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성분 ‘분석’ 강자서 ‘데이터’ 강자로…인바디의 다음 전략은 [이코노 인터뷰]
김성은 인바디 해외사업파트장 인터뷰
설립 초기부터 해외 시장 진출…인도·중국 등 시장 개척도
피트니스 넘어 메디컬로…메이요 클리닉 등과 임상 진행
신사업은 ‘체성분 데이터’…“데이터 기반 솔루션 제공할 것”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인바디는 ‘체성분 분석 기기=인바디’라는 공식을 만든 기업이다. 체성분이라는 개념도 생소할 때, 체성분 분석 기기 시장에 뛰어들어 현재 기업 매출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건강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체성분 분석 기기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 덕이다. 특히 인바디는 사업 초기부터 해외법인을 연달아 설립하며 현지 유통망을 닦았다. 건강 관리에 관심이 많은 국가는 인바디의 관심사가 아니다. 본사가 직접 뛰어들어 시장을 개척해야 할 지역에 법인을 세워 ‘체성분 분석’이라는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 8월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인바디 본사에서 만난 김성은 인바디 해외사업파트장은 인바디의 핵심 가치로 ‘개척’을 꼽았다. 자사 제품을 단순히 해외 판매하기 위해 현지에 진출한다기보다, 체성분 분석 시장 자체를 새롭게 만든다는 각오로 해외 시장을 발굴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파트장은 “1990년대 후반 이미 일본 법인을 세운 만큼, 인바디의 해외 진출 역사는 길다”면서도 “이미 만들어진 시장보다 대리점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미개척 시장’에 주로 해외법인을 세웠다”고 했다.
현지서 시장 개척…동남아시아로 진출 확장
실제 인바디는 중국과 인도 등 체성분 분석 시장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시장은 물론,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 내 국가에도 여러 법인을 세웠다. “기업이 직접 현지로 가 시장 개척의 답을 찾아보자”는 판단에서다. 김 파트장은 “시장 규모나 잠재력과 비교했을 때 대리점 판매만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기 어렵다면, 인바디가 직접 해당 국가로 들어가 답을 발굴하자는 마음으로 해외 여러 지역에 법인을 설립했다”며 “대리점 판매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최근 호주에 법인을 세웠고, 인도나 말레이시아 등도 그 일환”이라고 했다.
중국 시장은 고민이다. 김 파트장은 “중국 시장은 굉장히 역동적”이라며 “최근 들어서는 가격 측면에서도 민감해졌고 규제도 상당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의 규제 등이 빠르게 바뀌다 보니 조직 운영이나 인력 구성을 유연하게 가져가고 있다”며 “중국뿐 아니라 미국 법인 등 실적이 좋은 법인도 제품과 시장 특성에 맞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30여 년 가까이 체성분 분석 시장 자체를 키우는 데 집중한 결과 인바디는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실적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 2019년 이미 연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감염병 대유행(팬데믹) 이후에는 건강을 향한 관심이 치솟으면서 2021년 연간 매출 1378억원, 2022년 16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837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 연간 매출을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 김 파트장은 “현지 법인을 설립한 지역에서 매년 20% 이상 실적을 키울 것”이라고 했다.
김 파트장은 무엇보다 “고객과의 접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10여 년 전 인바디에 연구개발(R&D) 담당으로 입사, 이후 해외 여러 지역에서 체성분 분석 시장을 개척하며 직접 영업사원으로 현장을 발로 뛴 경험에서 나온 판단이다. 김 파트장은 “해외 시장은 넓은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과 직접 만나 의견을 듣고 이를 제품에 반영, 고객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피트니스와 메디컬 분야 등 인바디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고객 하나하나에 집중하다 보면 이 과정이 곧 시장이 되고, 또 전략이 된다고 본다”고 했다.
인바디가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것 못지않게 주목하고 있는 것은 ‘데이터’다. 인바디 제품을 사용해 체성분을 분석하면 인바디 클라우드 서버에 연결된 장비에 데이터가 모인다. 최근 여기에 모인 인바디 데이터는 1억건을 돌파했다. 전 세계 인바디 사용자가 자신의 체성분 측정해 수집한 ‘정확한’ 데이터다. 김 파트장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데이터의 활용이 중요해지고 있다”면서도 “근본적인 질문은 사용자가 기관 밖에서 측정한 데이터가 얼마나 정확하냐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데이터가 정확하게 측정돼야, ‘데이터’로서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김 파트장은 “인바디는 30여 년 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통해 데이터의 정확성에 대해서는 자신한다”며 “최근 전 세계 체성분 분석 데이터를 1억건 이상 확보했는데, 정확성 문제를 해소한 데이터이기 때문에 여러 산업군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실제 인바디는 최근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연구개발(R&D)의 축을 옮기고 있다. 그동안 모은 데이터를 활용해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김 파트장은 “기존에는 체성분 데이터를 정확하게 수집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이 데이터로 어떤 솔루션을 만들지에 주목하고 있다”며 “인바디가 보유한 데이터가 앞으로 엄청난 무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인바디는 체성분 분석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임상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인바디의 제품을 통해 수집하는 데이터는 건강한 성인의 데이터이기 때문에 임상 현장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인바디의 주요 제품 중 상위 모델로는 수분과 세포와 관련한 정보 등 100여 개 지표를 수집할 수 있다. 김 파트장은 “당장 메디컬 영역에서만 림프부종과 간경화 등 다양한 질환을 관리하는 데 체성분 분석 기기가 활용되고 있다”며 “메이요 클리닉 등 세계적인 수준의 임상기관과 인바디의 체성분 분석 기기가 기존 진단 방법과 유사한 수준의 효과를 내는지도 연구 중”이라고 했다.
또한 “일본에서는 인바디가 (피트니스가 아닌) 메디컬 분야에서 먼저 자리를 잡았고, 의료진들이 제품을 사용한 뒤 활용 방안을 역으로 기업에 제안할 때도 많았다”며 “인바디가 체성분 분석에서 체수분 분석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던 것도 의료 현장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미국 동부에도 법인을 새로 설립했다”며 “이 법인을 중심으로 현지의 메디컬 시장을 공략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인바디가 시장을 개척한다는 것은 곧 체성분 분석 시장의 확장을 뜻하는 것”이라며 “사용자들이 더 쉽고 편하게 체성분 분석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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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인바디 본사에서 만난 김성은 인바디 해외사업파트장은 인바디의 핵심 가치로 ‘개척’을 꼽았다. 자사 제품을 단순히 해외 판매하기 위해 현지에 진출한다기보다, 체성분 분석 시장 자체를 새롭게 만든다는 각오로 해외 시장을 발굴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파트장은 “1990년대 후반 이미 일본 법인을 세운 만큼, 인바디의 해외 진출 역사는 길다”면서도 “이미 만들어진 시장보다 대리점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미개척 시장’에 주로 해외법인을 세웠다”고 했다.
현지서 시장 개척…동남아시아로 진출 확장
실제 인바디는 중국과 인도 등 체성분 분석 시장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시장은 물론,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 내 국가에도 여러 법인을 세웠다. “기업이 직접 현지로 가 시장 개척의 답을 찾아보자”는 판단에서다. 김 파트장은 “시장 규모나 잠재력과 비교했을 때 대리점 판매만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기 어렵다면, 인바디가 직접 해당 국가로 들어가 답을 발굴하자는 마음으로 해외 여러 지역에 법인을 설립했다”며 “대리점 판매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최근 호주에 법인을 세웠고, 인도나 말레이시아 등도 그 일환”이라고 했다.
중국 시장은 고민이다. 김 파트장은 “중국 시장은 굉장히 역동적”이라며 “최근 들어서는 가격 측면에서도 민감해졌고 규제도 상당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의 규제 등이 빠르게 바뀌다 보니 조직 운영이나 인력 구성을 유연하게 가져가고 있다”며 “중국뿐 아니라 미국 법인 등 실적이 좋은 법인도 제품과 시장 특성에 맞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30여 년 가까이 체성분 분석 시장 자체를 키우는 데 집중한 결과 인바디는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실적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 2019년 이미 연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감염병 대유행(팬데믹) 이후에는 건강을 향한 관심이 치솟으면서 2021년 연간 매출 1378억원, 2022년 16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837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 연간 매출을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 김 파트장은 “현지 법인을 설립한 지역에서 매년 20% 이상 실적을 키울 것”이라고 했다.
김 파트장은 무엇보다 “고객과의 접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10여 년 전 인바디에 연구개발(R&D) 담당으로 입사, 이후 해외 여러 지역에서 체성분 분석 시장을 개척하며 직접 영업사원으로 현장을 발로 뛴 경험에서 나온 판단이다. 김 파트장은 “해외 시장은 넓은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과 직접 만나 의견을 듣고 이를 제품에 반영, 고객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피트니스와 메디컬 분야 등 인바디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고객 하나하나에 집중하다 보면 이 과정이 곧 시장이 되고, 또 전략이 된다고 본다”고 했다.
인바디가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것 못지않게 주목하고 있는 것은 ‘데이터’다. 인바디 제품을 사용해 체성분을 분석하면 인바디 클라우드 서버에 연결된 장비에 데이터가 모인다. 최근 여기에 모인 인바디 데이터는 1억건을 돌파했다. 전 세계 인바디 사용자가 자신의 체성분 측정해 수집한 ‘정확한’ 데이터다. 김 파트장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데이터의 활용이 중요해지고 있다”면서도 “근본적인 질문은 사용자가 기관 밖에서 측정한 데이터가 얼마나 정확하냐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데이터가 정확하게 측정돼야, ‘데이터’로서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김 파트장은 “인바디는 30여 년 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통해 데이터의 정확성에 대해서는 자신한다”며 “최근 전 세계 체성분 분석 데이터를 1억건 이상 확보했는데, 정확성 문제를 해소한 데이터이기 때문에 여러 산업군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실제 인바디는 최근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연구개발(R&D)의 축을 옮기고 있다. 그동안 모은 데이터를 활용해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김 파트장은 “기존에는 체성분 데이터를 정확하게 수집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이 데이터로 어떤 솔루션을 만들지에 주목하고 있다”며 “인바디가 보유한 데이터가 앞으로 엄청난 무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인바디는 체성분 분석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임상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인바디의 제품을 통해 수집하는 데이터는 건강한 성인의 데이터이기 때문에 임상 현장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인바디의 주요 제품 중 상위 모델로는 수분과 세포와 관련한 정보 등 100여 개 지표를 수집할 수 있다. 김 파트장은 “당장 메디컬 영역에서만 림프부종과 간경화 등 다양한 질환을 관리하는 데 체성분 분석 기기가 활용되고 있다”며 “메이요 클리닉 등 세계적인 수준의 임상기관과 인바디의 체성분 분석 기기가 기존 진단 방법과 유사한 수준의 효과를 내는지도 연구 중”이라고 했다.
또한 “일본에서는 인바디가 (피트니스가 아닌) 메디컬 분야에서 먼저 자리를 잡았고, 의료진들이 제품을 사용한 뒤 활용 방안을 역으로 기업에 제안할 때도 많았다”며 “인바디가 체성분 분석에서 체수분 분석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던 것도 의료 현장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미국 동부에도 법인을 새로 설립했다”며 “이 법인을 중심으로 현지의 메디컬 시장을 공략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인바디가 시장을 개척한다는 것은 곧 체성분 분석 시장의 확장을 뜻하는 것”이라며 “사용자들이 더 쉽고 편하게 체성분 분석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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