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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CJ올리브영, 갑질 신고에 상장도 승계도 '암초'

쿠팡 신고로 공정위 조사, 리스크 부담 가중
CJ家 주요 승계 재원…IPO 흥행 시점 중요

CJ올리브영이 최근 쿠팡의 ‘납품업체 갑질’ 신고로 갈등에 휘말리면서 향후 예정돼 있던 기업공개(IPO)와 CJ그룹 경영권 승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CJ올리브영이 최근 쿠팡의 ‘납품업체 갑질’ 신고로 갈등에 휘말리면서 향후 예정돼 있던 기업공개(IPO)는 물론 CJ그룹 경영권 승계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그간 CJ(001040)일가 승계작업의 핵심 재원으로 여겨지며 기업공개(IPO)에서 적정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시점을 엿보고 있었다. 올해 연말까지 상장한다는 계획 하에 CJ올리브영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순항하는 듯 했다. 외형성장을 이루고 수익성 성장을 이끌어낸 올리브영을 두고 업계에선 IPO 준비를 마쳤다고 평가했지만, 갑질 이슈가 터지면서 암초를 만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CJ올리브영의 매출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조8738억원이던 CJ올리브영의 매출은 2021년 2조1191억원으로 2조원대로 오르더니 2022년엔 2조7809억원까지 치솟았다. 영업이익도 2020년 1001억원, 2021년 1377억원, 2022년 2713억원을 기록했다. 
CJ올리브영은 지난 2021년 11월 상장 절차를 본격화했을 때 예상 기업가치로 4조원을 내걸었다. 이는 같은 해 프리IPO에서 인정받은 1조8000억원대에서 두 배 이상 뛴 것으로 당시에는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이 나왔다. 그러나 시장 침체와 경제 불확실성으로 상장을 잠정 연기한 사이 매출이 고공상승해 적정가격이란 관측이 나온다. 경쟁 기업이었던 GS리테일의 랄라블라와 롯데쇼핑의 롭스가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하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초부터 CJ올리브영의 IPO 재도전 시기를 점쳐왔다. SK증권은 지난 6월 CJ그룹에 대해 ‘매수’ 의견을 내며 “CJ올리브영의 호실적이 기업공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영되어 CJ 할인율에 대한 리레이팅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흥국증권도 지난 3월 레포트를 내고 “지난해 철회했던 IPO 시도가 재추진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며 성공 가능성 역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CJ올리브영의 상장 시점이 중요한 이유는 CJ올리브영이 CJ일가 승계 작업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CJ올리브영의 지배구조를 보면 최대주주는 CJ(51%)이며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11%),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4.21%)로 나타난다. 

재계에선 CJ올리브영의 IPO 이후 지분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해 증여세를 마련하거나 CJ 지분을 매입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공모가에 따라 많게는 수 천억에 달하는 현금자산을 얻을 수 있기에 상장 시점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CJ올리브영의 IPO 준비 과정에서 이번 갑질 신고 논란이 불거지면서 공정위의 조사가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CJ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쿠팡에 CJ올리브영은 ‘사실무근’이라며 즉각 반박하고 나섰지만 같은 CJ 계열사인 CJ제일제당(097950)도 쿠팡과 납품가 갈등을 겪고 있어 리스크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과징금도 부담이 된다. 쿠팡이 제기한 신고서 내용대로 CJ올리브영의 시장지배적 지위가 인정되면 매출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업계에선 단순 계산으로 과징금이 최대 수천억 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조사에는 최소 수 개월이 걸릴 수 있는 만큼 CJ올리브영의 IPO 계획에도 불확실성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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