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폐점 굴욕 ‘오바마 버거’ 재연할까…김동선 ‘파이브가이즈’에 붙은 물음표 [브랜도피아]
파이브가이즈, 일주일동안 1만5000개 판매고
버거·음료·프라이 구성이 3만원, ‘땅콩기름’ 사용
‘신선도’에 프리미엄, ‘오바마 버거’처럼 될까 우려도
[이코노미스트 김채영 기자] ‘일주일 동안 1만5000개 판매’, ‘매일 2000명 방문’, ‘오픈런 대란’. 지난달 26일 한국에 상륙한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오픈 첫 주 성과는 위와 같이 요약된다. 현지보다 비싸다는 가격 논란에도 휩싸였지만, 초기 흥행엔 일단 성공한 분위기다. 하지만 아직 오픈 초기인 만큼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화 3남 김동선 첫 신사업으로 주목받았지만…오픈 직후 ‘가격 논란’
파이브가이즈는 쉐이크쉑과 인앤아웃과 함께 ‘미국 3대 버거’로 불린다. 주문이 들어오면 신선한 재료로 조리해 매장 주방에 냉동고와 타이머, 전자레인지가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일 직접 만드는 패티와 생감자를 썰어 ‘피넛오일’(땅콩기름)에 튀겨내는 프라이즈 등 차별점이 특징이다.
메뉴는 더블패티가 기본인 버거 4종을 중심으로 핫도그, 샌드위치, 밀크셰이크, 프라이즈 등을 판매한다. 특히 개인 취향에 맞게 최대 25만 가지 방법으로 ‘자신만의 버거’를 만들 수 있도록 커스터마이제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파이브가이즈는 창업자인 머렐(Murrell) 부부와 5명의 아들이 사업을 이끌고 있으며, 2000년대 초 북미에서 가맹사업을 시작한 뒤 2013년 영국 진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했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23개 국가에서 180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는 홍콩, 싱가포르, 중국, 말레이시아, 마카오에 이어 아시아 내 6번째다.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들여온 곳은 한화갤러리아로, 지난 2월부터 갤러리아 신사업전략실을 총괄해온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실장의 첫 신사업이기도 하다. 브랜드 도입을 위한 초기 기획부터 계약 체결에 이르기까지 사업 추진의 전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왔다고 전해진다.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입점이 알려졌을 당시 소비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바로 ‘가격’이었다. 미국 현지에서도 버거와 프라이즈, 음료 등 세트 메뉴로 구매했을 때 가격이 3만원대로, 국내 가격에도 관심이 쏠렸지만 오픈 직후 ‘비싼 가격’ 논란에 휩싸이고 말았다.
파이브가이즈의 치즈버거 국내 가격은 1만4900원이다. 밀크쉐이크(8900원)와 감자튀김(6900원)을 더하면 3만700원에 이른다. 쉐이크쉑의 ‘쉑 버거’는 8400원, ‘스모크 쉑 버거’는 1만600원이고 슈퍼두퍼의 ‘슈퍼 싱글 버거’ 가격은 8900원, ‘갈릭버거’는 1만1900원 등으로 경쟁사보다 10~15% 비싸다.
미국 뉴욕주 소재 일부 매장 가격이 국내보다 저렴하다는 주장도 나온 가운데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운영사인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에프지코리아 측은 “본사 소재지인 버지니아주 직영점을 기준으로는 저렴하다”고 해명했다. 국내 1호점 가격 정책에 대해선 “미국 본토보다 13%, 홍콩보다 17% 저렴하게 책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에프지코리아가 제시한 가격 비교표를 살펴보면 파이브가이즈 강남에서 치즈버거와 감자튀김(리틀), 탄산음료 구매시 가격은 2만5700원이다. 미국 버지니아주 직영점에서 같은 구성 가격은 2만9666원(원·달러 환율 1300원 환산시)이었으며 홍콩의 경우 3만794원이었다.
치즈버거 단품의 경우, 한국 매장에서는 1만4900원이었으며 올해 6월28일 기준 ▲미국 캘리포니아주 LA가 1만6783원(-11%) ▲워싱턴D.C 1만6553원(-10%) ▲뉴욕시 타임스퀘어 1만6272원(-8%) ▲샌프란시스코 1만5701원(-5%) 등이었다.
비싼 ‘피넛오일’이 원인?…“재료 신선도에 프리미엄 붙은 것”
일각에선 파이브가이즈 측이 브랜드 차별점으로 내세운 땅콩기름 사용이 제품 가격을 높인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에프지코리아 관계자는 “땅콩기름의 경우 불포화 지방이기 때문에 다른 기름보다 건강하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어서 사용하고 있다”며 “땅콩기름이 일반적으로 감자튀김을 튀길 때 사용하는 기름보다 비쌀 수 있는데, 제품 가격에 일부 영향은 줄 수 있지만 주요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우려도 나온다. 국내 파이브가이즈는 높은 가격과 함께 맛과 퀄리티, 미국 현지의 오리지널리티, 다양한 커스터마이제이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일부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에 비해 퀄리티가 아쉽다는 반응도 보이는 가운데, 파이브가이즈가 지난해 철수한 ‘굿스터프이터리’ 사태를 재연할까 하는 우려도 보인다.
대우산업개발이 외식 사업으로의 확장을 목표로 들여온 일명 ‘오바마 버거’ 굿스터프이터리는 지난해 5월 서울에 개점한 후 5개월 만인 같은 해 10월 폐점했다. ‘신선’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는 굿스터프이터리의 운영 방침에 맞추느라 운영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우산업개발이 굿스터프이터리 운영을 위해 세운 자회사 이안GT는 매장 내에 스마트팜을 설치하고, 계란은 동물복지 유정란만을 써야 했다.
에프지코리아 측도 ‘재료의 신선도’에 프리미엄화가 있다고 말한다. 에프지코리아 관계자는 “파이브가이즈란 브랜드 자체가 패티나 감자 등 재료를 신선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며 “매장에 냉동고가 없는 만큼 재료 신선도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 부분이 파이브가이즈를 프리미엄 버거로 자리 잡게 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버거시장은 매년 지속적으로 확대 되고 있다”며 “소비자 방문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맛과 품질에 초점을 맞춰 향후 5년 내 15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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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3남 김동선 첫 신사업으로 주목받았지만…오픈 직후 ‘가격 논란’
파이브가이즈는 쉐이크쉑과 인앤아웃과 함께 ‘미국 3대 버거’로 불린다. 주문이 들어오면 신선한 재료로 조리해 매장 주방에 냉동고와 타이머, 전자레인지가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일 직접 만드는 패티와 생감자를 썰어 ‘피넛오일’(땅콩기름)에 튀겨내는 프라이즈 등 차별점이 특징이다.
메뉴는 더블패티가 기본인 버거 4종을 중심으로 핫도그, 샌드위치, 밀크셰이크, 프라이즈 등을 판매한다. 특히 개인 취향에 맞게 최대 25만 가지 방법으로 ‘자신만의 버거’를 만들 수 있도록 커스터마이제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파이브가이즈는 창업자인 머렐(Murrell) 부부와 5명의 아들이 사업을 이끌고 있으며, 2000년대 초 북미에서 가맹사업을 시작한 뒤 2013년 영국 진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했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23개 국가에서 180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는 홍콩, 싱가포르, 중국, 말레이시아, 마카오에 이어 아시아 내 6번째다.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들여온 곳은 한화갤러리아로, 지난 2월부터 갤러리아 신사업전략실을 총괄해온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실장의 첫 신사업이기도 하다. 브랜드 도입을 위한 초기 기획부터 계약 체결에 이르기까지 사업 추진의 전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왔다고 전해진다.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입점이 알려졌을 당시 소비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바로 ‘가격’이었다. 미국 현지에서도 버거와 프라이즈, 음료 등 세트 메뉴로 구매했을 때 가격이 3만원대로, 국내 가격에도 관심이 쏠렸지만 오픈 직후 ‘비싼 가격’ 논란에 휩싸이고 말았다.
파이브가이즈의 치즈버거 국내 가격은 1만4900원이다. 밀크쉐이크(8900원)와 감자튀김(6900원)을 더하면 3만700원에 이른다. 쉐이크쉑의 ‘쉑 버거’는 8400원, ‘스모크 쉑 버거’는 1만600원이고 슈퍼두퍼의 ‘슈퍼 싱글 버거’ 가격은 8900원, ‘갈릭버거’는 1만1900원 등으로 경쟁사보다 10~15% 비싸다.
미국 뉴욕주 소재 일부 매장 가격이 국내보다 저렴하다는 주장도 나온 가운데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운영사인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에프지코리아 측은 “본사 소재지인 버지니아주 직영점을 기준으로는 저렴하다”고 해명했다. 국내 1호점 가격 정책에 대해선 “미국 본토보다 13%, 홍콩보다 17% 저렴하게 책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에프지코리아가 제시한 가격 비교표를 살펴보면 파이브가이즈 강남에서 치즈버거와 감자튀김(리틀), 탄산음료 구매시 가격은 2만5700원이다. 미국 버지니아주 직영점에서 같은 구성 가격은 2만9666원(원·달러 환율 1300원 환산시)이었으며 홍콩의 경우 3만794원이었다.
치즈버거 단품의 경우, 한국 매장에서는 1만4900원이었으며 올해 6월28일 기준 ▲미국 캘리포니아주 LA가 1만6783원(-11%) ▲워싱턴D.C 1만6553원(-10%) ▲뉴욕시 타임스퀘어 1만6272원(-8%) ▲샌프란시스코 1만5701원(-5%) 등이었다.
비싼 ‘피넛오일’이 원인?…“재료 신선도에 프리미엄 붙은 것”
일각에선 파이브가이즈 측이 브랜드 차별점으로 내세운 땅콩기름 사용이 제품 가격을 높인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에프지코리아 관계자는 “땅콩기름의 경우 불포화 지방이기 때문에 다른 기름보다 건강하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어서 사용하고 있다”며 “땅콩기름이 일반적으로 감자튀김을 튀길 때 사용하는 기름보다 비쌀 수 있는데, 제품 가격에 일부 영향은 줄 수 있지만 주요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우려도 나온다. 국내 파이브가이즈는 높은 가격과 함께 맛과 퀄리티, 미국 현지의 오리지널리티, 다양한 커스터마이제이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일부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에 비해 퀄리티가 아쉽다는 반응도 보이는 가운데, 파이브가이즈가 지난해 철수한 ‘굿스터프이터리’ 사태를 재연할까 하는 우려도 보인다.
대우산업개발이 외식 사업으로의 확장을 목표로 들여온 일명 ‘오바마 버거’ 굿스터프이터리는 지난해 5월 서울에 개점한 후 5개월 만인 같은 해 10월 폐점했다. ‘신선’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는 굿스터프이터리의 운영 방침에 맞추느라 운영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우산업개발이 굿스터프이터리 운영을 위해 세운 자회사 이안GT는 매장 내에 스마트팜을 설치하고, 계란은 동물복지 유정란만을 써야 했다.
에프지코리아 측도 ‘재료의 신선도’에 프리미엄화가 있다고 말한다. 에프지코리아 관계자는 “파이브가이즈란 브랜드 자체가 패티나 감자 등 재료를 신선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며 “매장에 냉동고가 없는 만큼 재료 신선도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 부분이 파이브가이즈를 프리미엄 버거로 자리 잡게 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버거시장은 매년 지속적으로 확대 되고 있다”며 “소비자 방문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맛과 품질에 초점을 맞춰 향후 5년 내 15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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