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감소에 고금리까지…SK온 회사채 발행 변수 산재
3년·5년물 3000억원 규모 가능성 높아
3대 신평사, 우량등급 부여…흥행 문제 없을 듯
LG엔솔 등 경쟁사 대비 발행 여건은 불리 의견도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SK온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SK온은 이미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회사채 신용등급을 부여받았다. 시장에서는 SK온의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흥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배터리 수요 감소와 금리 인상 등 외부 요인은 회사채 발행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온의 국내 회사채 데뷔(Debut)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현재 발행사 선정 작업에 나선 상황으로 3년물과 5년물 총 3000억원 규모의 발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SK온은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A+·안정적)을 부여 받았다. 통상 기업의 신용평가등급 공시는 회사채 발행 직전 이뤄진다.
시장에서는 SK온이 회사채 발행에 나설 경우 흥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온이 우량등급을 부여받은 데다 성장 가능성이 높아 수요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SK온이 올해 4분기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흥행 여부와는 별개로 SK온의 회사채 발행은 LG에너지솔루션 등 경쟁사 대비 변수가 많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수요 감소가 배터리 업계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고금리 영향으로 회사채 시장의 위축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SK온이 LG에너지솔루션 등 호황기에 회사채를 발행한 경쟁사 대비 시장 상황이 다소 불리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독일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노르웨이 등 유럽 주요 7개국의 올해 7월 전기차 신규 등록대수는 16만3076대로 전월 대비 26.3% 급감했다. 전년 대비 판매 증가율이 50%를 웃돌았던 국내 역시 올해 상반기 10%대 초반까지 떨어지며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다.
회사채도 금리 인상 여파로 발행량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채권 발행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기업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통화정책신용보고서’를 보면 올해 2분기 일반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3조4000억원의 순상환을 기록했다. 회사채 발행은 지난 4월 9000억원 순상환으로 전환한 이후 순상환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7월 부터 8월 25일까지도 1조3000억원 순상환을 지속했다. 회사채 상환 규모가 발행 규모를 넘어섰다는 뜻으로 기업들이 채권 발행 보다는 상환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SK온이 우량등급을 받은 만큼 불확실성이 회사채 발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배터리 업계와 회사채 시장 동향은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K온은 회사채 발행에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시설투자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유상증자와 외부 투자 등 대부분의 조달 방법을 동원한 탓에 SK온의 선택지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기업공개(IPO) 시점 역시 2025년 이후로 예정돼 있어 당장의 자금조달을 위해서는 부채자본시장(DCM)에 발을 들여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SK온은 최근 1년간 조달한 자금은 약 10조77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를 통해 SK온은 미국과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생산거점에서 2025년까지 연간 생산능력을 220기가와트시(GWh) 규모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SK온의 자체적인 현금창출 능력도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한 점도 회사채 발행을 부추기고 있다. SK온은 매출 증가와 손실폭 축소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 현금 창출이 여전히 제한적이다. SK온의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은 1315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2132억원 줄었다. 같은기간 매출은 3조3053억원에서 3조6961억원으로 11.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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