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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익 원하는 韓 투자자들...맞춤 전략 찾겠다”[이코노 인터뷰]

[‘하락장 속수무책’ 로보어드바이저의 위기] ③
송인성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신임 대표, ‘내실 성장’ 강조
“B2B2C 비즈니스 확장으로 다양한 고객 접점 확대”

송인성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디셈버앤컴퍼니)은 국내 로보어드바이저(RA) 업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업이다. 지난 2013년 설립 후 6년의 기술 개발을 거쳐 2019년 4월 인공지능 비대면 투자 일임 서비스 ‘핀트’를 출시했다. 주식시장이 호황기던 2021년에는 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앞세워 홍보하는 등 순항 분위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회사는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결손금을 안은 채 자본잠식상태가 됐다. 결국 지난 8월 디셈버앤컴퍼니는 재무 건전성 강화와 사업 확대를 위해 국내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 포레스트파트너스에 회사를 매각했다.

이와 함께 디셈버앤컴퍼니의 수장도 교체됐다. 최고상품책임자(CPO)와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송인성 부대표가 신임 수장으로 임명됐다. 송 대표는 지난 4월부터 공석이던 대표 자리를 메워오는 한편, 이번 매각도 순조롭게 진행시키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송 대표는 “외형적인 확장보다는 고객 니즈(수요)를 정조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현재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서비스 개선과 비즈니스 확대, 조직 개편 등 많은 숙제를 안고 있는 송 대표의 계획은 무엇일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9월 7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송 대표를 만나 디셈버앤컴퍼니와 핀트 서비스의 앞날을 물었다.

지난 7일 송인성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대표가 서울 강남구 센터필드 WEST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Q. 포레스트파트너스와 매각 절차는 어떻게 되고 있나. 내부 개편도 진행됐나.

매각을 위한 협상과 논의는 모두 마무리됐다. 다만 디셈버앤컴퍼니도 금융회사로 분류돼 대주주 변경 과정에서 거쳐야 하는 여러 행정절차가 많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내부적으로는 비용구조 개선을 단행했다. 앞서 말했듯 외형적인 성장보다 내실 있는 성장을 해나가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다. 다만 비용 감소는 기업의 연구개발과 상충 관계(trade-off)에 있다 보니 무조건 줄일 수는 없다. 때문에 그 균형점을 찾는 게 저의 역할이었다. 신규 경영진도 내부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들로 구성했다. 서비스 확대 과정에서 외부 경영진 유입이 필요하면 인력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Q. 여전히 주식시장 상황은 좋지 않다. 신규 고객이 줄지 않았나.

그렇다. 예·적금을 잘 고르면 연 4~5% 이자를 챙길 수 있는 상황에서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투자 심리가 많이 약해진 것이 사실이다. 핀트가 투자자들에게 ‘그럼에도 투자를 더 해봐야지’라는 신호를 제대로 주지 못한 점도 인정한다.

하지만 기존 고객 80% 이상은 이탈 없이 핀트를 꾸준히 이용하고 있다. 최근 대형 증권사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월간활성사용자(MAU)가 2~3년 전보다 40~50% 줄어든 점과 비교하면 실제 핀트 고객들의 만족도는 충분하다고 사료된다.

Q. 대출비교 서비스 등 신사업 진출 계획은 없는가.

사실 많은 스타트업들이 피봇팅(사업 전략 변경)을 하면서 시장에 적응해 나간다. 신사업 진출이 나쁜 건 아닌 셈이다. 다만 철학과 비전 없이 시류에 휩쓸려 피봇팅을 하다 보면 기업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 예컨대 대출비교가 요새 주목받는다고 무조건 시작해선 안되고, 회사가 가진 기술이 대출비교에 강점이 있다면 피봇팅을 진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투자를 대중화시켜야 한다’는 디셈버앤컴퍼니의 비전과 꿈은 바뀐 적이 없다. 단지 추가적으로 필요한 게 무엇인지만 고민해왔다. 그동안 해온 ▲오픈뱅킹 ▲금융투자 콘텐츠 제공 ▲마이데이터 서비스 등이 그렇다. 앞으로도 기존 서비스 내에서 확장은 계속할 것이다.

송인성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대표가 신사업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Q. 그럼에도 실적 타개를 위한 변신이 필요할 텐데.

핀트 서비스를 다년간 운영하며 느낀 점은 한국 투자자들은 리스크가 있더라도 더 고수익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핀트에서 한국 투자자의 성향에 맞춘 서비스가 나올 때가 된 것이다. 이에 기존 안정적 수익률을 유지하는 자산배분 서비스뿐 아니라 주식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했다. 다만 2~3개 특정 종목에만 집중하는 게 아닌 15~20개 정도 종목에 분산해 안정성도 추구했다. 미국 주식투자는 지난달에 시작했고, 올 연말에는 한국 주식투자까지 추가해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다른 변신은 기존 기업 대 고객(B2C) 비즈니스 사업모델을 기관 연계를 통한 개인 고객 비즈니스(B2B2C)로 확장하는 것이다.

Q. B2B2C는 생소하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B2B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B2B2C는 상대방 기관의 서비스 및 판매 채널 제휴를 통해서 대(對)고객 서비스를 하겠다는 의미다. 대고객 서비스를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사실 B2B2C는 금융투자회사들과는 이미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KB증권과 시작한 ‘자율주행’ 서비스가 그 예다. 자율주행은 KB증권 종합위탁 계좌나 연금저축 계좌에 묵혀있는 예수금을 디셈버앤컴퍼니의 AI ‘아이작’이 자동 운용해주는 서비스다.

이제는 카드사나 보험사, 다른 핀테크 등 기존에 금융투자 서비스가 없던 채널에 스며드는 게 목표다. 현재도 몇몇 카드사·핀테크와 어떤 형태로 서비스를 입점시킬지 논의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명을 밝히긴 어렵지만 MAU가 수백만가량 되는 서비스에 들어가 올해 안으로 다양한 고객을 만날 계획이다.

Q. 디셈버앤컴퍼니의 장기 목표는 무엇일까.

장기적인 목표는 결국 대중들이 손쉽고 빠르게 모든 금융투자를 핀트에서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지금은 주식이나 자산배분 투자만 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고객 생애 주기에 맞춰 퇴직연금이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을 운용하거나 부동산 투자까지 유치하게끔 하고 싶다. 우선은 먼저 언급한 서비스 추가와 B2B2C 사업 확장을 이룬 다음 장기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 여러 길을 모색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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