 판결 나와
887억 바나나 '꿀꺽'한 코인 사업가..."훨씬 맛있다"
9AI 학습 데이터의 저작권 소송 이어져…캐나다 언론사 오픈AI 상대로 소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