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억 부동산 증여했다 5억 뱉었다…법원 “정당 과세”
2009년 7억에 취득한 부동산 자녀에게 줘
세무서 “감정가액과 달라…세금 5억 부과”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16억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아들에게 반값 수준에 증여했다가 5억원의 세금을 내게 된 아버지와 자녀들이 과세 당국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정중)는 아버지인 A씨와 아들 B·C씨가 서울 성북세무서장을 상대로 “양도소득세 부과를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을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지난 2009년 서울 노원구의 한 부동산의 지분을 7억원에 취득했다. 10년 뒤인 2019년 10월 이 부동산을 그대로 B·C씨에게 각각 3억5000만원에 양도했다. A씨가 세무서에 신고한 양도가액(취득가액)은 10년 전과 같은 7억원이었다.
성북세무서는 이 가액을 문제 삼고 여러 감정평가법인에 해당 부동산의 감정을 의뢰하는 등 A씨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조사했다. 이들 감정평가법인이 이 부동산을 감정한 결과 평균 가격은 15억8500만원으로 나타났다. A씨가 세무서에 신고한 양도가액의 2배 수준 이상에 달하는 금액이다. 평가 기준일은 2020년 3월로 거래일로부터 4개월 뒤였다.
성북세무서는 A씨가 아들에게 해당 부동산을 낮은 가격에 양도한 것으로 판단하고 2020년 7월 A씨에게 양도소득세 3억1000여만원을, 두 아들에게는 각각 8800여만원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여기에는 과소신고와 무신고, 납부 불성실 등에 따른 가산세가 포함됐다.
하지만 A씨와 두 아들은 이에 대해 세무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다. 이들은 소송 과정에서 거래 당시 비슷한 거래 사례가 없었고 감정가액도 없었기 때문에 사후 소급 감정을 통한 세금 부과는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세무서의 세금 부과가 정당하다고 봤다. “(이번 사건의) 감정가액은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거래일 때 형성되는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문제가 된 부동산과 같은 건물 다른 층에 용도까지 같은 부동산이 A씨의 거래와 비슷한 시기 매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재판부는 “A씨 등이 부동산에서 150m가량 떨어진 중개사무소에 (시가를) 문의했다면 어려움 없이 유사 거래를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런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정중)는 아버지인 A씨와 아들 B·C씨가 서울 성북세무서장을 상대로 “양도소득세 부과를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을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지난 2009년 서울 노원구의 한 부동산의 지분을 7억원에 취득했다. 10년 뒤인 2019년 10월 이 부동산을 그대로 B·C씨에게 각각 3억5000만원에 양도했다. A씨가 세무서에 신고한 양도가액(취득가액)은 10년 전과 같은 7억원이었다.
성북세무서는 이 가액을 문제 삼고 여러 감정평가법인에 해당 부동산의 감정을 의뢰하는 등 A씨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조사했다. 이들 감정평가법인이 이 부동산을 감정한 결과 평균 가격은 15억8500만원으로 나타났다. A씨가 세무서에 신고한 양도가액의 2배 수준 이상에 달하는 금액이다. 평가 기준일은 2020년 3월로 거래일로부터 4개월 뒤였다.
성북세무서는 A씨가 아들에게 해당 부동산을 낮은 가격에 양도한 것으로 판단하고 2020년 7월 A씨에게 양도소득세 3억1000여만원을, 두 아들에게는 각각 8800여만원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여기에는 과소신고와 무신고, 납부 불성실 등에 따른 가산세가 포함됐다.
하지만 A씨와 두 아들은 이에 대해 세무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다. 이들은 소송 과정에서 거래 당시 비슷한 거래 사례가 없었고 감정가액도 없었기 때문에 사후 소급 감정을 통한 세금 부과는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세무서의 세금 부과가 정당하다고 봤다. “(이번 사건의) 감정가액은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거래일 때 형성되는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문제가 된 부동산과 같은 건물 다른 층에 용도까지 같은 부동산이 A씨의 거래와 비슷한 시기 매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재판부는 “A씨 등이 부동산에서 150m가량 떨어진 중개사무소에 (시가를) 문의했다면 어려움 없이 유사 거래를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런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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