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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 떠난 이수만…중국에서 ‘광폭투자’ 나선 배경 [허지은의 주스통]

SM 지분 팔고 블루밍그레이스 설립
中 넘어가 드론택시·아이돌 오디션 투자
엑소엠·웨이비 등…“대표적 친중인사”

주식 시장에선 오가는 돈 만큼이나 수없이 많은 뉴스가 생겨납니다. 한국의 월스트리트, 대한민국 금융의 중심인 여의도 증권가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2400여개 상장사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허지은의 주스통’(주식·스톡·통신)에서 국내 증시와 금융투자업계 안팎의 다양한 소식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중국의 드론 스타트업 이항(eHang)은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를 비롯한 전략적 투자자들로부터 투자 유치 사실을 공개했다. [사진 이항 홈페이지 갈무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에스엠(041510)(SM엔터테인먼트) 창립자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SM 지분 매각 이후 중국으로 넘어가 활발한 투자 활동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아이돌 오디션을 진행하며 ‘꺾이지 않은 중국몽’으로 주목받은 그는 중국의 드론 스타트업에도 수백억원대 투자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수년 전부터 중국 시장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그의 이력에 시장의 관심이 모입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드론 스타트업 이항(eHang)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의 저명한 음악 프로듀서, 기업가, K팝과 SM의 설립자인 이수만을 주축으로 한 여러 전략적 투자자(SI)들이 2300만달러(약 298억원) 규모의 사모(Private Placement) 방식으로 신주 발행을 위한 인수 계약을 맺었다”며 투자 유치 사실을 밝혔습니다. 

이항은 중국의 드론 제작사이사 자율주행항공기 분야에서 선도적인 업체로 ‘드론 택시’ 등을 선보인 업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항은 이수만 전 총괄을 대표 투자자로 소개했지만, 그가 구체적으로 얼마를 투자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항은 이 전 총괄과 상호 보완적인 강점을 활용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도심항공교통(Urban Air Mobility·UAM) 사업 개발에서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수만 전 총괄은 “안전하고 자율적이며 친환경적인 항공 교통 수단을 구현하기 위한 이항의 변함없는 노력에 감사드린다”며 “잠재력이 큰 도심항공교통 산업의 장기 투자자로서 이항과 투자와 협업을 통해 기회를 포착하고 성장에 기여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첨단 교통 기술과 대중문화가 융합해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수만 전 총괄은 올해 초 지분 매각을 둘러싼 SM과의 대결에서 패배한 뒤 중국으로 활동 무대를 옮겼습니다. 당시 이 전 총괄은 보유 중이던 SM 지분 14.8%(352만3420주)를 하이브(352820)에 매각했으나 하이브가 최종 SM 인수를 포기하면서 SM 경영권은 카카오(035720)에 넘어간 상태입니다. 이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개인회사 ‘블루밍 그레이스’를 설립한 뒤 중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중인데요. 

이 전 총괄이 표면적으로 밝힌 블루밍 그레이스의 설립 목적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사업입니다. 이 회사는 ‘경영, 경제, 자본시장에 관한 조사 및 연구업’, ‘신기술사업자에 대한 투자, 경영 기술지도 사업’ 등을 목적으로 등록한 회사입니다. 지난 11일엔 이 전 총괄이 몽골 정부에 ‘재난 피해 복구 나무심기 기금’ 명목의 1억원을 기부한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SM 시절 ‘나무 심기’에 집중했던 이 전 총괄의 집념이 재조명 된 셈입니다.

이 전 총괄은 중국에서 아이돌 오디션에도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0일 텐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그는 현재 중국 베이징에 체류하면서 중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아이돌 오디션을 진행 중인데, 최측근인 유영진 작곡가 등이 함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사실 이 전 총괄은 수십년 전부터 ‘친중인사’로 유명한 인물이었습니다.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아시아의 중심’이라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데다, 실제 이 전 총괄이 SM을 이끌던 시절 그가 만든 아이돌 중에 중국인 멤버가 상당히 많이 포진해있다는 점이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이 전 총괄은 지난 2007년 하버드 MBA 강연에서 “동양의 할리우드는 중국이 될 것”이라며 “한국이 세계에서 최고가 되려면 중국이 1등이 되는 것을 도와야 한다”며 중국 중심의 아시아 할리우드론의 전도사를 자처했습니다. 2011년엔 “미국에 진출할 필요가 없다. 일본도 중국에서 인정받으려고 하지 않나”라며 “SM의 타깃은 중국”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는 한한령(한류 제한령)으로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활동길이 막힌 와중에도 지난 2021년 tvN ‘월간 커넥트’에 출연해 “중국시장이 다시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 절대로 그렇게 돼야 한다”며 “우리가 직접 중국에 가서 (프로듀싱을) 전수해 주고, 그곳의 인재들과 세계에서 1등을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프로듀싱의 시대’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이 전 총괄은 중국인 멤버를 주축으로 한 아이돌 그룹을 수차례 배출했는데요. 중국을 주활동 무대로 삼은 ‘슈퍼주니어-M’을 시초로, 루한·크리스·타오 등 중국인 멤버가 과반 이상을 차지했던 ‘엑소-M’, NCT의 중국팀으로 구성된 ‘웨이비(WayV)’ 등이 대표적입니다. 장리인, 슈퍼주니어 한경, 에프엑스 빅토리아, 에스파 닝닝 등은 SM이 배출한 중국 스타로 꼽힙니다. 

이 전 총괄의 최근 행보에 대해서도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선 ‘예상할 수 있었다’는 입장입니다. 그간 이 전 총괄이 보인 친중 행보를 고려하면 중국에서 활동 반경을 넓히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는 입장인데요. 특히 올해 초 그가 SM을 떠날 때 창업주로서 불명예스러운 매각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은 만큼, 한국보다는 중국에서의 활동이 자연스럽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 전 총괄은 SM을 떠날 당시 “제 이름을 따서 창립했던 SM이 오늘로써 한 시대를 마감하게 됐다”며 “저는 늘 꿈을 꾼다. 광야는 제 새로운 꿈이었다. 늘 그래왔듯이 저는 미래를 향해 간다”며 새로운 활동을 암시했습니다. 이 전 총괄의 ‘꺾이지 않은 중국몽’이 중국 대륙에서 활짝 피어날지 주목해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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