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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는 지금도 활황…‘랜드마크 딜’로 4조원 시장 공략” [이코노 인터뷰]

[진짜 대어는 누구]③
김중곤 NH투자증권 ECM 본부 대표 인터뷰
올해 첫 대어 파두 주관, 하반기 IPO 흐름 긍정적
“매년 20개 이상의 중소형 우량딜 주관할 것”

김중곤 NH투자증권 IB1사업부·ECM본부 대표가 지난 8월 11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로 108 파크원 타워2 NH금융타워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IPO 시장은 지금 충분히 활황이다. 제로 금리로 유동성이 폭발했던 시기보다는 공급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IPO 시장 평균 규모를 4조원이라고 본다면 우량 딜들과 함께 하반기 시장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이다”

투자자들은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급’ 딜에 목말라 있다. IPO 시장이 중소형주 위주로 활기가 도는 만큼 대형 딜이 분위기를 살려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18년 동안 ECM(주식발행시장) 분야에 몸담아온 김중곤 NH투자증권 ECM 본부 대표는 하반기 IPO 기대감에 대해 이같이 대답했다. 

그는 “투자자들도 시장 상황에 맞춰 합리적인 기대를 해야 한다”고 짚었다. 역대급으로 시장이 뜨거웠던 2021년과 2022년엔 공모 규모가 각각 20조원, 16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IPO 연간 공모 금액은 3조7000억~4조1000억원 수준으로 기대된다. 활황기를 제외한 IPO 시장의 연평균 공모 금액이 4조원 임을 감안하면 투자자들도 시장 상황에 맞춰 올바른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증권사가 조 단위 딜을 몇 개씩 주관하던 시장 상황이 지금과는 달라졌지만 올해 중소형주 위주로 시장이 돌아간 만큼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다. 하반기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두산로보틱스 등 대형 IPO가 기다리고 있어 나쁘지 않은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랜드마크 딜 주관의 비결은 ‘인력’과 ‘평판’ 

NH투자증권은 그간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하이브 등 굵직한 딜을 맡아온 ‘IB 명가’다. 그 바탕에는 김중곤 대표가 있었다. 그는 2019년부터 본부장을 맡아 IB1사업부와 ECM본부를 이끌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처음으로 ‘조 단위’ 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기도 했다. 국내 첫 반도체 설계(팹리스) 유니콘(기업 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 파두가 그 주인공이다. 파두는 상장 전부터 흥행 기대감을 불러모았지만 기관 투자 수요 예측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냈다. 

그렇지만 김 대표는 굵직한 해외 기관 투자자들이 파두에 투자한 것이 큰 의의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파두는 공모가를 최상단에 결정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아부다비 투자청, 말레이시아 국민 연금 등 해외 기관 투자자들이 투자했고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거의 빠짐없이 참여했다”면서 “상장 이후 주가 흐름도 중요한데 파두가 공모가를 넘어선 만큼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꾸준히 ‘랜드마크 딜’로 꼽히는 딜을 주관해 왔다. 김 대표는 시장에 각인될 만한 딜을 주관하는 비결로 주저없이 ‘인력’과 ‘평판’을 꼽았다. 그는 “NH투자증권 ECM 본부엔 다른 증권사에 비해 경험이 탄탄한 시니어들 다수 포진해 있고 이들의 이직률도 낮다”면서 “클럽딜이나 글로벌 딜 등 규모가 큰 딜을 수행한 경험이 풍부한 인력들이 만들어 낸 성공 경험이 차별점이다. 특히 2010년부터 꾸준히 해외 세일즈 전문 인력을 육성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NH투자증권이 딜을 주관하는 개수가 많은 하우스(증권사)는 아니다”면서 “하나의 딜을 성공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뢰가 쌓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위기도 있었다. 지난해 증시 침체로 NH투자증권이 맡았던 딜들이 줄줄이 상장 철회를 결정하면서다. 지난해 유가증권 상장 심사를 승인받았던 회사 11개 중 NH투자증권이 주관을 맡은 기업은 8개였다. 8개 중 7개 기업이 시장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김 대표는 “불확실한 시장 상황과 투자자들 반응 속에서의 의사 결정이 가장 큰 고민”이라면서 “결과론적으로 상장에 성공해서 좋은 결과를 낸 딜들도 있지만 지난해처럼 결국 시장 상황을 극복하지 못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스펙트럼 넓어지는 IPO 시장

김중곤 NH투자증권 IB1사업부·ECM본부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앞으로 IPO 시장에 등장할 기업의 업종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비교 그룹을 선정해 공모가를 결정하기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는 의미다. 과거엔 주로 반도체, IT 기업들이 주로 상장했지만 ‘업계 1호’ 상장 기업이 생겨나면서 적절한 밸류에이션(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증권사의 역량이 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시장에서 기업의 가치를 알맞게 평가받기 위한 방법으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꼽았다. 그는 “최근 스팩 합병을 결정한 삼프로TV는 언론사인지 유튜브 채널인지 비교 그룹을 선정하기 어려웠다”면서 “스팩 합병엔 주식 가치 평가 보고서가 들어가는데 이를 통해 기업의 절대적 가치를 평가하고 보다 안정적으로 공모가를 선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랜드마크 딜’을 바탕으로 중소형 우량 기업을 연 20개씩 상장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효율적인 딜을 위해 부서당 12명이던 인력도 15명~17명까지 늘려 운영해 오고 있다. 김 대표는 “SK에코플랜트와 시프트업 등 기대감이 큰 딜을 맡아 잘 이끌어가는 것은 물론 우량딜을 연간 20건 이상 완료하면서 안정적인 시장 포지션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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