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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벤츠급 럭셔리 세단이 6000만원이야”...부족함 없는 ‘볼보 S90’[타봤어요]

치열한 E세그먼트 시장서 E클래스·5시리즈와 경쟁
고급진 실내외·넉넉한 공간·압도적 음향 시스템까지

볼보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 S90. [사진 볼보자동차코리아]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열풍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E세그먼트 세단 시장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국내 터줏대감인 현대자동차 그랜저, 수입차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볼보 S90도 뜨거운 경쟁 구도 속에서 특유의 ‘스웨디시’ 감성을 앞세워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도입된 마일드하이브리드 모델인 B6는 효율성과 성능을 모두 겸비한 비즈니스세단의 정석으로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S90은 남을 배려하는 ‘스웨디시 젠틀맨’(Swedish Gentleman)이라는 슬로건 아래 제작된 차량이다. 지난 1961년 제작한 클래식카 P1800을 모티브로 긴 보닛과 대담한 직선형 디자인을 적용해 클래식하면서도 역동적인 이미지를 표현했다.

전면에는 ‘T’자형 헤드램프와 볼보의 아이덴티티인 세로 모양의 그릴이 적용됐다. 볼보가 지난 2016년 처음 선보인 디자인으로 이후 지속적으로 다듬어져 차량 전체 디자인과 완벽한 균형을 이뤘다. 여기에 그릴의 테두리와 세로선, 안개등 몰딩을 크롬으로 장식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범퍼 하단을 가로지르는 크롬 라인은 자칫 밋밋할 수 있는 S90의 디자인에 포인트 역할을 한다.
볼보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 S90 측면. [사진 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 S90 후면. [사진 볼보자동차코리아]
측면부는 캐릭터 라인을 단순화해 직선미를 강조했다. 쿠페와 세단을 섞어 놓은 듯한 루프 라인과 짧은 오버행은 차체를 더 길어 보이게 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는 S60에 적용된 SPA 플랫폼 덕분으로 볼보는 이를 통해 휠 베이스와 오버행, 전고 등 기존 플랫폼이 지닌 설계상 한계를 뛰어넘는 데 성공했다.

후면은 캐릭터 라인을 두껍게 사용해 강인한 인상을 준다. 특히 트렁크 리드에 적용된 스포일러는 S90의 역동성을 엳볼 수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 볼보 로고 래터링을 중심으로 왼쪽 아래에 차명인 S90을, 반대쪽에는 트림명인 B6를 배치해 균형감을 더했다. 초기에는 과하다는 평가가 많았던 볼보 특유의 C자형 테일램프도 전면부 주간주행등(DRL)과 마찬가지로 페이스리프트 이후 보다 다듬어져 꽤 괜찮은 조화를 이룬다.

실내로 들어오면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운전자를 맞이한다. 북유럽 특유의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통해 절제미를 극대화했다. 대시보드에는 고급소재들이 많이 사용됐는데 전체를 가로지르는 크롬 라인과 천연나무가 조화를 이루면서 부드러운 가죽 소재가 품격을 더한다. 천연 크리스탈로 제작한 오레포스(Orrefors)의 크리스탈 기어노브도 시각과 촉각 등 모든 면에서 만족감을 높인다.

S90은 실내 거주성 역시 동급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휠베이스는 3060㎜로 이전 모델 대비 120㎜ 늘었다. 덕분에 뒷자석 레그룹이 1026㎜에 달해 ‘쇼퍼드리븐’으로서의 경쟁력도 상당하다.

기함급 세단에 걸맞은 다양한 편의사양도 S90의 강점이다. 볼보의 자랑인 인체공학적 시트는 최고급 나파 가죽이 적용돼 마치 고급 쇼파에 앉은 듯한 안락함을 선사한다.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안마 기능도 탑재돼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오디오는 바워스&윌킨스(B&W) 음향 시스템이 장착됐다. 케블라 소재로 만든 19개의 스피커가 차량 곳곳에 적용돼 생동감 있는 음악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이 음향 시스템 때문에 볼보를 선택하는 소비자들도 제법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페시아에는 9인치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적외선을 이용한 터치 방식으로 부드럽게 구동된다. 에어컨 공조와 내비게이션, 멀티미디어 등 대부분을 조작할 수 있다. T맵 오토가 적용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높은 완성도로 쾌적한 운전환경을 제공한다. 정확한 내비게이션 서비스로 정평이 난 T맵과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NUGU), 음악 플랫폼 ‘플로’(FLO) 등이 조화를 이뤄 한국 소비자 눈높이 맞는 인포테인먼트로 탄생한 것이다.
볼보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 S90 실내. [사진 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 S90 2열. [사진 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에서 고급 기함 역할을 하고 있는 S90이지만 스포츠 세단에 밀리지 않는 달리기 성능을 보여준다. 볼보 S90 B6는 48V 마일드하이브리드(MHEV)가 적용돼 시내 주행, 고속 주행, 굽잇길 등 어떤 환경에서도 최적의 주행을 선사한다.

볼보의 MHEV는 첨단 운동 에너지 회수 시스템이 2.0리터 가솔린 엔진과 결합된 통합형 전동화 파워트레인이다. 48V 배터리가 출발 가속과 재시동 시 엔진 출력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약 14마력의 추가적인 출력을 지원해 더욱 민첩한 주행 성능을 제공한다. B6는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42.8㎏·m의 성능을 발휘한다.

시승을 진행하는 동안 쾌적한 가속 성능 덕분에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가속을 도와주는 전기모터와 즉각적인 터보 반응을 이끌어내는 파워펄스 덕분에 초반 가속 시 공백이 거의 없었다. 이런 특성은 고속 주행에서도 이어져 일정 수준 이상의 속도에서도 여유로운 주행을 가능케 했다.

코너링과 핸들링 성능 역시 뛰어나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적당한 텐션의 핸들이 운전자로 하여금 최적의 반응을 이끌어내 격한 굽잇길도 문제없이 주파할 수 있었다. 혹자는 코너링이 날카롭지 않다고 평가하지만 S90의 정체성이 고급 기함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점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전의 대명사 ‘볼보’ 답게 S90에 적용된 안전사양은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 자동 제동과 충돌 회피 시스템을 결합한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로 사고 위험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앞차와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최대 시속 140㎞까지 주행 가능한 ‘파일럿 어시스트 II’(Pilot Assist II)가 적극적으로 주행을 보조한다.

▲도로 이탈 완화 기능(Run-off Road Mitigation) ▲반대 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 기능(Oncoming Lane Mitigation)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Blind Spot Information) 등 다양한 첨단 사양도 적용됐다. 차선을 이탈하면 스티어링휠(운전대)이 반대쪽으로 조향됐다. 앞차와의 간격이 좁은 상황에서 전방 차량의 속도가 급격하게 줄자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기도 전에 감속이 이뤄졌다. 안전벨트는 몸을 강하게 조여 앞으로 튀어나가는 것을 방지해 줬다.

한편 볼보 S90의 판매 가격은 ▲B5 플러스 브라이트 6350만원 ▲B5 얼티메이트 브라이트 6950만원 ▲B6 AWD 얼티메이트 브라이트 7350만원 ▲T8 AWD 얼티메이트 브라이트 874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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