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외길’서 ‘볶음면·한식·필방’ 옆길로?…성장 벽 앞에서 분주한 ‘교촌’
교촌에프앤비, 1분기 매출 9.3% 감소
‘볶음면’으로 라면시장 진출, 하림이 제조사
‘치킨 오마카세’ 교촌필방 오픈, 한식사업 진출도 검토
[이코노미스트 김채영 기자] 최근 치킨값 인상으로 소비자들에게 뭇매를 맞은 교촌에프앤비가 ‘치킨 고집’을 꺾고 ‘볶음면’으로 라면시장에 진출했다. 지난달엔 업계 최초로 치킨 오마카세 매장을 오픈하고, 한식 사업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지난해 경쟁사인 bhc치킨에 매출 1위 자리를 내주며 치킨만으로는 재도약이 어렵단 판단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매출 4989억원으로 2위…1분기 매출 9.3% 감소
매출 기준으로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오던 교촌치킨은 지난해 매출 4989억원을 기록, 5075억원을 기록한 bhc치킨에게 근소한 차로 밀리며 2위가 됐다. 업계 3위인 BBQ와의 매출 격차도 좁혀졌다. 2021년 교촌치킨과 BBQ의 매출 격차는 130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BBQ의 매출이 15% 오르며 800억원대까지 줄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촌에프앤비는 최근 볶음면 신제품 ‘시크릿 볶음면’ 2종을 공개하며 신사업 진출에 나섰다. 11번가에서 판매되고 있는 해당 제품은 교촌치킨 대표 메뉴의 ‘맵단짠(맵고, 달고, 짜고)’ 소스를 강조한 용기면이다.
라면시장 후발주자인 만큼 교촌은 기존 라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웠다. 교촌의 시크릿 볶음면은 개당 2300원으로, 일반 용기면보다 가격이 비싸다. 교촌치킨은 시크릿 볶음면 제조사로 하림을 선택했다. 앞서 하림은 2021년 프리미엄 전략으로 ‘더미식’ 시리즈를 출시해 ‘더미식 장인라면’으로 라면시장에 뛰어들었던 바 있다.
교촌은 업계 최초로 ‘치킨 오마카세’인 ‘교촌필방’을 오픈하기도 했다. 교촌필방 오픈 당시 교촌 측은 “소비자들이 교촌치킨이 붓으로 소스를 바른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해 해당 공간을 교촌필방이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이태원에 가게를 연 것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교촌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촌필방은 396.7㎡(120평) 규모의 매장으로 교촌의 대표 메뉴뿐 아니라 닭 특수 부위 오마카세와 수제맥주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2024년 2개 지점을 추가해 총 3호점을 열 계획이다.
닭갈비 쌈요리와 돼지고기에 이어 4년 만에 한식 사업에도 재도전한다. 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엔비는 최근 ‘메밀단편’이라는 상표를 특허 출원하고 개점 장소와 일정 등 구체적인 사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촌에프엔비의 이번 한식 사업 도전은 과거 닭갈비 쌈요리 전문점 ‘엠도씨’와 돼지고기 전문점 ‘숙성72’에 이어 세 번째다. 교촌에프엔비는 지난 2019년 두 사업을 정리했다. 교촌 측은 1호점 위치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쪽으로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치킨 오마카세부터 한식사업까지…이미지 개선 목적? 이례적 행보에 우려도
업계에선 ‘치킨 외길’만 걷던 교촌의 이례적인 행보를 두고 우려도 나온다. 교촌의 신사업 진출이 소비자와의 소통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 목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교촌은 수익구조 악화 등을 이유로 지난 4월부터 치킨값을 최대 3000원 인상했으나 소비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교촌에프앤비의 인상을 시작으로 각 프랜차이즈 업체가 일제히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교촌에프앤비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지난 4월 배달의민족 앱을 통해 브랜드 행사를 열고 시그니처 메뉴 4종을 인상 전 가격으로 판매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제 와서 꼼수 할인 작전을 쓰는 것이냐”, “보여주기식으로 잠깐 저렇게 파는 것이다” 등의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교촌필방의 후기도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1인당 5만9000원이란 높은 가격으로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지만, 맛과 서비스가 기대 이하라는 평이 나온다. 교촌필방을 방문했던 일부 소비자들의 후기에는 ‘짜다’는 반응과, ‘음식이 나오는 데 오래 걸린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교촌필방은 자사의 본업인 치킨의 연장선상으로 생각해 낸 아이디어로, 젊은 세대한테 새로운 브랜드 모습을 보여주고자 진행하게 됐다”며 “본격적인 엔데믹 시대가 열리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K-치킨 명소를 선보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교촌필방은 오픈한 지 아직 한 달밖에 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여러 후기를 수렴해서 개선할 점이 있으면 최선을 다해 개선할 것이며, 볶음면은 자사에서 꾸준히 해오던 가정간편식(HMR) 사업에 이어 하게 됐으며 라인업 확대 정도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근 신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실적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라기보단 치킨업계가 똑같이 하고 있는 ‘지속 성장’의 고민을 하면서 언젠가는 한계가 있는 시장에서 오래 생존하기 위해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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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 4989억원으로 2위…1분기 매출 9.3% 감소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줄어든 115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3% 내려간 4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기준으로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오던 교촌치킨은 지난해 매출 4989억원을 기록, 5075억원을 기록한 bhc치킨에게 근소한 차로 밀리며 2위가 됐다. 업계 3위인 BBQ와의 매출 격차도 좁혀졌다. 2021년 교촌치킨과 BBQ의 매출 격차는 130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BBQ의 매출이 15% 오르며 800억원대까지 줄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촌에프앤비는 최근 볶음면 신제품 ‘시크릿 볶음면’ 2종을 공개하며 신사업 진출에 나섰다. 11번가에서 판매되고 있는 해당 제품은 교촌치킨 대표 메뉴의 ‘맵단짠(맵고, 달고, 짜고)’ 소스를 강조한 용기면이다.
라면시장 후발주자인 만큼 교촌은 기존 라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웠다. 교촌의 시크릿 볶음면은 개당 2300원으로, 일반 용기면보다 가격이 비싸다. 교촌치킨은 시크릿 볶음면 제조사로 하림을 선택했다. 앞서 하림은 2021년 프리미엄 전략으로 ‘더미식’ 시리즈를 출시해 ‘더미식 장인라면’으로 라면시장에 뛰어들었던 바 있다.
교촌은 업계 최초로 ‘치킨 오마카세’인 ‘교촌필방’을 오픈하기도 했다. 교촌필방 오픈 당시 교촌 측은 “소비자들이 교촌치킨이 붓으로 소스를 바른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해 해당 공간을 교촌필방이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이태원에 가게를 연 것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교촌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촌필방은 396.7㎡(120평) 규모의 매장으로 교촌의 대표 메뉴뿐 아니라 닭 특수 부위 오마카세와 수제맥주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2024년 2개 지점을 추가해 총 3호점을 열 계획이다.
닭갈비 쌈요리와 돼지고기에 이어 4년 만에 한식 사업에도 재도전한다. 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엔비는 최근 ‘메밀단편’이라는 상표를 특허 출원하고 개점 장소와 일정 등 구체적인 사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촌에프엔비의 이번 한식 사업 도전은 과거 닭갈비 쌈요리 전문점 ‘엠도씨’와 돼지고기 전문점 ‘숙성72’에 이어 세 번째다. 교촌에프엔비는 지난 2019년 두 사업을 정리했다. 교촌 측은 1호점 위치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쪽으로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치킨 오마카세부터 한식사업까지…이미지 개선 목적? 이례적 행보에 우려도
업계에선 ‘치킨 외길’만 걷던 교촌의 이례적인 행보를 두고 우려도 나온다. 교촌의 신사업 진출이 소비자와의 소통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 목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교촌은 수익구조 악화 등을 이유로 지난 4월부터 치킨값을 최대 3000원 인상했으나 소비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교촌에프앤비의 인상을 시작으로 각 프랜차이즈 업체가 일제히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교촌에프앤비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지난 4월 배달의민족 앱을 통해 브랜드 행사를 열고 시그니처 메뉴 4종을 인상 전 가격으로 판매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제 와서 꼼수 할인 작전을 쓰는 것이냐”, “보여주기식으로 잠깐 저렇게 파는 것이다” 등의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교촌필방의 후기도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1인당 5만9000원이란 높은 가격으로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지만, 맛과 서비스가 기대 이하라는 평이 나온다. 교촌필방을 방문했던 일부 소비자들의 후기에는 ‘짜다’는 반응과, ‘음식이 나오는 데 오래 걸린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교촌필방은 자사의 본업인 치킨의 연장선상으로 생각해 낸 아이디어로, 젊은 세대한테 새로운 브랜드 모습을 보여주고자 진행하게 됐다”며 “본격적인 엔데믹 시대가 열리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K-치킨 명소를 선보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교촌필방은 오픈한 지 아직 한 달밖에 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여러 후기를 수렴해서 개선할 점이 있으면 최선을 다해 개선할 것이며, 볶음면은 자사에서 꾸준히 해오던 가정간편식(HMR) 사업에 이어 하게 됐으며 라인업 확대 정도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근 신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실적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라기보단 치킨업계가 똑같이 하고 있는 ‘지속 성장’의 고민을 하면서 언젠가는 한계가 있는 시장에서 오래 생존하기 위해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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