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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수확한 채소로 만들었다더니”...오바마 버거 ‘굿스터프이터리’ [망했어요]

건설사 대우산업개발이 들여온 프리미엄 버거
오픈 5개월 만에 철수...2022년 10월 영업 종료
시장 포화상태···가격 높고, 차별성·노하우 부족

굿스터프이터리는 대우산업개발 자회사 이안GT가 2022년 5월 국내에 야심차게 들여온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다. [사진 굿스터프이터리 홈페이지 캡처]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사랑한 버거로 알려진 ‘굿스터프이터리(Good Stuff Eatery‧GSE)’

GSE는 대우산업개발 자회사 이안GT가 2022년 5월 국내에 야심차게 들여왔지만 오픈 5개월 만에 폐점이라는 굴욕을 떠안게 된 ‘프리미엄 햄버거 브랜드’다. GSE는 미국 써니사이드 레스토랑 그룹의 프리미엄 셰프 버거 브랜드로 2008년 워싱턴 D.C 1호점을 시작으로 조지타운대학교 인근, 시카고, 플로리다, 버지니아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NOT FAR FROM THE FARM(농장은 바로 옆이어야 한다)”이라는 슬로건 아래 지역에서 자란 깨끗하고 신선한 자연의 재료(good stuff)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선 2주간의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2022년 한국 첫 매장인 강남점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이 매장은 세계 최초로 매장 내 스마트팜인 GT팜 도입을 통해 갓 수확한 신선한 채소와 안심 재료 사용에 미국 유명 스타 셰프가 만든 레시피로 최상의 프리미엄 쉐프버거를 선보이며 소비자를 끌여들였다.

GSE는 오픈 당시 미국 현지 브랜드 맛을 구현하기 위해 얼리지 않은 100% 냉장 소고기만을 사용해 패티를 만들고, 매장 내 스마트팜인 GT팜에서 직접 기른 무농약 채소를 사용한다는 특징을 내세웠다. [사진 굿스터프이터리 홈페이지 캡처]

건설사 ‘대우산업개발’이 들여온 해외 햄버거 브랜드

GSE는 오픈 당시 미국 현지 브랜드 맛을 구현하기 위해 얼리지 않은 100% 냉장 소고기만을 사용해 패티를 만들고, 매장 내 스마트팜인 GT팜에서 직접 기른 무농약 채소를 사용한다는 특징을 내세웠다. 특히 이 곳 대표 메뉴 ‘팜 하우스 버거’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이름을 딴 ‘프레지던트 오바마 버거’로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오픈 당시 이안GT는 “첫 해 월 매출 3억원을 달성하고 2025년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7개의 직영 매장을 내겠다”며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세계 최초로 매장 내에 스마트팜인 'GT팜'을 설치, 버거에 들어갈 각종 채소를 직접 재배해 눈길을 끌었는데 이 시스템을 발전시켜 대우산업개발이 짓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거 공간에도 적극 보급하겠다는 비전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GSE의 단기간 국내 시장 철수를 두고 ‘차별성’ 부족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 포화 상태인 외식시장에서 ‘고급 햄버거’가 소비자에게 통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나, 우리나라 햄버거 시장엔 고급화를 노리는 브랜드들이 지속적으로 진출 중이다. 특히 최근 들어 국내에 상륙한 해외 브랜드는 모두 고가의 프리미엄 수제버거 콘셉트다.

GSE는 버거 단품 가격이 1만900~1만3900원으로 구성돼 패스트푸드 음식인 햄버거 가격치고는 비싸다는 반응과 차별성 부족으로 오픈 5개월 만에 폐점했다.  [사진 굿스터프이터리 홈페이지 캡처]

강남대로 해외 버거 열풍에 합류...차별성 부족, 고환율에 ‘직격탄’


해외 수제버거 열풍의 첫 주자는 2016년 강남에 1호점을 연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이다. 당시 오픈일 전날 밤부터 1500여명이 줄을 서는 등 문전성시를 이루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고가 햄버거로 잘 알려진 ‘고든램지 버거’도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올해 초 롯데월드몰에 매장을 열면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햐 10월 31일엔 신논현역 인근에 미국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 ‘슈퍼두퍼’ 글로벌 1호점이 들어왔고 올해에는 쉐이크쉑, 인앤아웃과 함께 미국 3대 버거로 꼽히는 ‘파이브 가이즈’도 강남에 출점했다. 

가격 면에서도 다소 높은 편에 속해 가격 경쟁력에서 밀렸다는 평이다. 당시 이 브랜드가 판매하는 버거류 메뉴의 단품 가격은 대체로 1만 원대 초중반으로 프렌치프라이 등 사이드메뉴와 음료까지 더해지만 가격은 2만 원대 중반 내외로 올라간다.

신선한 식재료, 건강한 맛이라는 이미지를 주요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신선’을 최우선 가치로 운영 방침에 맞추느라 운영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안GT 측은 이에 대해 당시 “현재 대외 경제 상황의 변동성이 확대하고 있어 본업인 건설업에 충실하고자 영업종료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향후 재진출 계획도 아직까진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 끼의 만족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늘면서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하는 흐름이 이어지며 그야말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며 “강남 버거 대전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강남 지역의 높은 임대료 역시 걸림돌이 됐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고환율과 높은 임대료에 이어 신선함을 내세우며 감당못한 운영 비용으로 초단기간 내에 문을 닫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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