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한 ‘케이뱅크’ 연내 IPO 재추진 가능할까
증시 부진으로 지난 2월 상장 철회
외형확장 집중…수익성·건전성 하락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최근 투자심리 회복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지난 2월 상장을 연기했던 케이뱅크가 상장을 다시 추진할지 관심이 모인다. IPO 시장 분위기와 달리 케이뱅크 자체의 상장여건은 악화했다는 분석이 높다. 실적 부진과 건전성 관리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IPO 재추진을 위한 기업가치 제고와 몸집 불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연초 대형 공모주 후보로 불리며 기대를 모았지만 증시 부진으로 기업가치가 저평가를 받자 상장을 철회했다. 당시 케이뱅크는 적절한 시점에 IPO를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정확한 시점을 언급하진 않은 상태다.
현재 케이뱅크는 IPO가 절실하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건전성 관리도 문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IPO를 통해 외부 자금을 유치해 자본을 확충해야 하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까지 8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후퇴한 상태다.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20억원, 순이익 1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동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55.6%, 순이익은 57.5% 감소한 셈이다.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하락했다. NIM은 은행이 자산을 운용해서 낸 수익에서 조달 비용을 차감한 나머지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1분기 기준 케이뱅크의 NIM은 2.28%로 지난해 말 기준 2.51%에서 0.23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나 토스뱅크의 NIM은 같은 기간 상승하면서 개선된 것과는 달리 케이뱅크는 유일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인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따른 건전성 관리도 필요한 상황이다. 케이뱅크의 지난 1분기 연체율은 0.82%로 전년 동기 대비 0.34%포인트 상승했다.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부터 꾸준히 증가해왔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저신용자 대출이 불가피한데 건전성 지표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케이뱅크를 둘러싼 지표들이 악화되는 가운데 자본을 확충할 방안도 마땅치 않다. 이미 지난 2021년 약 1조25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음에도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 당시 최대주주인 BC카드가 2026년까지 상장 불발 시 ‘동반매각청구권’을 부여하고 베인앤캐피탈·MBK파트너스·MG새마을금고 등 재무적투자자(FI)들로부터 72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음에도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상장을 위해선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회복세를 보여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적정한 몸값을 인정 받으려면 호실적을 보인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먼저 회복돼야 한다”며 “먼저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공모 가격이었던 3만9000원보다 한참 낮은 2만원 대에 머물러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백두산·홍예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대손율이 2.1%로 상승하면서 순이익 증가율이 다소 떨어진 점은 리스크 요인”이라며 “IPO 재추진이나 기존 주주 또는 신규 주주 대상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 다양한 방안이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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