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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갈 길 멀다”…상장 문턱에 선 기업들 실적 ‘주춤’

11번가·컬리·케이뱅크 성장성 ‘과제’
연이은 적자에 결손금…여전한 한파
투자유치·매각·상장 연기 등으로 선회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로 시장의 많은 관심을 받았던 기업들이 올 상반기 실적 상향과 기업가치 부양을 두고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로 시장의 많은 관심을 받았던 기업들이 올 상반기 실적 상향과 기업가치 부양을 두고 난항을 겪고 있다. 11번가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컬리는 기업가치가 5분의 1로 줄었다. 케이뱅크도 성장세가 크게 둔화한 모양새다. 

지난해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대어급 기업들이 연달아 상장을 연기하면서 올 상반기까지도 구체적인 상장 시기를 놓고 저울질을 해왔다. 글로벌 금리인상 등으로 기업가치가 쪼그라들면서 투자시장 분위기가 경색되자 사실상 무기한 기간 연장을 택하거나 아예 상장 철회를 택한 기업들이 나오기도 했다. 

올해 IPO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재도전을 위한 기업가치 높이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기업의 현재 실적과 현금 자산 등이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는데 이들 기업 대부분은 여전히 흑자전환 등 실적 과제에서 헤매고 있다. 이에 따라 모회사에 현금성 지원을 받거나 IPO 대신 매각으로 선회, 수익구조 다각화 등으로 전략을 변경하는 모습도 보인다.

SK스퀘어의 자회사인 11번가는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올해도 순손실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적자폭은 줄였지만 흑자 전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11번가는 올해 상반기 매출 413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6.7% 증가한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순손실이 50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780억원)에 이어 적자를 내고 있다. 

11번가는 당초 재무적 투자자(FI)와 약속한 IPO 시점이 9월 말까지로 알려져 있어 사실상 IPO가 무산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까지 상장예비심사 청구조차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장이 무산되면 8% 이자와 함께 투자금을 반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11번가는 IPO가 아닌 매각으로 선회해 인수처를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마켓컬리’에서 사명을 변경하며 변화를 꾀한 컬리는 상반기에만 778억의 영업손실을 냈다.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다하며 적자 폭을 전년 동기 대비 400억원 넘게 줄였지만 여전히 적자에서 빠져나오지는 못했다. 매출도 소폭 줄어 전년 반기(1조276억원)에서 1조175억원으로 떨어졌다. 컬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도 1999억원으로 전년 동기(2840억원) 대비 29.6% 줄었다.

2조원 가까이 쌓인 결손금도 문제다. 결손금은 기업의 경영활동결과 순자산이 오히려 감소하는 경우 그 감소분을 누적해 기록하는 금액을 말한다. 결손금이 누적되면 자본총계가 줄어들기 때문에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컬리의 결손금은 지난해 상반기 말 1조9442억원에서 올해 2조1501억원으로 증가했다. 

연초 상장을 추진했다가 철회한 케이뱅크도 오히려 성장성이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동기(457억원)보다 약 45% 줄어든 2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케이뱅크는 최근 자산 부실우려로 대손충당금 규모가 2배 이상 커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케이뱅크의 올해 상반기 대손충당금 규모는 1204억원으로 전년 동기(497억원) 대비 2.4배 증가했다. 

한편 케이뱅크는 당분간 상장 재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추가 자금 확보를 위한 프리IPO(상장 전 자금유치)에 나선 상황이다. 증시 회복세에도 비교그룹의 밸류에이션이 낮은 상태에서 제 몸값을 받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컬리, 케이뱅크 등은 모두 실적의 성장 기울기가 앞으로는 좀 더 완만해질 것”이라며 “회사가 생각하는 기업가치와 투자자들이 평가하는 가치 사이의 괴리가 내년 초까지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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