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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성공한 필에너지, 높은 삼성SDI 의존도는 불안요소 [이코노 리포트]

매출서 삼성SDI 비중 99.9%…리스크 대응력 떨어져
스태킹 장비 공동개발 탓에 고객사 확대도 제한적

필에너지 로고. [사진 필에너지]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이차전지 장비업체 필에너지가 공모주 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한 가운데 과도한 삼성SDI(006400) 의존도를 해소해야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거대 고객사를 통한 안정적인 매출 창출이 가능하지만 수익 다각화가 어려운 만큼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필에너지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필에너지의 전체 매출에서 삼성SDI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99.6%에 달한다. 올해 1분기에도 99.9%를 기록하는 등 사실상 삼성SDI가 필에너지의 매출 전부를 책임지는 구조다. 삼성SDI가 흔들릴 경우 필에너지 역시 부침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필에너지는 올해 1분기 75억원의 영업이익과 7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필옵틱스에서 물적분할한 필에너지는 이차전지 제작 공정 중 조립 공정에 적용되는 스태킹(Stacking) 장비 및 레이저 노칭(Notching) 장비 제조를 주력으로 한다. 스태킹 장비는 이차전지 제조 공정에서 양극재와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를 쌓을 때 사용한다. 노칭 장비의 경우 배터리 소재를 자르는 데 사용한다.

필에너지의 매출구조가 이처럼 기형적인 것은 주력 제품인 스태킹 장비를 삼성SDI와 공동 개발한 영향이 크다. 대부분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스태킹 장비를 삼성SDI와 공동 개발한 탓에 다른 이차전지 업체에 납품할 수 없는 것이다. 삼성SDI가 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필에너지의 지분 20%를 확보한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현재 삼성SDI는 필에너지의 2대 주주다.

문제는 필에너지의 사업구조상 당장의 매출 다각화가 어렵다는 점이다. 스태킹 장비를 통해 고객사를 확대하지 못하는 만큼 판매 제한이 없는 노칭 장비만으로 매출 다각화를 꾀해야 하지만 대안으로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필에너지는 노칭 장비 판로 개척을 위해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물색 중이지만 이렇다할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삼성SDI라는 대형 고객사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선 필에너지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는 있다”며 “삼성SDI의 증설 계획에 따라 당분간은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수익 창출 능력이 삼성SDI에 국한된다는 점에서 필에너지의 리스크 대응 능력은 현저히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며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볼 때 매출 다각화가 절실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필에너지는 5~6일 양일간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을 진행했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14일로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참여기관 모두가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출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필에너지의 공모가는 3만4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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