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적신호’ 켜진 틸론, 하반기 IPO 시장 악재로 작용할까
금감원, 틸론에 3번째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현미경 심사 기조 강화…투자자 보호 차원
까다로워진 기준에 상장 준비 기업들 긴장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3차례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은 틸론의 코스닥 입성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융당국의 심사 강화 조치가 회복세를 보이는 기업공개(IPO)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틸론은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심사 결과 중요사항이 세 번째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았다. 틸론은 클라우드 가상화, 메타버스 오피스 전문기업으로 지난 2001년 설립됐다.
금감원은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틸론 측은 당일 정정신고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현재까지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시장에서는 이번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로 틸론이 사실상 예비심사 효력 만료 전까지 상장을 마치는 게 불가능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공모절차를 마치고 상장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틸론의 경우 지난 2월 9일 상자예비심사를 통과했기 때문에 8월 9일까지는 공모절차가 완료돼야 한다.
틸론이 네 번째 증권신고서를 정정해 제출해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또 다시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금감원이 투자자 보호 이슈가 해결될 때까지 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중점적으로 심사하겠다고 나선 바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금융당국의 현미경 심사 기조가 강화되면서 기업들의 증권신고서가 여러 차례 정정된 사례가 크게 늘었다. 올해 상장한 기업 중 네 번이나 증권신고서를 정정한 나라셀라와 에스디바이오센서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처럼 금감원이 엄격한 잣대로 심사하는 기조가 유지되면 IPO 시장 분위기가 악화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특히 올 하반기 두산로보틱스와 파두, 넥스틸 등 등 대어급 기업들이 IPO를 기다리고 있고 그동안 얼어붙었던 IPO 시장이 활기를 띠는 가운데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맥락이다. 금감원은 당초 일정 변경 등을 우려해 제출 1주일 내 집중 심사를 원칙으로 했지만 7월처럼 공모 기업이 몰려 있으면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다.
금융당국이 정정 요청을 하는 대다수 부분이 기업가치 고평가와 미래 실적 추정치에 관한 영역이라는 점도 공모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부담을 키운다. 틸론의 경우에도 증권신고서가 정정될 때마다 상장 후 예상 기업가치와 공모가가 큰 폭으로 하향조정됐다.
지난 2월 최대 1854억원을 노리던 틸론의 현재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778억원에서 1077억원 사이로 크게 줄었다. 또한 미래 추정 매출액은 줄고 할인율은 높였다. 틸론의 경우 최백준 틸론 대표이사의 배임 가능성 등의 문제로 보다 구체적인 소명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추후 IPO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 입장에선 상장의 문턱이 높다고 여겨질 수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경우 상장에 성공한다고 해도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보인다”며 “틸론의 경우와 별개로 깐깐해진 금융당국의 기준에 IPO를 연기하고 재준비를 하는 기업들이 생길 수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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