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은행 금리' 출혈경쟁…2금융권이 불안하다[부채도사]
은행채 5년물 금리 4.5% 육박
은행 정기예금 금리 연 4% 시대 열릴 전망
저축은행 등 자금조달 어려워져 대출 금리 상승 우려↑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대출은 동지도 적도 아니다.” 한 은행원의 말입니다. 가계부채는 1862조원을 넘었고, 가계들의 상환 능력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적과의 동침이 불가피할 때입니다. 기사로 풀어내지 못한 부채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를 ‘부채도사’에서 전합니다. [편집자주]
정기예금 금리가 다시 꿈틀댄다.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예금금리가 연 4%대를 넘으면서 은행권 전체가 금리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발생한 무분별한 금리 경쟁 이후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에서는 위기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이번 은행권 금리 경쟁 재발이 2금융권에 다시 악재로 금융권에 호재로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은행채 금리 높아지는데도 발행량 급증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채 금리는 빠른 속도로 상승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AAA등급) 금리는 9월 20일 기준 연 4.459%로 한 달 전보다 0.054%p 높아졌다.
지난 5월 19일 3.967%를 기록했던 은행채 5년물 금리는 ▲6월 20일 4.165% ▲7월 20일 4.164% ▲8월 21일 4.405% 등으로 빠르게 상승했다.
금리가 높아지는 중에도 은행채 발행은 크게 늘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8월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채 발행 규모는 총 7조9053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7253억원(89.1%) 급증했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2조8300억원), 국민은행(2조1700억원), 하나은행(1조3200억원) 등이 1조원이 넘는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런 현상은 은행들이 지난해 말 연 4~5%에 달하는 정기예금 금리 상품을 무기로 대규모 고객 유치에 성공했는데 조만간 1년 만기가 돌아오면서 이자 지급에 쓰일 자금이 필요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 4% 시대 열릴까
이처럼 은행채 금리가 치솟는 가운데 정기예금 금리 역시 연 4%대를 향해 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3.95%, 우리은행의 ‘WON플러스 예금’은 연 3.92%,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은 연 3.90%,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은 연 3.90%를 기록했다.
지방은행은 이미 금리 경쟁을 위해 연 4%대 정기예금 상품을 운용 중이다. 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만기일시지급식)’ 금리는 연 4.20%, DGB대구은행의 ‘DGB함께예금’은 연 4.05%, BNK부산은행의 ‘더(The) 특판 정기예금’은 연 4.00%다.
은행권 금리 경쟁이 심화하면서 저축은행에서는 최고 연 4.60% 정기예금 상품이 등장했다. 새마을금고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중이다.
연쇄적으로 조달금리가 높아지게 되면 금융사들은 마진 확보를 위해 대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율에악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진다.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연체율은 5.33%로 3개월 전보다 0.17%p 높아졌다. 은행권에서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적극 확대하고 있는 인터넷은행 연체율이 심상치 않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1.20%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에는 0.77%였지만 올해 상반기부터 1%대를 초과한 모습이다.
지난해 금리 출혈경쟁 재발 우려 확대
은행권에서는 지난해 9월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신청 건 이후 은행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정기예금 금리를 높이면서 금리 경쟁을 펼친 바 있다. 이에 '올해 하반기에도 비슷한 상황이 재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11월 당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연 5%를 넘으며 은행으로 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저축은행은 이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을 출시했고, 덩달아 대출 금리가 빠르게 높아졌다. 이에 당시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금리 경쟁 자제령’을 주문한 바 있다.
최근에도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하게 금리가 오르자 은행으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중이다.
5대 시중은행의 8월 말 정기예금 잔액은 844조9671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2조원가량 증가했다. 예·적금만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자금을 뺏기지 않기 위해 정기예금 금리를 더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수신 금리 조절만으로 자금을 유치하고 있는데 최근 정기금리가 높아지면서 마진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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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 금리가 다시 꿈틀댄다.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예금금리가 연 4%대를 넘으면서 은행권 전체가 금리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발생한 무분별한 금리 경쟁 이후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에서는 위기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이번 은행권 금리 경쟁 재발이 2금융권에 다시 악재로 금융권에 호재로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은행채 금리 높아지는데도 발행량 급증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채 금리는 빠른 속도로 상승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AAA등급) 금리는 9월 20일 기준 연 4.459%로 한 달 전보다 0.054%p 높아졌다.
지난 5월 19일 3.967%를 기록했던 은행채 5년물 금리는 ▲6월 20일 4.165% ▲7월 20일 4.164% ▲8월 21일 4.405% 등으로 빠르게 상승했다.
금리가 높아지는 중에도 은행채 발행은 크게 늘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8월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채 발행 규모는 총 7조9053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7253억원(89.1%) 급증했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2조8300억원), 국민은행(2조1700억원), 하나은행(1조3200억원) 등이 1조원이 넘는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런 현상은 은행들이 지난해 말 연 4~5%에 달하는 정기예금 금리 상품을 무기로 대규모 고객 유치에 성공했는데 조만간 1년 만기가 돌아오면서 이자 지급에 쓰일 자금이 필요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 4% 시대 열릴까
이처럼 은행채 금리가 치솟는 가운데 정기예금 금리 역시 연 4%대를 향해 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3.95%, 우리은행의 ‘WON플러스 예금’은 연 3.92%,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은 연 3.90%,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은 연 3.90%를 기록했다.
지방은행은 이미 금리 경쟁을 위해 연 4%대 정기예금 상품을 운용 중이다. 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만기일시지급식)’ 금리는 연 4.20%, DGB대구은행의 ‘DGB함께예금’은 연 4.05%, BNK부산은행의 ‘더(The) 특판 정기예금’은 연 4.00%다.
은행권 금리 경쟁이 심화하면서 저축은행에서는 최고 연 4.60% 정기예금 상품이 등장했다. 새마을금고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중이다.
연쇄적으로 조달금리가 높아지게 되면 금융사들은 마진 확보를 위해 대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율에악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진다.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연체율은 5.33%로 3개월 전보다 0.17%p 높아졌다. 은행권에서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적극 확대하고 있는 인터넷은행 연체율이 심상치 않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1.20%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에는 0.77%였지만 올해 상반기부터 1%대를 초과한 모습이다.
지난해 금리 출혈경쟁 재발 우려 확대
은행권에서는 지난해 9월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신청 건 이후 은행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정기예금 금리를 높이면서 금리 경쟁을 펼친 바 있다. 이에 '올해 하반기에도 비슷한 상황이 재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11월 당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연 5%를 넘으며 은행으로 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저축은행은 이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을 출시했고, 덩달아 대출 금리가 빠르게 높아졌다. 이에 당시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금리 경쟁 자제령’을 주문한 바 있다.
최근에도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하게 금리가 오르자 은행으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중이다.
5대 시중은행의 8월 말 정기예금 잔액은 844조9671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2조원가량 증가했다. 예·적금만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자금을 뺏기지 않기 위해 정기예금 금리를 더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수신 금리 조절만으로 자금을 유치하고 있는데 최근 정기금리가 높아지면서 마진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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