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지원사격’ 정의선, 현대차 기술력 전 세계에 알렸다

영국서 공개된 현대차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
정의선, 2020년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신차 발표 현장 찾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전 세계 고성능차가 모인 영국 굿우드에서 한국의 자동차 기술력을 뽐냈다. 그룹의 모든 역량이 집중된 현대차 최초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을 통해서다.

현대차는 13일(현지시간) 영국 웨스트서식스주에서 열린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아이오닉 5 N’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는 1993년 시작된 영국 최대 규모의 자동차 축제다. 고성능 스 포츠카부터 럭셔리카, 클래식카 등 다양한 차량이 한 자리에 모인다.

이날 공개된 아이오닉 5 N은 현대차 고성능 서브 브랜드 N의 첫 번째 순수 전기차다. 현대차 N은 메르세데스-AMG, BMW M, 아우디 RS, 폭스바겐 R과 같은 독일차 제조사의 고성능 브랜드와 같은 개념이다.

또한 아이오닉 5 N은 현대차가 지난 달 20일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새롭게 밝힌 미래 전동화 전략인 ‘현대 모터 웨이’의 실행을 알리는 모델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2030년 전기차 200만대 판매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현대차 아이오닉 5 N은 고출력, 고토크 모터를 기반으로 최대출력 650마력(478kW)의 힘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제로백)은 3.4초, 최고속도는 260km/h다. 국내에서 가장 빠른 전기차로 불리는 기아 EV6 GT(최고출력 585마력, 제로백 3.5초, 최고속도 260km/h)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왼쪽부터) 현대차 장재훈 사장과 N 브랜드&모터스포츠 사업부장 틸 바텐베르크 상무가 아이오닉 5 N 월드 프리미어가 열리는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현대차]
정 회장도 아이오닉 5 N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현지시간) 인텔 아일랜드 캠퍼스를 방문해 반도체 생산 공정을 둘러본 정 회장은 이날 굿우드 페스트벌에 참석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정 회장이 신차 행사를 직접 챙긴 것은 부회장 시절인 2018년 엔씨노(코나 중국형 모델)가 마지막이다. 2020년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직접 챙긴 신차가 아이오닉 5 N인 것이다. N 브랜드는 정 회장이 부회장 시절부터 애착을 갖고 육성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N 프로젝트는 2012년 정 회장(당시 부회장)의 주도 하에 추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해 현대차 남양연구소에 고성능 차량 개발을 위한 신규 연구팀을 꾸린 것이 시작이다. 이들의 목표는 새로운 종류의 퍼포먼스카를 N 모델이라는 형태로 현실화시키는 것이었다.

같은 해 현대차는 파리모터쇼에서 i20 WRC 콘셉트를 공개하고, 월드랠리챔피언십 제조사 부문 참가 계획을 발표했다. 연말에는 유럽에 현대모터스포츠법인(HMSG)를 설립했으며, 이듬해 봄 제네바모터쇼에서 i20 WRC 레이스카를 공개했다.

N 로고가 세상에 처음 나온 것은 2013년 12월이다. 2014 월드랠리챔피언십 참여용 모델 i20 WRC에 N 로고가 처음 달렸다. N 로고를 달고 출전한 2014년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이후 독일 랠리에서 첫 우승을 거머쥐며 한국의 자동차 기술력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WRC 제조사 부문 2연패(2019~2020년) 등 다양한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현재까지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성과는 적극적인 인재 영입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2012년 12월 현대차는 시험·고성능차량 담당 부사장으로 BMW 고성능 차량 개발 담당 출신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을 영입했다. 2015년에는 메르세데스-AMG 기술자 출신 클라우스 코스터(Klaus Köster)를 현대자동차 유럽기술연구소(HMETC) 고성능차량개발실 이사로 영입했다. 2018년에는 토마스 쉬미에라(Thomas Schemera)가 팀에 합류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성능차 사업은 수요가 많지 않고, 자본과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면서 “그럼에도 글로벌 메이커들은 이를 포기하지 않는다. 브랜드의 상징적 의미도 있고, 제조사의 기술력을 입증할 수 있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中, ‘무비자 입국 기간’ 늘린다...韓 등 15일→30일 확대

2빙그레, 내년 5월 인적분할...지주사 체제 전환

3한화오션, HD현대重 고발 취소...“국익을 위한 일”

4北, '파병 대가'로 러시아서 '석유 100만 배럴' 이상 받았다

5지라시에 총 맞은 알테오젠 '급락'…김범수 처남은 저가 매수 나서

6 대통령실 "추경, 논의도 검토도 결정한 바도 없었다"

7"다 막혔는데 이거라도.." 금리 12% 저축은행 신용대출에 고신용자 몰렸다

8"자동주차 하던 중 '쾅'" 샤오미 전기차, 기능 오류로 70대 파손

9기업은행·인천대학교·웹케시, 창업기업 성장 지원 업무협약

실시간 뉴스

1中, ‘무비자 입국 기간’ 늘린다...韓 등 15일→30일 확대

2빙그레, 내년 5월 인적분할...지주사 체제 전환

3한화오션, HD현대重 고발 취소...“국익을 위한 일”

4北, '파병 대가'로 러시아서 '석유 100만 배럴' 이상 받았다

5지라시에 총 맞은 알테오젠 '급락'…김범수 처남은 저가 매수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