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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앤굿 “대통령이 영업사원 1호 시대…변호사 독점 인식 난센스"

로앤굿, 변협에 징계 철회·가이드라인 제정 등 요청
나홀로 소송 80%…“더 많은 이들이 변호사 찾아야”

민명기 로앤굿 대표. [사진 로앤굿]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대한변호사협회(변협)와 리걸테크(법률서비스와 정보기술의 결합) 업계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최근 변협이 리걸테크에 대한 형사 고발을 검토하고 플랫폼에 가입한 변호사를 상대로 징계까지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법률서비스 플랫폼인 ‘로앤굿’도 이에 대한 대응에 나서며 반발하고 있다. 

로앤굿은 3일 서울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변협측은 민간 플랫폼은 불법·플랫폼 가입 변호사 징계가 정당하다는 입장을 견지한다면 변호사인 민명기 대표를 제명하라”는 입장을 전했다.

민명기 대표는 “본인의 징계처분 관련 소송은 ‘플랫폼의 합법성’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변협 현 집행부의 임원직을 함께 걸고 법원의 최종적인 판단을 받아보자”고 언급했다.

민 대표는 자신도 지난해 7월 플랫폼 운영(겸직불허가 위반)을 이유로 정직 1년의 중징계를 받은 상태라며 “정직 기간이 종료되고 나서 변협이 저를 제명할 경우 행정소송을 제기해 법원의 정당한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법무부는 리걸테크가 변호사 불법 알선이 아니라고 유권해석했지만 변협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변협에 의견서를 5차례나 제출하면서 대화와 조율을 시도했으나 어떤 회신도 받지 못했고, 그러다가 변협이 로앤굿에 대한 형사 고발과 가입 변호사 징계를 내부적으로 결정했다는 것을 지난달 언론 보도로 알았다”고 했다.

최근 변협은 로앤굿에 대한 형사 고발을 검토하고 플랫폼에 가입한 변호사를 상대로 징계까지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민 대표는 “법무부 심의 예정인 로톡 가입 변호사 100여명에 대한 징계를 철회하고 합법임을 인정하라”고 주장했다.

또 변협이 무조건적으로 ‘민간 플랫폼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에 기반해 변호사들에게 징계권을 계속적으로 남용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민 대표는 “협회 관계자를 통해서 변협은 향후 징계사유를 변경하면서라도 계속 플랫폼을 견제할 계획이라고 들었다”며 “실제 최근 로톡 역시 설령 법무부가 징계를 취소해도, 변협이 또 징계하는 것은 막을 수 없다”는 우려를 표했다. 

그는 “변협 징계는, 법무부 심의 결정이 이루어지기 전에 변협이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철회해야 비로소 끝맺음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앞서 변협은 2021년 5월 ‘경제적 대가를 받고 변호사를 홍보해주는 이’에게 광고를 의뢰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광고 규정을 개정했고, 지난해부터는 로톡 가입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에 나섰다.

아울러 민 대표는 “변협은 급격한 변화 속에서 법률시장의 질서를 새롭게 구축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며 “지금까지처럼 변협 집행부끼리만 내부적으로 비공개회의를 통해 논의해서는 안 되고, 공청회 또는 세미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변협 집행부 외의 다양한 변호사들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리걸테크 회사들도 초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협 집행부의 플랫폼에 대한 강경 정책은 다수 변호사의 지지를 받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도 전했다. 실제 이번 52대 변협회장 선거에서는 1번 김영훈 후보와 2번 안병희 후보가 ‘플랫폼에 대한 정책방향’을 쟁점으로 극명하게 대립했다. 전체 유권자 2만7000명 변호사 중 1번 김영훈 후보가 3700여표를, 2번 안병희 후보가 3600여표를 득표해 1번 김영훈 현 협회장이 약 130표 차이로 당선됐다.

로앤굿 측은 이러한 투표결과의 변화와 구체적 양상은 많은 변호사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음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2년 6개월 전인 51대 변협회장 선거에서는 이종엽 전 회장의 ‘플랫폼 척결’ 공약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회사 측은 전국 2만5000명 변호사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성명서를 지난주 우편 발송하기도 했다. 

민 대표는 많은 의뢰인들이 경제적 부담과 심리적 거리감으로 인해 변호사 선임을 기피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변협이 시대적 흐름을 인정하고 새로운 변화를 수용해 법률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률가인 대통령이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는 시대에 법률시장을 변호사가 독점해야 한다는 변협의 인식은 난센스”라며 “나 홀로 소송이 8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변협이 할 일은 더 많은 사람이 변호사를 찾아오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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