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빚의 늪’에 빠진 20대…해결책 안 보인다[부채도사]
- 고물가·저성장에 저소득 청년층 대출에 의지
‘20대’ 신용대출 수요 유독 상승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찬물’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대출은 동지도 적도 아니다.” 한 은행원의 말입니다. 가계부채는 1862조원을 넘었고, 가계들의 상환 능력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적과의 동침이 불가피할 때입니다. 기사로 풀어내지 못한 부채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를 ‘부채도사’에서 전합니다. [편집자주]
#. 커피숍을 운영하는 A씨(29)는 최근 장사가 어려워지면서 사업을 시작한 지 1년도 안 돼 폐업을 결정했다. A씨는 “신용대출만 1억원에 달해 이자 부담이 컸고, 추가로 저축은행 대출을 받으려 했지만 원하는 만큼 대출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대출 연체율마저 높아져 하루에도 수십 통씩 금융사로부터 전화가 오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20대 신용대출자 1년 새 8.1만명↑
14일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개 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신용대출자 중 20대 대출자는 69만1948명으로 1년 새 8만1474명 늘었다. 반면 전체 신용대출자는 총 688만681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만5511명 줄었다.
같은 기간 연령별 신용대출자 추이를 보면 ▲30대 9만3981명 감소 ▲40대 3만7953명 감소 ▲50대 6198명 감소 ▲60대 이상 3만1147명 증가 등을 기록해 20대에서 유독 대출자가 증가한 모습이다.
20대의 신용대출액은 이 기간 9조1000억원에서 7조5000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소액 대출 수요가 증가하면서 20대 전체 대출자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신용대출 금리가 지난 1년 동안 높아진 탓에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대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1.4%로 1년 만에 두 배 높아졌다. 전체 연령대 연체율은 평균 0.6%다. 20대에서만 1%대 연체율이 나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연 6.52%로 전월보다 0.05%p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각각 연 4.82%, 연 4.14%인 것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특히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신용점수가 800점 이하일 경우 금리는 연 7%대로 높아진다. 소득 수준이나 신용점수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회초년생들에게 고금리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은 高금리 장기화 예고

금융권에서는 20대 대출자의 연체율이 갈수록 더 높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내년 상반기까지도 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예상대로라면 변동금리로만 이뤄진 신용대출 금리는 떨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대출자의 신용점수, 연체 발생에 따라 더 높아지게 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8월 24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향후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서민들이 대출 확대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그는 “금통위원 6명 모두 기준금리를 3.75%까지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3.50%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출 수요는 계속 커지는 분위기다. 한은에 따르면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의 경우 6월에 1조2000억원 감소에서 7월 500억원 감소, 8월 1000억원 감소 등으로 감소세가 눈에 띄게 줄었다.
여기에다 고물가 현상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저소득층에서 생활 자금 마련이 시급해지거나, 개인사업자들의 영업 환경이 나빠질 수 있는 경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결국 신용대출 수요를 계속 자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에서 대출이 거부된 사람들은 더 높은 금리에도 2금융권만 아니라 불법 사금융에도 문을 두드릴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저축은행의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연 16.38%, 소액신용대출 금리는 연 17.68%를 기록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연 17%대 대출 금리에도 젊은 층은 대출 수요가 높다”며 “이들이 저축은행에서도 대출을 받지 못하면 결국 불법 사금융시장으로 내몰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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